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느정도는 동의함.
1편은 사실 리처드 켈리의 도니다코와 더불어 시대를 굉장히 잘 탄 영화로서, 20세기 말 그 세기말적인 분위기와 당대의 서브컬쳐를 총망라한 그야말로 '1999년' 그 자체인 영화였다 생각함.
솔직히 매트릭스 1편이 묘사한 철학적인 아젠다나 각종 메타포들은 그렇게 깊은 묘사들이라 보기는 힘들겠지만, 그게 핵심은 아닌 영화거든요. 그거 하나하나 다 해체 음미 안 해도 굉장히 재밌고 세계관도 매력적인 영화잖아.
마치 육수 알약에 냉동 해물 듬뿍 들어가서 뻑-예 외칠 맛이 나는 해물 짬뽕같은 영화란 말이지. 막 사람들이 말하는것처럼 깊은 해물 육수를 우려내서 만든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이 뜻.
근데 이게 2, 3편으로 오면 이제 영화가 메타포와 설정에 잡아먹힘. 이미 우울하고 혼란스럽던 세기말은 지나갔는데, 영화는 여전히 그 감성을 유지하니 시의성도 놓친 상황이고.
감독들의 역량도 이제 그렇게 과잉된 메타포들과 미장센을 감당하기를 어려워하니 말이 지나치게 많아지고 연출적으로도 무미건조하게 입으로만 설명한다거나 애니 매트릭스, 설정집 등 뒷 얘기를 모르면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들도 꽤 늘어난 편이고.
그럼에도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세계관, 당시 기준으로도 화려하다 못해 눈 돌아가는 볼거리들 등 단점 보다는 장점이 그래도 더 많은 작품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4편이 나왔는데요.
(IP보기클릭)211.199.***.***
(IP보기클릭)114.205.***.***
시대 반영이 너무 강렬하면 오히려 그 자체로 클래식이 된다는 걸 증명해버린 영화가 매트릭스 1편ㅋㅋ | 24.04.06 10:34 | | |
(IP보기클릭)222.235.***.***
(IP보기클릭)114.205.***.***
그 영화 성격을 감안하면 무조건 의도하고 넣은 묘사임ㅋㅋㅋ '이미 3편으로 다 끝나고 뽑을 거 다 뽑았는데 뭔 20년 다 지나서 그걸 또 하자 그래, 우리 그 정도 아니었잖아ㅠ' 정도의 느낌ㅋㅋ | 24.04.06 10:37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