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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엠] 앙크 이집트의 신들 이야기



지난주 있었던 앙크:이집트의 신들 체험시 몇 차례 내방하신 분들께 게임에 대한 배경부터 기타 등등 이야기 소개를 했는데, 마지막 체험 타임에서 참가자분 께서 “이런 이야기도 온라인으로 소개하면 좋지 않겠느냐”라는 제안을 주셔서 조금 뒤늦게나마 소개해봅니다. 하루 남은 선주문 기간 동안 선택을 위한 좋은 가이드가 되기를 바랍니다.

 

 

 

캐나다 출신의 디자이너인 에릭 M 랭은 오랜 기간동안 보드게임 디자이너로 활동해왔습니다. 크고 작은 다양한 게임들을 만들었지만, 랭의 이름을 제일 널리 알리게 한 게임은 지맨 게임즈에서 냈었던 그의 작품인 [미드가드]의 리메이크 작 블러드 레이지였습니다.

 

 

에릭 M. 랭

 

블러드 레이지 좀비사이드로 단순한 피규어 테마 게임의 물꼬를 텄던 CMON에게도 도약의 기회가 된 게임이었습니다. 주사위 등을 사용하지 않고, 상당수가 공개된 정보로 진행하는 플레이, 영향력 게임의 방식을 따르지만 부분적인 전투 패배가 일발 역전의 기회로 치환되는 톡특한 발란스 등을 도입하면서 보드게임 긱 순위 상위에 랭크되었습니다. 

 

 

블러드 레이지와 라이징 선

 

이후 랭은 CMON의 게임 수석 디자인 팀장으로 입사하게 되었고, 블러드 레이지에 이은 두 번째 ‘레전더리’ 시리즈로 [라이징 선]을 출시했습니다. 바이킹 테마의 블러드 레이지에 이어 일본의 전설을 테마로 한 [라이징 선]은 라운드마다 플레이하는 멤버들이 부분적인 팀 플레이를 한다는 독특한 발상으로 역시 블러드 레이지를 이어 긱 순위 100위 안으로 들어 왔습니다.

 

 

 

 

CMON은 랭의 레전더리 시리즈를 3부작으로 만들 계획을 세웠고, (물론 3부작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또 다른 후속 계획이 생길 수 도 있겠죠) 2020년 세번째 게임인 앙크:이집트의 신들의 킥스타터를 시작했습니다. 2021년 후원자들에게 배송된 앙크:이집트의 신들은 좋은 평가에 힘입어 선배 게임 2작품에 이어 역시 긱 최상위 순위권 등극을 기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앙크:이집트의 신들(이하 ‘앙크’)은 선배 게임들처럼 전투로 얻을 수 있는 승점 외에 다른 부분들까지의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마들어 졌습니다. 게임 규칙 자체는 복잡하지 않으나, 승리를 위해서 여러가지 다양한 가능성을 도모해야하는 방법은 빠른 접근성과 많은 전략성을 다 겸하고 있는 포지션의 게임입니다.

 

 

 

독특한 행동 선택

 

 

 

자신의 차례에 2가지의 행동을 선택하는 것이 앙크의 기본 뼈대입니다. 그런에 여기서 독특한 점은 4가지로 나뉜 종류의 행동 가운데서 두 번째 행동이 언제나 첫 번째로 선택한 행동보다 아래 행에 있는 행동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같은 행동 두 번을 할 수 없는게 아닌, 첫 번째의 행동으로 두 번째 행동에 제약이 생기는 점은 행동 선택시부터 많은 딜레마를 유발시킵니다. 

 

또 하나의 딜레마는 행동 트랙의 마지막에 이벤트를 발동시키는 칸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벤트를 발동시키는 플레이어는 선택한 행동 외에도 추가 이벤트를 발동시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행동이라 하더라도 남에게 주기 싫다는 이유로 약간의 손실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생깁니다. 

