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역사) 스압) 부두교의 오해와 진실.txt

[공포의_인문학 빌런]

한국인에게 '부두'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들.

그 외에도 아이티란 국가나 부두는 잘 몰라도

이 종교에서 유래된 '좀비'라는 단어는 전 세계인이 다 알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런 이미지들은 부두교와 별 상관이 없다.

디아블로 부두술사 역시 원래는 '주술사(Witch Doctor)'.

부두교의 이미지도 들어갔지만,

아메리카 원주민 샤머니즘+아프리카 전통 신앙에 더 가깝다.

이게 어쩌다 '부두'술사가 됐는지는 블리자드 코리아만 알겠지?

대중의 이미지와 달리 부두교의 사제는 화려한 무복(巫服)을 입지 않는다.

평범한 옷, 그 중 정갈한 흰색 옷을 입는 게 보통.

그리고 좀비를 소환하지도 않는다.

애초에 좀비는 무덤에서 걸어 나오는 시체도 아님.

심지어 '부두'도 틀린 단어다.

일반적으로 부두 신앙, 하면 아이티 지역 종교를 말하는데,

아이티 크레올어로 보두(Vodou)가 맞고, 또 그렇게 불러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심지어 부두/보두에 신앙이라는 뜻이 있어서, '부두교'는 틀린 말이다. 가톨릭교가 아니라 가톨릭인 것처럼)

그럼 대체 보두란 뭘까.

이걸 알아보기 위해선 아이티의 역사를 볼 필요가 있다.

*선 1줄 요약)

아이티의 역사=망나니 프랑스의 개짓거리들

(아프리카/대서양 만악의 근원, 크리스토퍼 콜롬버스)

"대서양(카리브해)에서 새 섬을 발견했다!

이 섬의 이름을 뭘로 할까……."

(당연히 이 섬에서 이미 살고 있던 원주민들)

"이 섬의 이름은 아이티…"

"이 섬은 이제 스페인 섬(La Isla Española)이다!

왜냐하면 스페인의 섬이니까!"

…그리고 콜롬버스와 스페인들이 약탈은 물론이고,

유럽산 병균도 잔뜩 뿌려주신 덕에 아이티 원주민들은 몰살 직전까지 간다.

이는 아프리카/대서양 식민지 최악의 인구 감소로서,

한 세기 동안 인구수가 최대 95% 감소했다.

(씨1발……)

그리고 약 200년 후……

"나는 프랑스.

방금 사략선과 해적들을 사용해 백도어 전략으로 스페인 섬을 뺏었다.

스페인이 황금이 나오는 멕시코와 남아메리카에 더 집중하고,

또 네덜란드랑 치고 박느라 정신 없는 덕분이지."

"근데 스페인 새끼들, 섬 이름이 '스페인 섬'이 뭐임. 헷갈리게."

(겨우 수천 명 남짓 남아있는 아이티 원주민)

"그러니까 이 섬 이름은 아이티…"

"그래! 이 식민지 이름은 생도맹그야!

우리 프랑스가 자랑하는 성인, 성 도미니코의 이름이지!"

(어찌나 자랑했던지, 도미니카 공화국을 포함, 산토 도밍고/도미니카/도미닉 어쩌고 지역이 수십 개)

(씨1발. 왜 자꾸 남의 이름을 쓰레기짓에 붙이고 지1랄……)

"가만 보니까 이제 금, 은은 시대가 지났어.

새 시대(18세기)의 떡상 종목은 설탕과 커피지!"

"이곳을 설탕, 커피 농장으로 삼겠어!"

(아이티라니까, 씨1발……)

"노동력은 있음? 스페인은 군사 요새만 만들었고,

여기 대부분 산지라 뭐 세우고, 농사 짓고 하기 빡센데."

"무슨 그런 걱정을.

대항해시대도 아니고, 지금은 근대 식민시대 아니냐."

"이 시대에서 인구는 복사가 된단다.

니들을 포함한 노예를 쓰면 노동력은 해결이지."

프랑스는 노예를 미친 듯이 잡아와서, 미친 듯이 갈아 넣었다.

1780년대 후반, 생도맹그는 식민 도시 하나에 불과했지만, 전체 대서양 노예 무역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당시 생도맹그의 백인 인구는 32,000명에 불과했지만, 흑인 노예수는 500,000명이 넘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노예 인구수가 이렇게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대부분이 아프리카와 다른 식민지에서 끌려온 1세대 노예였다는 것이다.

사망률이 너무 높았기 때문에 2세대가 태어나기 전에 모두 죽어 나갔고,

이 가파른 인구의 성장은 오로지 노예 사냥과 노예 무역으로만 충당되었다.

(씨1발……)

"돈도 노예도 복사가 되는 걸 보니 뿌듯하구만.

그런데, 나날이 흑인 놈들이 말을 들어 먹지 않네?"

"흑인-백인 혼혈들이 권리 어쩌고 자꾸 깝치는 것도 꼴받고.

좀 빡세게 가야겠네?"

당시 프랑스가 아이티에서 한 만행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고문과 처형이 너무 일상적이라,

돈을 받고 대신 노예를 고문해주는 직업이 있었다.

화형은 60파운드, 교수형은 30파운드, 귀 자르기는 5파운드 정도를 받았다.

-노예의 항문에 화약을 채워 넣어서 폭파 시켰다.

왜 이러냐고? 재밌잖아(라고 프랑스는 생각했다).

-상반신의 가죽을 벗긴 후 어깨에 견장을 못질하는 '군복 셔츠'란 고문이 유행했다.

-말 그대로 절구로 찧어서 죽였다.

-가죽을 벗긴 후, 죽을 때까지 생살과 근육을 개미, 모기 떼가 물게 만들었다.

