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진짜 통곡을 하면서 읽게 되네요.
이제 겨우 70페이지 읽었는데 1장서부터 눈물을 죽죽 뽑더니
2장은 순진한 희생자의 독백이라 엉엉 울었습니다.
중딩때는 비극, 앵스트 뭐 이딴 거 읽으면서
아무렇지도 않고 세상이 멸망하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한세상 살고 보니 느껴지는게 다르네요.
혼의 눈물은 차갑구나.
...
나는 한발짝도 못가요. 여그서 울 애기하고 같이 죽을라요.
...
캄캄한 이 덤불숲에서 내가 붙들어야 할 기억이 바로 그거였어. 내가 아직 몸을 가지고 있었던 그 밤의 모든 것.
이게 실제 역사의 화상이라니 믿을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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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왔습니다.
내내 울다 좀 쉬다 또 울다 하면서 계속 읽었어요.
사실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 제가 뭘 알았겠어요.
한국의 제도권 교육을 고작해야 7년 정도 받고
미국 와서 평생 살았는데. 중 1 교과 과정에 광주에 대해서
배웠던가?
인터넷으로 한국에 접속하며 알음알음 주워들은 게
광주 민주화 운동이다, 몇천 명의 시민이 죽었고 책임자가
전두환이라더라 죽일놈.. 하면서 꽤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알고 있었던 건 숫자일 뿐이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마치 군중의 사진에 돋보기를 들이대 한사람 한사람 얼굴을
덧그리면서 꼼꼼히 뜯어본 것처럼, 보풀이 인 모자와
움푹 들어간 뺨의 거무스름한 그림자에서 필시 이 사람은
고단한 인생이었으리라 그리던 그 때의 느낌이었습니다.
거기에 소년이 있었고, 사람이 있었고, 존엄이 있었다 짓밟혀서
남겨진 사람은 살아서 더 아픈 비극이었어요. 비록 제가 태어나기
전에 일어난 일이지만 부모님이 만나기 단지 3년 전이라 생각하면
또 한편으론 연속적인 관련이 있다 생각이 들어요.
많은 걸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 잠은 다 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