 

뻔한듯한데, 고민을 유발시키는 이 메커니즘들은 초반에 주저하게 되는 행동의 선택에 일종의 단서가 됩니다. 뭘해야 할 지를 모르겠다면, 차라리 남에게 득이 되는 행동을 안하겠다는 선택지가 생기는 거죠. 물론 게임 전략에 익숙해진 뒤라면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한다는 전략으로 약간의 이득을 포기하고 필요한 행동을 할 수 도 있지만요.

 

 

 

전투만이 전부가 아닌

 

게임 중 다섯 차례 있는 분쟁은 게임 중 점수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분쟁중 일어나는 전투 외에는 점수를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의외로 초반에 일어나는 전투들로 얻을 수 있는 점수는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이 전투는 분쟁이 거듭되며 회차가 늘어나고, 그때 전투 카드나 해방되는 앙크 능력을 사용해서 부가적인 점수 획득을 꾀하지 않는 한, 비약적인 점수 상승이 어렵습니다. 이를 위해서 단편적으로 점수만 내기 위해 승리를 목표로 하는 전투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전투가 일어나기 전까지 고득점을 낼 수 있는 기본을 잘 다져야 하고, 이는 피규어들의 소환 그리고 건축물과 (돈에 해당하는) 추종자들, 무엇보다도 앙크 능력을 조기에 해방시켜줘야 합니다. 

 

 

 

전설 시리즈의 전작인 블러드 레이지나 [라이징 선]에서도 단순한 전투 승리뿐만 아닌 부가적인 점수 획득에 대한 요소들이 많았지만, 앙크 역시 이런 부분이 극대화 된 게임입니다. 

 

 

 

앙크:이집트의 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제일 핫한 이슈는 역시 결합 규칙입니다.  결합은 3인 이상 플레이어가 진행할 경우, 하위 두 명이 팀을 이뤄 플레이를 하는 규칙입니다. 세 번째 전투 이후 일어나는 이 결합 이후 최하위 플레이어는 가디언과 추종자를 제외한 모든 자산을 잃고 세 번째 플레이어와 활동을 같이합니다. 심지어 점수마저 최하위로 떨어지기 때문에 이래저래 결합팀은 많은 핸디캡을 안게됩니다. 

 

 

 

 

한편으로는 신의 능력이 합쳐지고, 두 사람이 갖고 있든 추종자들이 합쳐지는 것은 무척 큰 일발 역전의 자산이 됩니다. 무엇보다도, 결합팀 플레이어가 자신의 차례에 행동을 한 번씩밖에 못하지만, 각각 기본적인 행동 2종류 선택의 제약이 없어지기 때문에 혼자 플레이 할 때의 제한이 사라지면서 좀 더 이벤트나 필요한 행동 선택의 운신이 넓어집니다. 

 

세간에 소문(?)난 것처럼 결합팀이 비약적으로 유리해지지는 않습니다. 본 게임의 선주문을 진행하는 동안 있었던 플레이 가운데 결합팀 대부분은 승패와 관계 없이 힘겨운 막판 달리기를 하는 편이었습니다. 사실 결합은 부수적인 기믹이 맞습니다.  아무리 결합을 해도 꼴지 플레이어가 점수가 지나치게 낮다면 비약적인 반전은 어렵습니다. 반면 결합팀을 가늠하면서 선두그룹이 기선 제압을 등한시 했다면 그만큼 선두들이 고전을 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결합이 일어나기 전에 하위 그룹은 나름 결합의 포석-특히 추종자 모으기-을 까는 사전 준비도 필요합니다. 

 

결합 규칙에 대한 갑론을박은 아직도 온라인에서 뜨겁습니다. 특히 펀딩 초반에 공개된 개정 전의 트래프트 규칙이 결합팀에게 지나치게 유리했었고 그 규칙에 대한 리뷰가 아직 많이 남은 상태에서 결합 규칙 자체를 옵션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고, 사실 엄정하게 보지 않는한 결합 규칙의 선택적 적용 역시 자유입니다. 하지만 이런 류의 영향력 게임이 다인플로 진행될 경우 하위 그룹의 역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희박하다는 점, 그리고 규칙과 전략이 익숙해졌다면, 오히려 이 결합 규칙이야말로 앙크의 큰 개성입니다. 사실 시연회 등의 일정으로 인해 이미 수차례 플레이를 해본 보드엠 사내 멤버들 사이에선 할 때마다 이 결합 순간을 게임의 클라이막스처럼 잡고 플레이하는 분위기입니다.

