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후 5세기~6세기, 유럽의 중심 로마제국의 일각이던 로마제국의 서부는 고질적인 내분과 게르만족의 침투를 이기지 못하고 스러졌다.
서로마제국의 잔해엔 빠르게 게르만족들의 왕국이 세워져갔는데, 이런 게르만 왕국중 가장 강성했던건 스페인,이탈리아등 남유럽을 장악한 고트족이었다
스웨덴 남부~고틀란드 섬에서 기원한 것으로 추정되는(이견이 있음) 이 족속은 지금의 폴란드~우크라이나 지대에 정착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곳에서 서로마 제국의 주요지역이었던 스페인과 이탈리아 일대를 지배해서 게르만 대이동기 서유럽의 패권을 잡는데 성공한다
이런 고트족의 유산은 현대 유럽에서도 남아서, 고트족들의 왕국중 하나인 서고트 왕국의 후예들은 이슬람의 침입을 이겨내고 이베리아를 거의 대부분 되찾는데, 이들이 바로 현대의 스페인이다.
잠깐, 유게이군!
???
글에 뭔가 오류가 있지 않아?
응? 딱히 그런건 안보이는데...
정말~유게이쿤도 참? 자, 그럼 설명해줄게?
현대에선 서로마제국 멸망 이후 남유럽에서 세워진 두 고트 왕국인 비스고트(visgoths), 오스트로고트(ostrogoths) 왕국에 대해서 지리에 따라 그냥 서고트, 동고트라고 구분해!
그런데 이 구분에는 문제가 있어! 고트어로 vis와 ostro는 동서구분이 아니란거지!
그게 무슨 소리야, 노아짱?
고트어로 vis는 "선한, 훌룡함"을 뜻해! 즉, 일종의 자기 종족에 대한 존칭이지! 우리도 "한"민족의 한이 "큰"의 옛말겸 순우리말이라고 추정하잖아? 그거랑 비슷한거야!
Ostro역시 고트어로 "고귀함"에서 나온 단어란 말씀! 곧, 서고트와 동고트 구분은 후대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구분일 뿐이지 당시엔 전혀 그렇게 취급이 안되었단 말씀!
굉장해, 노아짱! 넌 뭐든지 아는구나?
...그런데 노아짱, 서고트인들은 자기들을 7세기 동로마와의 외교문서에서 스스로를 visgoth라고 말하기 전까지 전혀 그렇게 자칭안한거 알아?
그거야! 단순히 7세기 이전까지 관련 외교문서가 안남아서가 아닐까?
서고트(visgoth)란 말을 가장 먼저 쓴게 동고트(ostrogoth)의 '로마인'정치가인 카시오도루스고, 역사학자들이 모두 이 단어를 동서대비로 구분한거 알아?
어...그게...그러니깐...
노아짱이 말한 vis-ostro 구분은 이 두 고트족이 각각 '베시'족과 '그레우퉁기'족 단일 부족일때만 성립해. 분명 이 두 부족은 로마인들의 4세기 기록에도 등장하고 고트족과 관련있다고 로마인들이 말해.
이런 주장을 보충하는건 로마인들의 4세기 기록등에서 '베시와 오스트로기', '테르빙기와 그레우퉁기'만으로 짝이 맞춰지고 이들이 고트족의 대표일파라고 기록된 것이지
하지만 피터 헤더와 같은 최근 학자들의 구분은 visgoth, 서고트란 정체성은 베시 부족 고트족이 아닌, 로마의 포에데라티에 기초한 수많은 게르만 다부족 연합부대의 혼혈에서 생겨났다고 지적해.
고트족들은 프랑크, 작센과 같은 변방 부족들과 달리 로마와 교류가 잦아서, 타 게르만계열 부족민과 같이 포에데라티(외인부대)에 입대하는 경우가 잦았어. 그리고 이주 역시 이런 포에데라티들이 주도해서 일어났고, '서고트'라는 정체성 역시 고트족의 일파인 베시 부족에서 오는게 아닌, 수많은 포에데라티들의 통혼과 혼혈에서 왔단 얘기야
ㄱ,그럼 유게이쿤이 말하고 싶은건 뭔데! 서고트-동고트 구분이 맞단거야?
음...
당시 기록이나 여러가지를 추정해보면, 양대 고트 왕국들이 세워질때 고트족들은 이미 타게르만족들과 혼합이 진행되서 베시(테르빙기)-오스트로기(그레우퉁기) 부족으로써의 정체성은 희미해졌단게 중론이야.
또한, 카시오도루스가 동고트왕국과 구분하는 용도로 '비스고트'란 단어로 서고트왕국을 지칭할때부터야 서고트 왕국이 자신들을 '비스고트'라고 칭한데서 볼 수 있듯이, 이들의 국명은 베시-오스트로기 구분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희미해. 이런걸 종합해보면...
그냥 동고트-서고트 구분 그대로 하는게 정답이란게 지금 학자들 중론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