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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게임 악역영애로 ts전생해서 암컷타락하는 이야기를 소재로 만들어보기

조졌다... 내가 생각해도 심하게 조진 것 같다.



나는 게임 속 악역영애로 전생해 버렸다.



이 빌어먹을 몸뚱아리의 원래 주인은 게임 초반부인 주인공의 입학 시점부터 온갖 기이한 이벤트들을 일으키며 주인공의 성질을 살살 긁어댄다.

그러다 중반부에 이르면 갱생해서 동료가 되는가 싶더니,

기껏 얻은 레어 아이템을 들고 뒤통수를 치며 배신해 버린다.

결국 최후에는 비참한 중간 보스로 전락해 주인공의 칼에 쓰러지는 운명이다.



그렇게 죽여서 아이템을 되찾으려고 하면,

이번엔 거대한 그림자와 함께 최종 보스가 나타나 이년을 뼈도 남김없이 통째로 먹어 치운다.



그야말로 인기 투표 워스트 1위에 빛나는, 구제 불능의 쓰레기 악역영애였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그 쓰레기년이 되어 버린 게 다름 아닌 나 자신이라는 사실이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정확한 시점은 게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아직 그 악역영애의 어린 시절이었다.

지금 시점에서는 주인공과 만난 적도 없고, 게임의 거대한 사건들도 수면 아래에 머물러 있었다.

원작의 시나리오와 온갖 이벤트와 드랍 장소를 꿰뚫고 있는 나로서는 미래에 벌어질 일들을 대략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이 지독한 파멸 플래그를 피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적당히 친절하게 대하고,

불필요한 적을 만들지 않으며,

게임의 주인공과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뒤에서 은근히 지원해 주면 그만이다.



공작가의 귀한 영애라는 엄청난 신분에,

치트키 같은 게임 지식까지 갖췄으니 오히려 전생 전보다 인생의 난이도가 훨씬 내려간 셈이었다.



……그렇게 안일하게 생각했었다.



"이 천한 것이 감히 내 앞에서 고개를 들고 있느냐?"



"죄, 죄송합니다, 아가씨!"



"시끄럽다! 네 주제에 변명할 생각을 하다니, 당장 그 입부터 찢어 버려야겠구나!"



‘그만! 망할 주둥아리야, 제발 그만하라고!’



내 의지와는 하등 상관없이 입술이 흉측하게 비틀리며 독설을 뱉어냈다.



아니, 입뿐만이 아니었다.

내 몸은 어느새 중년의 하녀를 바닥에 무릎 꿇린 채, 무참히 한쪽 발로 그녀의 머리를 짓밟고 있었다.



발단은 사소했다.



방금 그 하녀가 실수로 내 드레스 자락에 차를 몇 방울 쏟았다는, 딱히 문제거리도 못 되는걸 트집잡은거다.



‘아니, 차 좀 흘린 게 뭐 어때서! 세탁하면 그만이잖아!’



속으로는 펄펄 뛰며 경악하고 있었지만,

정작 내 입에서는 전혀 다른 잔인한 말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이렇게 '영애의 아버지가 주신 비싼 옷인데. 괜찮을려나'라고 생각하면



"감히 공작가의 귀한 옷을 더럽히다니! 네놈의 목숨값이 이 드레스 한 벌만큼이라도 될 줄 알았느냐!"



말이 이런식으로 튀어나왔다.



나는 필사적으로 발에 힘을 빼고 뒤로 물러나려 했다.



그러나 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발을 치우려고 발버둥 칠수록, 다리에 더 강한 힘이 들어가며 바닥을 짓눌렀다.



겁에 질려 바닥에 엎드린 하녀의 눈가에는 굵은 눈물이 맺혀 있었고,

주변을 둘러싼 시녀들은 공포에 질려 숨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 비참한 광경을 지켜보고 있자니 죄책감이 강하게 들었다.



전생한 지 고작 며칠째였다.

나는 이 몸의 정체를 파악하고, 원작의 거대한 흐름을 복기하며,

앞으로 살아남기 위한 치밀한 생존 계획을 세우는 데 온 정신을 쏟아부었다.



그리고 오늘, 그 계획의 첫 번째 스텝으로 '하녀에게 친절하게 대하기'라는 가벼운 실험을 해 보았다.



결과는 처참하게도 하녀의 머리통을 발로 짓밟는 것으로 끝났다.



...아마 영애로써의 본능은 억제한다고 되는게 아닌가보다



그때였다.



"아가씨."



침묵을 깨는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복도 문가에서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세월의 연륜이 느껴지는 나이 지긋한 집사가 서 있었다.



그는 이런 일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는 듯 익숙한 눈으로 바닥의 하녀를 힐끗 보더니,

이내 내게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공작님께서 찾으십니다. 이제 그만 하시지요."



