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유게 | 구독자 51명 | 성녀 | 아이엔에프피

직구 날려줬더니 시원한데 미안하구만! (장문 투덜)

미국. 


좀 투덜거리고 가겠습니다. 


어쨋든 지금 같이 일하는 헬창 직원은 2달 된 뉴비입니다.

업종은 세일즈. 아 저도 직원임. 


뉴비 스펙을 3자의 눈으로 감정빼고 적어보자면. 


1. 미 해병대 출신. 미국은 모병제라는 걸 다 아실듯. 4년 계약인데 다 못채웠었음.

너무 힘들어서 심리적인 문제를 야기해서 3년째에 discharge를 했다고 함. 의가사??일것 같음. 


2. 그 뒤로 2개월 이하 단기 알바만 금형. 마트일 함. 


3. 기타 경력 없음. 왜냐면 나이가 어림. 22살. 



그런데 뭔가 슬슬 신경 거슬리는게 나오기 시작하는데. 



1. 겁나 피곤해함. 아니 헬창에 해병대 출신인 놈 체력이 류마티스 환자인 나보다 골골거리면 어쩌자는거냐. 

시키는 일을 안 하지는 않는데 한숨 쉬고 툭하면 화장실로 도망감. 

주4일 41시간 근무. 칼출칼퇴 회식없음. 사장님이 밥 아무거나 사먹고 영수증 넣어두라고 하는 확률 최소 50% (미국은 원래 밥 안줌.)


2. 일머리 없음. 이건 위의 스펙 3을 감안해서 매우 유연하게 넘어가는 중. 


3. 이게 중요.

자꾸 돈 더 받고 싶다는 걸 어필 함.

우리가게 동종 업계보다 시급 30% 더 높습니다. (최저임금 두배 이상부터 시작함.) 

일이 ㅈㄴ 빡세서 돈 더 주는거 아니고 일은 단순한데 취급 물품이 워낙 많고 사용법이나 스펙 익히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그 과정이 좀 빡셈. 

대신 한 번 머릿속에 기억해두면 일은 개꿀입니다.

물건 많이 배달 올 때가 있긴한데 인보이스랑 물류 관리해야하는 일 뉴비한테 안시킴. 


 


자기는 금형일 계속 하고 싶다고 이력서를 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도 좀 웃긴게. 

단골 하나가 자기 아는 사람이 어디 총만드는 금형 공장 사장인데 구인하는 것 같다는 말을 하니 그 단골한테 이력서를 보냄 ㅋㅋㅋㅋㅋㅋㅋ 

뭐 거기 가면 어쩔 수 없지. 일 열심히 하고 돈 많이 벌어라. 


그런데 어제는 하루 종일 이력서 낸거 왜 답이 없나 모르겠다. 그 단골이 구라친 거 아닐까? +1.2.3 콤보로 제 신경을 슬슬 긁음. 

그래서 돌직구를 날려줬습니다. 


나 : 현실적으로 네가 경험이나 자격증이 있는 고급 기술자가 아닌데 사장이 너한테 연락을 그리 급하게 할 필요가 있을까?


헬창 : 현실을 돌직구로 날려줘서 매우 고맙구나. 하지만 난 돈 많이 벌고 안정적인 삶을 원해. 


나 : 넌 일 경험이 없다. 단기 알바가 전부지 않냐. 좀 더 존버가 필요해. 


헬창 : 사장님이 돈을 좀만 더 주면 난 다른 곳에 가지 않아도 되는데 어쩌고 또 앰뱅함. 


나 : 그 어떤 고용주도 뉴비에게 돈을 많이 주진 않아.

뉴비를 가게에 두는 기간은 고용주 입장에서 큰 이득이 아니거든. 


헬창 : 트레이닝 기간은 끝났잖아. (일 시작 전에 트레이닝으로 1주일 시켰음.) 


나 : 네가 지금 일 두달 째인데 혼자서 가게 관리 할 수 있냐?

물건 주문 넣는 거 목록 뽑기 가능함? 

물건 배달 오면 네가 인보이스 관리하고 물건 재고 확인하고 시스템에 입력하고 다른 가게 갈거 분리하고 포장하고 물건 꺼내서 가게에 알맞게 진열하는 거 할 수 있음?

물건 배달 오면 네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어느 박스를 열라고 하면 그 박스에서 물건 꺼내는 것이 한계 아니냐. 

내가 어느 박스를 열라고 지시하지 않으면 어느 박스를 먼저 열어야 하는지 뭘 가장 먼저 해야하는지도 모르지 않느냐. 


헬창 : 네가 가르켜주면 되잖아. 


나 : 내가 보기엔 네가 아직 할 수 있을 것 처럼 보이지 않는데.

박스에서 물건 꺼내는 것도 힘들어 하지 않느냐. 

몇주전에 가게 진열장 3개 위치 바꾸는 것도 넌 물건을 어디에 어떻게 진열해야 하는지도 힘들어하고 피곤해했지. 

혼자서 할 수 있었느냐? 아니지.

가게 물건 채우는 것도 내가 어디에 뭐가 있으니 채워라 라고 말해야 하지 네 스스로 못하잖아.  

네 몸값을 더 받고 싶다면 네가 그만한 능력이 있어야 하지.


헬창 : 하지만 일 근무 시간이 너무길어. 하루 10시간 4일 일하는데 내 친구들은 주말에 다 쉬는데 난 주말에 일하고 어쩌고..


나 : 주중에는 사람이 더 필요 없으니까. 원래 세일즈는 주말. 시즌 홀리데이 장사다. 

빨간날 쉬는 직업을 찾는다면 세일즈는 네 선택이 아니다. 

그리고 너 일주일 41시간인데 너보다 일 더 오래하는 사람 앞에서 장난똥때림? 


헬창 : 넌 돈 더 많이 받잖아. 


나 : 그럼 너도 존버해서 몸값올려. (저는 8년 넘음)

그리고 이건 몸값 올리는 팁인데 몸값 올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남들이 일하기 싫어할 때 스스로 일하는 거다. 

난 가게에 갑자기 도움 필요하다고 하면 자다가도 나와서 일했다.

그래야 몸값이 오르거든. 



그 뒤로 입 다물고 있기는 하는데.

같은 직원이니 제가 지 편 들어줄 거라 생각했나봄. 


어차피 오래 있을 직원은 아닌 것 같으니 걍 돌직구 던졌습니다. 

사람들이 착각하는 거 있는데.

뉴비는 1인분 일 못하니까 최저임금 주는겁니다. 

뉴비를 가리키는 건 피곤함. 계속 옆에서 말해야하고 감시해야하고.  


물론 사장이 ㅈ같고 보상 없고 그러면 노력 따위 할 필요 없는데 제가 노동시장에서 좀 굴러본 경험상 우리 사장님은 대인배임. 


노동시장에 발 처음 담그시는 분들. 

호구 잡혀서 노예로 일을 할 필요는 없는데 내가 1인분 못하면서 더 많은 걸 바라지 마세요.

그거 근본없는 자신감입니다. 

너님은 네 생각보다 일을 못합니다. 

1인분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반년이라 봅니다. 

그리고 사장이 ㅈ같고 일이 ㅈ같으면 빨리 탈출 하세요. 


로그인하고 댓글 작성하기
루리웹 오른쪽
루리웹 유머
루리웹 뉴스 베스트
PC/온라인
비디오/콘솔
모바일

루리웹 유저정보 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