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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공항서 일하는 사람이 여객썰 푼단다 - 이 짓 좀 하지 마라 좀 (5) -

안녕안녕!

글감이 안떠올라서 걱정 좀 하고 있었다가

사람 얘기하기로 생각하니 날 못살게 군 사람들밖에 생각이 안 나긴 하던데

그래도 어찌 생각난 거니까 한번 얘기해 보기로 했어!


각설하고 외쳐본다. 연예인 사진 찍겠다고 쳐들어오지 좀 마라 좀!!!


다들 인터넷 신문이나 포탈 사이트의 핫한 기사창 같은 거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문구가 있지.

연예인 누구누구 공항 패션! 같은 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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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구글링만 해도 아주 수두룩빽빽하다잉


이런 건 누가 찍었을까? 물론 사진 찍어서 돈 버는 이들이 와서 찍었겠지.

그런데 포탈 사이트의 연예인 공항 패션 사진을 보며 누가 찍었을지 생각하는 이는 거의 없을 걸.

눈 앞의 이미지가 그 공상보다 훨씬 더 선명할테니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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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에 혹하는 너, 나, 우리의 모습

(R.I.P. NATE DOGG!!!)


사실 수도권에서 정말 마음 먹고 와야 할 곳 중 하나면 여기 인천공항일텐데

여길 오시는 분들은 여객기에 탑승하러 오신 분들 아님 여객기에 탑승하러 오신 분들을 마중하러 오신 분들이겠지.

물론 다 그렇지는 않아. 공항이 돌아가게 일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도 있어.

나도 그렇고. 청소해주시는 분들도, 식당에서 맛있는 거 만들어주시는 분들도 그렇고, 우리 동료들도 그렇지.

그럼 승객, 마중객, 공항에서 일하며 돈 버는 사람들이 공항을 드나든다고 쳤을 때

이상한 방법으로 돈을 버는 분들이 있단 말이지 글쎄. 틈새시장 포착 한 번 기가 막히게 했달까.

내지는 잘 하는 걸 하다 보니 그걸로 돈을 벌게 됐달까.


그런 덕업일치를 행하시는 분들이 있다구? 어느 분들일까?

바로바로바로바로 이런 분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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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뉴시스.

어유 치떨려 어유


연예인의 일거수 일족발을 따라다니는 팬들을 사생팬이라고 한다는 것 쯤은 주지의 사실일테고.

이런 연예인들에게 팬클럽 내지는 팬카페가 있는 것도 당연히

이 글을 읽어주는 맘씨 좋은 형아 누나들도 다 아는 일일 거야.

그런데 거기에 사진들을 열심히 등재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들이냐?

바로바로바로바로 저 위의 사진같이 정말이지 개떼같이 몰려다니며 연예인의 일거수 일족발을 촬영해서

그걸 돈받고 팔기도 한다는 그런 이들이라는 거지.

위 사진 가운데에는 쿠X 밥솥을 싣고 힘겹게 카트 밀고 오는 승객들도 있는데

그딴 거 아랑곳 않고 그저 찍겠노라고 핸드폰에 카메라에 들이대고 있는 저 사람들을 보라.

승객 입장에선 이게 머선129 할 노릇이지만 길막하는 저 녀석들은 그런 거 상관 안 한다니까.


연예인 입장에서야 아 내 이리도 유명해졌구나 하고 느끼면서도 한편 자칫 매몰차게 대했다간

저 수많은 총구와도 같은 카메라가 그 모습을 싸그리 담아가겠지 하고 긴장타고 있을 테고

매니저 및 경호 맡으신 분들(그룹의 경우는 멤버 한 명 한 명에게 경호 인원이 붙기도 하더라) 또한

저 불특정 다수들 가운데 이상한 마음 먹은 사람 하나 둘이라도 나타나면 어쩌지 하고 긴장하는 그런 현장.

그런 가운데 비행기 앞에서 탑승 준비하고 승객 성향 파악하고 정시 탑승 준비해야 하는

경험담 적을 당시 탑승구 업무하던 나를 비롯한 동료들은 아주 핏대가 거꾸로 솟지.

장사시켜주시는 건 좋은데 몰려오는 녀석들이 업무에 방해될 소지가 너무너무너무 많거든.


경험 상, 연예인들은 어디 가면서 탑승구에 일찍 오시는 경우가 별로 없어.

물론 평상시 하고 싶은 대로 면세점도 들...리는 건 매니저가 대리로 다닐 테고

대체로 라운지에서 시간을 보내다 오겠지.

나는 X수다 출연진들 호주 가서 공연할 때 식당에서 출연진 다수랑 맞닥뜨린 경험은 있지만.

어차피 라운지에 식음료 있어, 항공기 탑승하면 식사 줘, 굳이 바깥에 배고프다고 다닐 이유도 없고.