'좋았어 나이스 타이밍, 얌전히 돌려보내면...'



"흥. 나는 지금 바쁘니, 당장 꺼지도록 해라."



그럼 그렇지...

내가 생각하면 그 생각을 입이 멋대로 번역해서 내뱉었다.



그 비틀린 대사를 끝으로, 거짓말처럼 드디어 하녀의 머리에서 발을 뗄 수 있었다.

하녀는 살았다는 듯 바닥을 기다시피 하며 도망쳐 물러났다.



멀어져 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확신했다.



이대로는 안 된다.



이 몸은 단순한 성격 불량이 아니었다.



내 뚜렷한 의지와는 완전히 별개로,

원작 게임 속 '악역영애 클로디아'가 가진 행동 양식이 내 신체를 실시간으로 지배하고 있었다.



만약 이 상태 그대로 성장해서, 원작의 주인공과 마주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기억을 더듬어 보면, 원작에서 주인공과 처음 대면했을 때 벌어진 이벤트는 살벌하기 그지없었다.

입학 능력 시험에서 주인공과 대련을 벌이게 된 악역영애는,

압도적인 실력으로 그를 짓밟은 뒤 쓰러진 주인공의 머리를 발로 짓밟으며 끔찍한 모욕을 안겨주었다.



그 첫 만남부터 자신의 바닥을 드러낸 바람에,

주인공과 조연들의 누적된 원망을 사며 비참한 파멸로 향하는 스노우볼이 굴러갔던 것이다.



그 미래를 피하지 못한다면 내 결말은 뻔했다.



중간 보스로 처참하게 비명을 지르며 죽고, 최종 보스의 한 끼 식사로 비참하게 소모될거다.



어느 쪽이든 절대 사양이었다.



"……좋아."



나는 떨리는 두 손을 꽉 주먹 쥐었다.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이 몸의 강제적인 본능이 내 의지를 자꾸만 방해한다면, 그 본능의 허를 찔러 역이용할 방법을 찾아내면 된다.



말로 친절하게 대할 수 없다면 뒤에서 고민을 풀어주던가 그러면 된다.

겉으로 칭찬을 건네지 못한다면 말없이 쓸모 있는 물건을 쥐여주면 그만이다.

남을 돕는 내면의 행동이 본능적으로 뒤틀린다면, 적어도 이것은 철저하게 내 목숨을 건 생존 투자라고 합리화하면 된다.



……그래.

이 악물면, 어떻게든 할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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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아카데미 내부고 나는 지금 16살이다.



이 나이가 될 때까지 스승을 고용하면서까지 치열하게 수행을 받았다.



이 게임은 단순히 캐릭터의 능력치가 높다고 해서 캐릭터가 무조건 강해지는게 아닌,

스킬과 장비의 부가효과가 유기적으로 겹쳐져야 비로소 강력한 빌드가 완성되는 구조였다.

제대로 강해지려면 필요한 장비가 있었고, 장비를 얻으려면 던전에 가야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가 압도적으로 강해져야만 했다.



내 곁을 지키는 전속 하녀는 내 원작 지식과 은밀한 의도를 어느 정도 눈치채고 협력해 주는 이로 엄선했다.



그 날 중년 하녀의 외동아들이 병에 걸렸을 때 몰래 의사를 보내 살려준 적이 있었다.

그런 식으로 뒤로 친절을 몇 번 베풀다 보니,

내 겉모습의 악명과 달리 속내는 다를지도 모른다는 걸 눈치챈 사람들이 곁에 몇 명 생겨났다.



이 하녀 역시 그중 하나였다.



"...슬슬 여기에 등장할 때가 되었는데."



학원 주변을 훑으며 눈을 빛내던 중, 마침내 목표를 발견했다.

저 멀리, 원작 게임의 주인공과 소꿉친구인 히로인이 나란히 걸어오는 모습

게임의 시작을 알리는, 그 프롤로그 영상의 한 장면이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었다.



주인공이 어떤 모습으로 구현되어있을지

궁금해져서 자세히 보기위해 다가갔다.



하지만 내 몸뚱아리는 내 의도와는 완전히 따로 움직였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두 다리가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가더니,

이내 주인공의 뒤로 다가가서,

망설임도 없이 거칠게 발을 뻗어 등을 걷어찼다.



쿠당탕!



"크흑...!"



주인공이 바닥으로 볼품없이 나뒹굴었다.



몸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입술이 비틀리며, 머릿속의 비명과 하등 상관없는 지독한 독설이 튀어나왔다.



"더러운 천민 주제에 감히 내 앞을 가로막다니, 죽음으로도 못 갚을 짓을 했구나!"



'시X'



속으로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통곡했지만,

몸은 이미 통제를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피해야 할 플래그를 내 손으로 기어이 꽂아버린 것이다.