 

 

게임의 변수들

 

 

 

확장들에 대한 궁금함이 많으실 겁니다. 게임에 변주를 주는 확장들은 확장으로 준비된 수호자나 추가 신들이 기본입니다. 특히 거의 모든 사항들이 공개되어 진행되는 앙크의 경우에는 신의 운용이 게임의 진행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하는지에 대한 일종의 지표가 됩니다. 예를 들어 전투에서 질때 일종의 포탈을 만드는 오시리스는 전적으로 초반 전투에서 의도된 패배가 필요하고, 전투에서 승리시 추가 점수를 주는 태양 토큰 편성이 가능한 라의 경우에는 최대한 소환과 이동으로 자신의 전력을 많이 펼쳐야 합니다. 그만큼 흥미로운 요소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존의 플레이에서 이 능력을 사용하기 위한 핸디캡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전투시 카드를 두 장 사용하는 아문의 경우 그만큼 카드 순환의 필요가 빨라지고, 이시스는 전투 후 생존을 위해 자신의 피규어들을 최대한 적에게 붙이는 이동 행동이 필수입니다.

 

이래저래 앙크:이집트의 신들에서 행동과 능력의 사용은 그만큼 득을 위한 실의 선택과 맞물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며, 아예 여벌의 규칙이 생기는 파라오는 당연히 게임의 다양한 변주를 줍니다. 법안 카드로 진행되는 플레이는 게임에 온전하게 추가되는 요소라 확실히 숙련자에게만 권할 확장이지만, 기존의 플레이를 전도시키는 역할을 해줍니다. 하지만 그 못지 않은 것이 본판에 있는 시나리오입니다. 레거시 게임류 수준의 엄청난 변주를 주기보다는 초기 세팅과 약간의 규칙 변용들이 적용되는 것인데, 엄청나게 큰 변화는 아니더라도 할 때마다 이전 게임과는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에 플레이를 해본 사람들 가운데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습니다.

 

현재 편성중인 선주문 페이지에는 크게 두 종류의 확장이 있습니다. 구성품만 온전하게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확장으로는 디바인 오퍼링, 게임 플레이 자체의 변형을 해주는건 파라오와 판테온과 가디언이 있는데요, 이중 파라오는 정말 많은 부분을 새롭게 해주는 확장입니다. 이 두 가지를 모두 갖고 있는 확장이 불가사의 무덤입니다. 

 

숙련자 기준으로 생각보다 게임 진행이 빠르기 때문에, 고정적으로 경쟁 모임처럼 즐기는 파티가 있다면 게임마다 다른 느낌으로 플레이 해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입니다. 아울러 신의 경우 합병 때 두 가지 능력의 조합이 내는 시너지를 체험해보는 것도 재미난 경험입니다.

 

 

 

앙크는 킥스타터 배송자들 사이에서 평가와 전략의 빌드업이 이뤄지는 중입니다. 보드게임긱의 각종 포럼, 그리고 페이스북 내의 앙크 팬 그룹에서는 끊임없이 전략과 도색 피규어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며 붐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CMON 특유의 화려한 피규어들이 주요한 이슈가 되어 상대적으로 플레이의 재미 그 본위에 대한 초점이 흐려진 점이 아쉽지만, 사실 피규어 구성이 화려하다는 것이 단점이 될 수는 없겠죠. 

 

하지만 좀사나 크죽죽과는 분명 다른 재미를 주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그 재미가 엄청난 규모의 피규어 구성과 동반되었다는 점에서 이 분야의 팬들이 오래 기다린 게임이기도 합니다. 이제 임박한 선주문 기간 동안 국내 유튜버들의 리뷰를 한 번 살펴보시고 결정에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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