아, 흡연실 만큼은 본인이 갈 수밖에 없긴 하겠네. 만약 담배를 피운다면의 얘기지만.

그러다 보니 언제나 탑승 마감 방송FINAL CALL 할때 쯤 해서 오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무슨 손님보다도 긴장 빡세게 타야 한다...가 아니라 그냥 긴장이 타져요.

왜? 눈앞에 연예인과 그 주변을 둘러싼 저런 촬영 팬들이 한 무리가 몰려오거든.





단체나 특수 승객이 있을 때는 인솔자 격인 승객과 사전에 살짝 미팅을 해두면 좋은데!

단체 인솔자는 인솔자대로 점호하고서 우리가 비워주는 탑승구로 빨리 탑승시킨 다음 마지막으로 들어가면 좋고

우린 우리대로 승객 안 올 걱정을 덜 해도 되니 좋단 말야.

만약 아직 안 온 승객이 있으면 단체 인솔자한테 먼저 물어보면 더 좋고.

그러나 이런 식으로 연예인이 경호 스탭과 매니저와 팬의 무리를 함께 몰고 온다면

급거 아수라장이 일어날 수 있어!

아예 등장할 때 매니저 내지 경호스탭에게 급히 손짓발짓눈짓몸짓해서 후닥닥 태워버리고 마는 수가 제일 편해.

자 그런데, 연예인이 사라지면 카메라 들고 달려드는 수많은 팬들은 이제 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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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저 이 비행기 안 탈래요

(사진의 주인공 최전선군은 지금도 일본 코미케에서 유명인사이며 중소기업 사장님이라고 합니다. 저 포즈도 취해주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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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 일하는 중이라 화도 못 내고... 제복이 웬수여 제복이...


만약 탑승 포기자가 나왔을 때는 어떻게 되느냐.

탑승하러 온 것과 역순의 행동을 취하면 됩니다.

그런데 탑승하러 올 때는 고객님 혼자서 오셔도 되지만

나가실 때는 무조건 항공사 직원 한 명이 대동해야 한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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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아는 엉덩국 만화짤 쓰고 싶었지만 이미 쓰일대로 쓰인 거 같아서 드립만.

윤승운 화백님 리스펙트!


탑승구 팀 직원 중에 한 명은 돌아가면서 아예 탑승구에서 승객을 모시는 일을 하지 않고

저런 탑승 포기자가 나오거나 했을 때 대동하거나 하는, 즉 승객을 밖으로 꺼내는 일을 주로 해.

안 꺼내주면 어떻게 되느냐 등등 사람 꺼내기 관련해서는 다른 글에서 깊이 다뤄보도록 합시다.

어쨌든 항공사 직원이 탑승 포기자를 데리고 가면 관련한 세관, 법무부, 경찰대 분들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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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비행기를 안 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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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출장이 취소됐대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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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사진 찍으러 들어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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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니예요 증거 있어요 증거?

(그놈의 사진송신기능인지 때문에 취소수속하는 동안 전부 서버로 빼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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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 다른 비행기에 다른 승객 밖으로 내보낼 일도 산더민데...


한 술 더 떠서는 왜 빨리 안 내보내주느냐고 역정내기도 하는 이들도 있으니

날이면 날마다 느는 게 주름이요 푸느니 술이로구나 으이그.

좌석 노쇼로 빵꾸나는 저 자리들은 누가 메워줄꼬.

심지어는 카운터에서 수속 시 복도좌석 못 줬는데

저런 탑승취소객 때문에 기내에서 자리가 비어 나가는걸 보고 항의한 승객 덕분에

카운터 직원에게 고객서비스실에서 연락 간 적도 많다던가.


그래서그래서그래서! 항공사에서 특단의 대책을 내놓으니 바로 노쇼 페널티.

항공기 예약하고 수속 다 밟아놓고선 탑승구에서 파토치는 분들에게는 특별히

환불금에서 10만원 가량을 수수료로 제하고 환불해 드립니다.

그래도 기승을 부리던 바, 수수료를 20만원 더해서 30만원 가량으로 올립니다.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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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처럼 저런 찍사꾼들이 없어지더란 말씀!


요런 일련의 사태에 관련해서는 아래 사진처럼 인터넷판 신문에도 잘 정리돼 있으니 일독을 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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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언론사인지는 밝히지 않을거야

광고 제의는 받아본 적도 없으니까...ㅠㅠ


그런데, 저런 대리찍사가 사라졌다고 해도 문제는 사라지지 않아.

어떤 일인지는 바로 다음 편에서 다룰께...ㅎ

쓰다보니까 따로 빼서 얘기해야 할 일들이 좀 많다 ㅋㅋㅋ


그럼 오늘도 읽어줘서 고마워!

안녕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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