하지만 바닥에 쓰러졌던 주인공은 일을 크게 만들지 않겠다는 듯,

이를 악물며 조용히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는 주변의 시선을 의식한 듯 이내 깊숙이 고개를 숙이며 사죄했다.



'교회 고아원 출신이니까 저런 처세가 몸에 벤 거겠지…….'



원작 설정을 떠올리며 안타까워하기도 잠시, 내 입은 또다시 저주받은 말을 뱉어내기 위해 달싹거렸다.



"하, 부모가 없는 녀석이란……."



'조졌네... 이 재앙의 주둥아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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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침대에 엎드린 나는 조금 전 내가 저질렀던 만행을 떠올렸다.



입학 실력 테스트 대전,

거기서 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압도적인 실력을 증명해 보였다.



문제는 그 뒤에 벌어진 일이었다.



쓰러져서 움직이지도 못하는 주인공의 급소를 웃으면서 냅다 후려치고,

확인 사살이라도 하듯 사정없이 걷어차 버린 것만 아니었어도 완벽했을 텐데

덕분에 나는 아카데미 내에서 평판이 최악을 달리고 있었다.



"끄아아아아아아악!"



베개에 얼굴을 파묻은 채 비명을 질렀다.



밀려드는 자괴감과 수치심에 온몸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



재앙 같은 주둥아리와 의지와 따로 노는 몸이 원망스러워 미칠 지경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괴로워하던 중,

창문 너머로 쇠가 부딪히고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 창밖을 내려다보았다.



연무장 한구석에서 주인공이 땀을 뻘뻘 흘리며 검을 휘두르고 있었고

그 곁에서는 소꿉친구 히로인이 수건을 쥐고 목청껏 그를 응원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그 모습을 가만히 관찰하던 나는 눈을 찌푸렸다.



'저거, 아까 내가 썼던 스킬이랑 전투 방식이잖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저 스킬 트리와 동작은 주인공의 특성과 전혀 맞지 않았다.

효율은커녕 역효과를 내는 빌드일텐데



설마 아까 대전에서 나한테 쥐잡듯 처맞으면서 나를 롤모델로 삼아버린 건가?

나처럼 강해지겠다면서 내 빌드를 흉내내려고?



'좋아, 정했다.'



머릿속에서 빠르게 계산이 끝났다.



나는 지금 육성 중이던 내 빌드를 미련 없이 포기하기로 했다.



대신, 원래 주인공 녀석이 타야 마땅한 '주인공 전용 종결 빌드'를 내가 직접 타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하면 저 녀석도 그런 나를 따라하겠지.



이러면 당장 내 캐릭터는 조금 어정쩡한 캐릭터가 되겠지만, 아무렴 상관없었다.

어차피 내 최종 목표는 녀석을 어떻게든 최강으로 만들어서 최종 보스를 잡게 만드는 것뿐이니까



모든 게 끝나고 최종 보스를 쓰러뜨린 후에

능력치와 스킬을 다시 리셋시키면 그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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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한 건지 알아?!"


게임 주인공이 처음으로 내게 소리쳤다.

그 옆에는 그의 소꿉친구 히로인이 눈물을 글썽이며 서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런 말을 하는 건 너무하잖아!"

"……."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는 대답할 수 없었다.

내 입이 멋대로 움직이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해. 제발. 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마.'


하지만 내 입술은 비틀리기 시작했다.


"흥. 천한 것들끼리 서로 감싸는 꼴이라니, 참으로 보기 흉하구나."


…….

……아.

조졌다.

게임 주인공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당신은 정말 최악이야."


그 말을 마지막으로 그는 소꿉친구 히로인의 손을 잡고 돌아섰다.

나는 그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아니, 잠깐만. 나도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고.'


그렇게 외치고 싶었지만, 이미 두 사람은 멀어지고 있었다.

기숙사.

문을 닫자마자 나는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아아아아아아! 진짜!"


베개를 끌어안고 마구 발을 굴렀다.


"내가! 너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는데!"


목소리가 절로 커졌다.


"빌어먹을!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도와줬는데! 장비도 구해 주고, 훈련도 도와주고, 위험한 던전도 미리 조사해 줬잖아!"


물론 직접 도와준 적은 별로 없었다.

대부분은 시녀를 시키거나 익명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아무튼 내 나름대로 엄청나게 노력했다.

그런데 돌아오는 건 최악의 악녀라는 평가뿐이다.


"그리고 그 폭언도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고!"


침대에 얼굴을 파묻었다.


"나도 알아! 네가 화낼 만하다는 거! 그 애가 무슨 잘못을 했는데!"


목이 메었다.

그 아이에게 사과하고 싶었다.

게임 주인공에게도 설명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럴 수 없었다.

