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 구독자 26명 | 와쟝와쟝🎗

밀크쉐이크 예찬

...
...
...
"_그러니까-"
흡연이 허용된 카페, 꽤 정성 들여 꾸며놓은 복고풍의 카페이다.
그 공간에 나와 친구는 서로를 마주 보며 별 시답잖은 말들을 이어나간다.
"밀크쉐이크는 담배만큼 폭력적이란 거지-. 알겠어?"
퍽(f■ck) 알겠다.
말하는 건 주로 저쪽, 듣는 건 주로 이쪽, 말에 왕복은 없지만 어쩐지 흘러가는 모양새다.
그는 시켜놓은 밀크쉐이크를 보면서 이 말을 시작했다.
말하다 말고 담배를 한 모금 쭈욱 빨아들이고는 연기를 입에 머금은 상태로 밀크쉐이크를 쪼오옥 소리 나게 빨아들였다.
그의 눈가가 파르르 떨린다. 담배 때문인가 당 때문인가.
"폭력적이라고 하는게, 그러니까, 꼭 물리적인걸 말하는 게 아니야, 감정적인 거? 알지? 자신을 주체 못 하고? 응? 충동적으로 저질러 버리는 거 말이야"
그의 말이 점점 꼬이기 시작한다. 평소에 책을 안 읽는다는 게 이렇게 나타난다.
나의 미간에 골짜기가 하나 잡힌 걸 본 그는 서둘러 말을 이어나갔다.
"예를 들면 말이야, 말이야, 누가 소개팅을 나가서 이쁜 카페에 들어가서 주문을 하는 거야."
뽁 뽁 뽁 프--
그의 담배 피우는 소리는 늘 듣지만 꽤 신기하다. 하지만 그 중간중간의 담배 한 모금씩 때문에 말이 끊기는 건 꽤 불쾌하다.
"저는 아이스 커피요./저는 밀크쉐이크요. 이 사람, 메뉴 고른 게 꽤 귀엽잖아?"
뽀ㄱ.. 찌지직 쓱 칙- 칙-
"에이-씽, 너 라이타... 맞다 넌 담배 안피지, 저기요! 라이타 하나요! 아, 네, 감사합니다."
칙-칙- 푸학! 뽁 뽁 뽁 프으--
"어디까지 했지, 그래, 아무튼 주문한 게 도착했어, 커피는 그저 그래 어디서든 보이는 그런거 알지? 하지만 이 밀크쉐이크가 정말이지 엄청나게 폭력적인거야!"
뽁 뽁 쪼오옥 쯥쯥 꿀꺽
그는 음료를 꽤 빨리 마시는 편이다. 이제 두 번째 빨아들였는데 벌써 반절이나 없어졌다.
"투명하고 이쁜 글라스에 새하얀 밀크쉐이크, 그 위에 체리 하나! 심지어 체리는 마트에서 파는 시컴 죽죽한 생체리가 아니야! 새빨갛게 염색된 시럽에 담긴 체리인 거야! 캔 체리!"
쿨럭-큼...
"그걸 본 남자는 충동에 이기질 못하고 말하는 거야, 저도, 한 입만..."
뽁 뽁 푸-
"푸흐흐흐흐흐"
자기가 말을 꺼내놓고 자기가 웃는다.
"당연히 소개팅은 망하고, 여자는 집안에 일이 생겼다고 일어나 나가버리지, 홀로 남은 남자가 계산하려는데 세상에나, 영수증에 16,000원이 찍혀있어! 커피가 4,000원이고 쉐이크는 12000원인 거지! 얼마나 폭력적이야! 크하하하하!!"
뽁 뽁 프-
"꼭 가격뿐만 아니라, 그 흰색 위에 붉은색 한 떨기, 묽지도 않고 빨대에 걸리지도 않는 적당한 무게감, 당분과 향료, 이 모든 요소요소들이 담배에 버금가게 매력적이야! 참을 수가 없잖아! 보는 사람들이 모두 그 맛을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 기분만큼은 알 수 있다는 게 담배랑 똑같아!"
쪼오오오옥-
와우- 3번 만에 밀크셰이크가 동이 났다.
"그래, 너는 뭐 이야기 없냐?"
그는 자신의 말에 갈무리도 짖지 않은 체 나의 이야기를 묻는다. 물론 진심으로 말하라 묻는 건 아닐 테고, 그냥 예의상, 형식상이겠지.
나는 그런 그를 놔두고 가게를 박차고 나왔다.
뚱뚱 뚜두둥 뚜두둥~
"야! 왜 나가냐!"
으드득, 어금니가 갈린다.
"네가 알아서 생각해 새끼야!"
시발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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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쓴거 대충 한 편씩 올릴 수 있는 게시판도 만들어 주십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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