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은 다 똑같은데 그 안에 담긴 내용물이 다 다른 느낌.
같은 뚝배기라면 뚝배기끼리 동질감도 느껴지고, 뚝배기의 기능과 효능은 서로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지만,
그 안에 담긴 거는 다 달라서 국밥을 담고 있는 뚝배기는 육개장을 담고 있는 뚝배기를 이해하지 못함. 근데 뚝배기가 열을 잘 보존하는 것만큼은 잘 알고 서로 공감함.
그리고 같은 냄비여도 어떤 냄비는 불 위에 바로 올려도 되지만 어떤 냄비는 불 위에 바로 올리지 못함.
같은 냄비여도 많이 다르다고 느끼는 거임. 불 위에 올려도 되는 냄비가 불 위에 올리면 안되는 냄비한테 '넌 왜 불 위에 못 올라가냐'라고 하면 안되는 거고, 불 위에 못 올리는 냄비가 이겨내겠답시고 불 위에 올라가는 순간 그 냄비는 끝나는 거.
전자는 같은 성격일때 그게 잘 느껴지고,
후자는 애매하게 한두개만 다른 성격일때 잘 느껴지는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