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제주도 TRPG 모임을 10회까지 이끌고 오게되었습니다.
9회째는 모임은...정말 지금 다시 생각해도 화가 좀 나긴합니다.
아쉽게도 9회 때는 참여하실려는 분들이 당일 캔슬하시는 어이없는 상황이 펼쳐셔 1:1 세션을 굴렸습니다 ㅠㅠ
3분 참가 예정이었는데, 모임 전까지 3분 모두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였죠.
심지어 1분은 당일 전날 도착이 약간 늦을 것 같습니다 라는 말을 남겼던 분이라 참여를 확신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탈퇴하셔서 연락 두절이지않나, 다른 한분은 아예 잠수를 타버리지 않나....
힘들게 오신 1분하고 GM인 저는 자리에 앉아서 잠깐동안 망연자실하고 있었습니다.
엘든링 TR때 1:1로 세션 돌렸던 적도 있었던지라 제가 2인 RP하고 1인 플레이어로 어떻게든 파이널 판타지 14 TRPG 공식 시나리오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세션 후 좋게 말씀해주셔서 만족스러운 하루이긴했습니다.
(불참자에게는 지금도 분노가 이글거리긴 하지만요.)
만약 이글 보신다면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불참자 여러분들 그렇게 사는거 아닙니다.
자신의 시간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 시간도 소중한겁니다."
오늘 있었던 10회째 모임에 있어서는 모임 중 처음으로 풀파티를 꾸릴 수 있었던 하루입니다.
4명의 플레이어가 모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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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션에 참가하신 플레이어 캐릭터들
한분은 시트를 가지고 돌아가셔서 아쉽게도 못찍...
우선 이 룰은 경험치에 따른 성장요소가 없습니다!
시나리오 시작하기 앞서 시나리오에서 정해진 레벨로 모두 맞춰서 들어가게됩니다.
그나마 있다면 성장이 아닌 강화 요소를 말씀드리자면 칭호 획득과 아이템 강화, 음식 먹어서 캐릭터를 일시적으로 강화시키는게 전부이죠.
이건 뭐 그래도 플레이어들이 납득을 그럭저럭 해주긴 합니다.
(플레이시 성장 요소 없어요? 라는 질문에 실망스러운 얼굴이 돌아오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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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클래스마다 할 수 있는 스킬 요소가 딱 정해져있습니다.
심지어 능력치에 공식에서 정해진 장비품을 입고 있다는 설정이기에 별도로 그 장비품을 구매할 수 도 없습니다.
제일 커다란 문제는 직업 간의 할수 있는 요소가 본래 파판14처럼 너무 뚜렷하다보니, 플레이어가 맡은 직업에 따른 재미도가 너무나도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공격 역할들은 데미지도 강하고 그에 따른 스타일리쉬한 직업은 자신의 턴때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몽크의 경우 자신의 턴때 메인 액션을 3번 행할 수 있고, 음유시인은 자신이 턴이 아닐때도 데미지를 줄 수 있는 스킬들을 갖추고 있죠.
그에 반해 방어 역할, 치유 역할은 스킬 하나로 어글 끌고 자리에 지박령 처럼 박힌 후 데미지를 최대한 상쇄하는 것.
그리고 방어 역할이 받은 데미지를 치유하는 것. 이 두개로 통일되다보니 자신의 턴때 기껏해야 운영되는 스킬이 1~2개로 한정되게됩니다.
이게 PC 게임일때는 어느 정도 방어 역할, 치유 역할에 대한 재미가 있긴 한데...
TRPG에서 공격 역할을 하고 있는 플레이어를 방어, 치유 역할이 옆에서 직접적으로 보다보니 현타가 강하게 오게됩니다. GM인 제가 보아도 이건 뭔가 느끼는게 있겠구나 싶기도 하죠.
대부분 돌아오는 말이 '스킬 대부분 사용해버려서 제한이 걸려 할 수 있는게 없어요'라는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네요.
다른 문제점으로서는 시나리오에 작용하는 강제성입니다.
이게 RP적인 자유도 문제가 아니라, 중요 장면에 플레이어가 개입할 수 없는 컷씬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보니, 중요 장면에서는 플레이어 선택 없이 반 강제적으로 그 흐름이 강제되어 버리게됩니다.
예로 어떤 방에 들어가면 보스를 만나게되는데 한 플레이어가 그 위험을 느껴 밖에서 대기하고 다른 플레이어가 보스랑 맞딱들인다 하여도 그 외부에 있던 플레이어는 결국 컷씬 이후 강제로 보스방에 입성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버립니다.
혹은 그 몬스터 혹은 보스를 설득시키고 싶어하는 플레이어의 경우 파이널 판타지14 TRPG 룰에서는 절때 그러한 형태를 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보스 혹은 몬스터 격파가 기본 뼈대로 돌아가거든요.
물론 채집이라던가, RP 전용으로만 돌아가는 시나리오를 만들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DnD라던가, 다른 일본 JRPG TRPG와 달리 각 직업이 가지고 있는 기능적인 요소(설득 스킬, 협박 스킬, 매료 스킬 더 나아가 감지 스킬과 같은)가 전혀 없기 때문에 기본 메인 능력치만 가지고 판정을 매번 돌리게 됩니다.
플레이어가 그 상황을 캐릭터 스킬로 어떻게 타파해보고 싶어도 그러한 스킬이 없고, 성장 요소 또한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게 파이널 판타지 14의 흐름으로서는 가장 올바르긴 합니다.
본가에서도 전투는 각 직업마다 정해진 일 밖에 할 수 없고, 플레이어가 행할 수 있는 스토리상 선택지도 A,B 어디를 선택해도 같은 골을 향하게 되어있고 플레이어가 타파할 수 있는 요소가 정해져있으니까요.
다만 너무 파판14 스럽다보니 TRPG 플레이어가 상상하여 행할려고 하는 자유도 및 변수가 애매하게 제한되어버리게됩니다.
단점 같이 쓰긴 했는데, 이게 반대로 보면 장점일 수는 있습니다.
플레이어 흐름에 따라 즉홍적인 설계가 힘든 GM, 그리고 정해진 흐름을 따라가길 좋아하는 플레이어
정말 파이널 판타지14를 종이 위에서 굴리기를 희망하는 것이 목표라면, 그에 적합한 룰이긴 합니다.
오늘 이후로 잠시동안 파이널 판타지 14 TRPG를 봉인해두겠지만, 이 글이 파판 14 TRPG 구매를 희망하시는 분이나 관심을 가지는 분들에게 정보로서 전해지면 기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 세션은....언제나와 같이 고블린 슬레이어 TRPG로 희귀를....(팀원들의 요청으로 인해)
RP로 뜨거운 열기가 세션이 끝난 지금은 마치 극장에서 배우들이 내려운 무대 같은 느낌을 받네요.
제주도에 거주하고 계신데 TRPG를 즐기고 싶은 오프라인 장소가 없어 고민이신분!
현재 목요일(13:00~18:00), 일요일 (12:00~16:30)에 모임을 최대한 주최해볼려고 하고 있습니다.
참가를 희망 및 문의 사항은 이쪽 링크 (당근 모임)을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카카오톡에서 '제주 TRPG' 이름으로 검색하실 수 있으니 그쪽으로 문의를 주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