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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트마쉬 지하실 모험기 - 석가탄신일 D&D 세션 후기

워낙 게임도 혼자하고 사람 만나는 것도 힘들어 하는 찐아싸인지라

세션을 나서서 찾은 적 없다가 우연히 참여한 이번 세션,

재밌게 풀리면 후기글 써봐도 되냐고 물어봐야지, 했다가 마스터께서 먼저 써달라 하시니

거리낌없이 후기를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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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저에게 trpg 경험이라고 한다면

RPG 주사위 세트가 이뻐서 사 모으다가 같이 산 COC룰북,

그리고 게시글로 올라오는 레딧발 trpg 썰을 들은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저의 "trpg를 해보고 싶다"는 욕망은

사실상 "아 나도 주사위 굴리고 개드립쳐보고 싶다"였죠


소설쓰는 취미도 있는지라 캐릭터 메이킹 단계에서부터 우드엘프 판 그레타 툰베리,

괴팍한 드루이드 '바리스 소벨리스'를 만든 것 까진 좋았으나

실제 세션에 들어가자마자, 앗차, 싶더군요 ㅋㅋㅋㅋㅋ


몽크와 파이터께서는 이미 술집에서 서로의 얘기를 이어나갈 빌드업을 시작하는 한편

저는 마치 복학 후 참여한 대학 회식에서 얘기할 후배도 없이 혼자 자몽에 이슬을 까는 것처럼

술집 구석에 홀로 박혀있는 모습이 펼쳐지자

가장 먼저 상상되는 건 "저 엘프를 어떻게 이 이야기에 끼워넣지"고민하실 던전 마스터분의 모습ㅋㅋㅋㅋ


저의 첫번째 세션은 이런 식이었습니다ㅋㅋㅋㅋ

개드립 롤플레잉을 하고 싶어 근질거리는 어그로의 본성과

마스터께서 준비하셨을 이 솔트마쉬의 이야기를 방해해선 안된다!는 사명감의 싸움...


저 나름대로 이 모험에 끼어들고자 노력을 했습니다만,

어떻게, 잘 녹아들었는지는 모르겠군요 ㅎ;


그럼에도 꾸준히 저의 본능적인 개드립을 받아주시며

주사위의 수많은 비협조에도 마침내 모험을 완성시켜 주신 마스터와

괴팍한 우드엘프의 말을 어떻게든 받아주는 파티원들 덕분에

제 인생 첫 세션은 저에겐 참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세션에 참여하면서,

던전마스터가 얼마나 고생스럽고 중요한 역할인가 깨달았고 orpg 프로그램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경험하는,

실로 뜻깊고 유쾌한 매순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모험을 준비하고 플레이어들을 이끌어나가주신 마스터분께 진심으로 찬사를 보내며

또한 같이 모험을 즐긴 두 분께도,

혹시 제가 민폐는 아니었을까 싶은 쑥스러운 양해와 참으로 즐거웠다는 감사를 보냅니다.

이미 솔트마쉬에선 쫓겨났지만 세상 어딘가에서 다시 연이 닿길 빌어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반지의 제왕을 보시며 간달프가 마법 대신 봉과 칼을 휘두른다고 무시하지 마시길,

그게 생각보다 세더라고요...

찬양하라 마력곤봉, 비록 힐러의 손아귀일지언정 그가 휘두른 쿼터 스태프는 위자드의 ㅂㄹ을 능히 부숴버릴지니.


이상 민폐투성이 후기글을 마칩니다.

재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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