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것이 돼버리면 시오리는 두 번 다시 내 손에 닿지 않는다.
"날 그렇게 비난하지 마."
시오리는 눈을 내리뜨고 내 시선에서 도망쳤다.
"그만둔다고 말해."
" 이미 결정한 일이야. "
"그럼 어째서 내 눈을 피하지? 망설이기 때문에 그런 거 아냐? "
" 아니야----."
움츠리고 뒷걸음질치는 시오리가 미워서 쫓아가 붙들었다.
" 시오리."
좋아해---라고 말하며 나는 시오리의 입술에 내 입술을 가져갔다.
"...싫어!"
입술을 희미하게 스친 순간, 뺨에 통증을 느꼈다. 아무래도 난 저항하는 시오리에게 따귀를 맞았나 보다.
" 마리아님이 보고 계시잖아---!"
"그게 시오리의 대답이야?"
시오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알았어."
고개를 끄덕이고 시오리에게서 등을 돌렸다.
한순간 모든 걸 깨닫게 되는 일이 있다.
난 마리아님에게 졌다.
-가을의 연정
크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