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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의 상상


이런 건 좀 이상할지도 모르죠.

'판타지 세계관 속에서 상상의 영역은 어떤 모습일까?'

현실에선 판타지도 있고, SF도 있고, 다양하게 있습니다.

그럼 만약 그 세계관 속에서는?


물론 '우리가 상상하는 존재'가 '상상하는 존재'는 아무래도 우리의 상상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겁니다.

어쨌든 그 상상 속의 존재의 상상은 우리가 상상... 말이 뭐 이따구야.

어쨌든 논해볼 것은, 과연 무슨 상상을 할까? 입니다.


상상은 물론 창조적인 것이지만,

기존의 것이나 경험을 기반으로 변화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1900년의 사람들이 상상한 2000년의 모습 같이요.

그 당시에는 없던 개념들을 새로이 상상해내 만들기도 했지만,

또 어느 부분에선 그들의 현실이 더 진보하거나 개선된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습니다.

그 시대엔 없는 것들, 그리고 그 시대가 흘러가도 개선되나 변치 않을 것들, 마지막으로 시대가 흘러가며 변하는 것들.

상상은 시대상을 반영합니다. (아니면 말고요!)


100년 전의 장군과 병사에게 '미래의 전장은 어떠할 것'인지에 대해 물으면 흥미로운 답이 나올 겁니다.

그리고 지금의 장군과 병사에게 물어도 그건 마찬가지일 겁니다.

하지만 100년 전과 지금의 사람들이 바라본 미래 전장은 사뭇 다르겠죠.

장군과 병사의 시각은 다릅니다. 그건 게임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이죠.

그러나 그것이 시대상을 벗어날 수 있을 만큼 큰 차이를 만들진 않을 겁니다.

기술의 발전이 시각의 차이를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진행됐으니까요.


100년 전인 1차 대전 당시엔 복엽기가 날아다녔고, 전서구도 날아다녔습니다.

그리고 100여년이 지난 지금은 초음속 비행이 가능한 제트기와 지구 반 바퀴를 돌아도 상태가 양호한 통신이 가능하죠. 시대가 흐르며 변하는 것들.

(부연설명하자면 비행과 통신 자체는 1차 대전에도 존재했으나 그 영역과 개념이 각각 초음속 비행, 실시간 쌍방통신 등으로 변했단 뜻입니다.)

1차 대전 당시의 전차 엔진과 지금의 1500 마력 파워팩은 비교가 부끄러울 만큼 큰 성능차가 있죠. 이건 시대가 흐르며 개선되는 것들이겠네요.

레이저와 위성으로 유도되는 정밀병기, 방사능 무기, 전자전과 열화상 등의 광학장비는 생각해내기 어려울 겁니다. 냉전시대에 나오기 시작한 물건들이 많죠.

이런 건 다 잡설이고, 뭐 써먹을 수 있는 떡밥 정도일까요. 쨌든.


과연 우리가 부여할 그들의 상상력은 우리의 기준, 즉 기술력이나 시대상에서 상상의 영역일까, 그들의 기준에서 상상의 영역일까. 아니면 둘 다 일까.

이런 질문이 저는 꽤나 유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창작을 하시는 분이라면 더더욱.

왜냐하면 핍진성에 굉장히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거든요.

세계관 내 존재들의 상상을 통해 무엇이 없고 있고, 어떠한 세계관인지 암시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인물들에 대해 묘사할 때도 도움이 되겠죠.

어쩌면 역으로 이런 걸 이용해 세계관 형성에 써먹어도 괜찮을 것 같네요.

인물들의 상상을 통해 세계관의 모습을 보여주고 짜맞추게 하는 거죠. 동시에 반전을 줄 수도 있구요. 이를테면...


"멀리 있는 사람이랑 생생하게 대화도 하고 얼굴도 볼 수 있는 물건이 있으면 좋겠어."

보통 휴대전화, 특히 스마트폰이 생각날 대목이죠.

그럼 이 세계관엔 그런 게 없을 가능성이 크거나, 이 인물은 접해본 적은 없겠네요.

"할머니가 어렸을 땐 그런 물건이 흔했다는데, 지어낸 이야기겠지?"

어?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됐네.


아니 그래서, 핵심이 뭘까?

뻘글에 핵심을 찾는 게 이상하죠.

아니

생각해보는 겁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판타지가 아닌, 판타지 속 세상이 상상하는 판타지.

가상의 존재들에게 무엇을 상상하게 할 것인가.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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