내가 사과하려고 하면 입에서는 비꼬는 말이 튀어나오고, 용서를 구하려고 하면 오히려 상대를 깔보는 태도가 나왔다.

이쯤 되면 저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진짜, 나도 힘들다고."


작게 중얼거렸다.

전생하기 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다.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고,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어도 모욕하게 되고, 도와주고 싶어도 명령하게 되고, 친해지고 싶어도 적을 만든다.

나는 대체 뭐가 된 걸까.


"……흑."


눈가가 뜨거워졌다.

처음에는 단순히 화가 나서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이상했다.

가슴 한구석이 묘하게 아팠다.

게임 주인공이 자신을 최악이라고 말했던 순간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 말이 이렇게까지 신경 쓰일 이유가 있을까?

어차피 나는 그를 최종보스에게 맞설 영웅으로 키우려는 것뿐이었다.

그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야 했다.

그런데 왜.

왜 이렇게 속상한 걸까.

나는 베개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


"……바보."


누구를 향한 말인지 나조차 알 수 없었다.

그날 밤, 나는 한참 동안 잠들지 못했다.

평소라면 게임의 공략 정보를 정리하거나 다음 훈련 계획을 세웠을 시간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문득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긴 은발에 붉은 눈동자.

아름다운 공작가의 영애.

예전의 나라면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제는 이 얼굴이 조금 익숙해져 있었다.

머리를 빗을 때의 감촉도, 드레스가 피부에 닿는 느낌도, 목소리도.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불편했는데, 언제부터인가 그런 감각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심지어 조금 전 울먹이던 목소리조차 낯설지 않았다.


'……이상하네.'


나는 거울을 바라보며 멍하니 생각했다.

예전의 나라면 이렇게까지 감정적으로 반응했을까?

남자였던 시절의 기억은 분명히 남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감정은 그때와 어딘가 달랐다.

...누군가에게 미움받는 것이 싫었다.

내가 도와준 사람이 나를 오해하는 것이 억울했다.

그리고 조금 전 게임 주인공이 자신을 외면하고 돌아섰을 때 느꼈던 감정은 단순한 분노나 자존심의 상처만으로 설명할 수 없었다.


"……뭐야, 이거."


나는 조심스럽게 가슴에 손을 얹었다.

심장이 조금 빠르게 뛰고 있었다.

그 이유를 생각하는 것조차 싫어서, 나는 다시 침대에 얼굴을 묻었다.


"……몰라. 진짜 몰라……."


훌쩍.

나는 베개에 얼굴을 파묻은 채 한참을 울었다.

정말 억울했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아니, 잘못한 건 맞다. 그 애한테 그런 말을 한 건 분명 잘못이었다.

하지만 나도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잖아.

나도 사과하고 싶다고.

도와주고 싶고, 잘해 주고 싶고, 적어도 미움받고 싶지는 않다고.

그런데 이 빌어먹을 몸뚱아리는 내 마음을 조금도 알아주지 않았다.


"……흑, 진짜……."


눈물을 훔치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이대로 계속 울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어차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정해져 있었다.

원작의 지식을 활용해서 게임 주인공을 성장시키고, 최종보스를 쓰러뜨리게 만드는 것.

그 과정에서 최대한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야 했다.

나는 책상 위에 펼쳐 둔 계획 노트를 마저 작성하기 시작했다.

잉크병을 열고 펜을 집어 들었다.


'다른 히로인들도 육성은 해야하니까... 2군 장비도 수집하고... 애초에 최종전은 병사도 뚫으면서 가야하니까...'


그리고 게임 주인공의 훈련 계획도 다시 검토해야 한다.

나는 나한테 안맞는 빌드를 해버렸으니까 위력이 좀 낮아졌다

그래서 그 녀석이 따라하는걸 피하려고 하는데.

이대로 놔뒀다가는 빌드가 완전히 망가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장비도…….'


훌쩍.

펜을 움직이던 손이 잠시 멈췄다.

……정말이지.

내가 너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는데.

나는 다시 눈가를 문질렀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도 펜은 계속 움직였다.

히로인들에게 줄 장비목록...

게임 주인공의 다음 던전 가야할곳...

앞으로 확보해야 할 희귀 장비 이벤트...

그리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새로운 생존 전략까지.

하나씩, 하나씩 종이에 적어 내려갔다.

마치 이렇게라도 하면 조금은 괜찮아질 것처럼.


"……두고 봐."


나는 콧물을 훌쩍이며 중얼거렸다.


"내가 반드시 널 최강으로 만들어 줄 테니까."


잠시 후, 종이 위에 잉크가 번졌다.

눈물 때문이었다.


"아, 진짜……!"


나는 짜증스럽게 눈물을 닦아내고 다시 펜을 들었다.

아직 할 일이 산더미처럼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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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느낌으로 암컷타락하면서 정실무빙을 주인공 본인이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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