-어린 자식과 부모를 못 박힌 통에 같이 넣고 언덕에서 굴렸다.

-도망 노예와 저항운동가들은 개 떼에게 물려 죽게 했다.

수렵견이나 애완용이 아니라, 오로지 처형용으로 들여온 개가 1만 5천 마리다.

(아이티의 사회문제인 들개들이 이 후손)

-채찍, 십자형, 화형, 끓는 타르에 던지기, 강1간과 성노예,

기타 등등 세세한 고문과 처형을 다 적으면 몇 페이지로도 모자란다.

"이 정도면 슬슬 고분고분하게 굴겠지?"

"프랑스 이 개새1끼들아. 더는 못 참겠다."

…그리고 프랑스에게 저항해 일어선 노예들이 있었다.

이 왼팔이 없는 남자의 이름은 프랑수아 마캉달.

최초의 아이티 저항 운동을 시작한 전직 노예다.

(마캉달이 그려진 아이티 20구드르 주화. 1967~1986년)

그는 노예였지만 정확한 아랍어와 프랑스어를 쓸 수 있었다.

이를 볼 때, 그는 고향에선 상당히 높은 신분이었던 걸로 추정된다.

노예가 된 그는 사슬에 묶여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게 된다.

1751년 어느날, 그는 왼팔을 탈곡기에 집어 넣었다.

왼팔을 잃고 밭일이 불가능해진 그를,

농장주는 사슬을 풀고 가축 담당으로 옮겼다.

가축떼를 몰고 나간 마캉달은 그대로 사라졌다.

"아이티의 흑인들이여, 모두 모여라!

모든 노예를 해방하자! 백인들에게 복수하자!"

마캉달은 노예들을 탈출시키고, 규합해 산속에 비밀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당시 카리브해와 아메리카 식민지에는 이런 흑인 조직들이 여럿 생겨났는데,

이들을 '마룬(Maroon)'이라고 부른다.

크레올 프랑스어로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의(:cimarrón)'란 의미다.

카리브해와 남아메리카 흑인의 선조들이다.

"우리의 임무는 두 가지다.

백인 농장주들을 잔인하게 죽이고, 노예들을 탈출시키는 것.

선조들의 전승과 문화를 아이들에게 전승하는 것."

그는 주술사 출신의 노인들에게 독초와 약초에 대해 배워서

노예주들의 음식과 독을 탔다.

밤이 되면 농장을 공격해서, 노예들을 해방시켰다.

또한 주술사와 사제였던 노인들은 다른 젊은이들에게

아프리카의 신화와 문화에 대해 가르쳤다.

이 과정에서 아프리카 여러 지역 문화, 심지어 프랑스의 가톨릭 문화까지 섞였다.

약초에 대한 전승지식와 제사 문화, 아프리카 신화와 가톨릭 성인 전설이 마룬 내에서 뒤섞였고,

이것이 바로 보두의 시초가 됐다.

"아 씨1발.

마룬이 공격할 때 분명 노예들이 내부에서 협력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노예들을 쫓아내기엔 너무 벌려놨고."

(당시 생도밍그의 농장과 저택은 너무 덩치가 커서, 흑인 노예들이 없으면 절대 유지할 수 없었다)

그러나 프랑스인들은 마룬 소속원을 고문해 본거지를 알아냈고, 결국 마캉달은 체포되어 모진 고문을 당한 후, 화형에 처해졌다.

이는 마캉달이 6년 동안 6,000명 이상의 백인 노예주를 죽인 후였다.

그러나 마캉달 이후, 끝임 없이 저항군과 마룬들이 나타났고,

보두의 사제들이 그들을 규합하는 역할을 했다.

이후 흑인-백인 혼혈 계층의 분노,

마룬들의 본격적인 저항운동 조직화,

프랑스 혁명으로 촉발된 독립운동,

프랑스 내 자코뱅의 식민지 해방 요구 등이 맞물려

아이티에서 독립전쟁이 본격적으로 일어난다.

(더티 부크만과 세실 파티만. 이 둘은 보두의 사제이자, 동시에 아이티 독립군의 지도자였다.)

그리고 보두는 아이티 독립전쟁에서 지도자이자 병사,

사람들을 묶는 문화적 연결고리가 되었다.

아이티는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을 물리치고, 미국에 이어 서반구에서 두 번째로 독립한 국가가 되었다.

그리하여 아이티의 보두 문화는 현대까지도 남아있다.

…

…

……

"휴, 프랑스군도 물리치고 독립도 했으니 이제 해피엔딩이죠?"

"설마. 식민지 근대화론 알지?

우리가 근대화 해줬으니 돈 줘. 1억 5천만 프랑."

이 배상금 액수에 대해 당시 프랑스 정부는,

식민지 상실로 인한 손실액의 1/12에 불과하다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 개뻥이었다.

이 금액은 당시 프랑스 연간 예산의 5배나 되는 터무니 없는 금액이었다.

이 높은 금액+막장 계약은 빚이 빚을 만드는 악몽적인 구조였고, 2012년까지 아이티의 GDP 대부분을 빨아 먹었다.

또한 2022년 확인된 바에 따르면,

이 빚은 약 210억~1,150억 달러(아이티 전체 경제의 약 1~8배)의 성장 감소를 만들었다.

프랑스는 2015년에 근대화 빚 갚으라는 발언을 또 한 번 해서 아이티의 속을 뒤집어 놨다.

"님 우리 은행에 빚 왜 이렇게 많음? 빚 갚기 전까지 우리가 점령함."

(그 빚, 프랑스가 다 빨아 먹음)

"《화이트 좀비 White Zombie(1932)》란 영화를 찍었는데.

흑인-백인 혼혈 보두 사제 악당이 등장하고,

보두를 사악한 의식처럼 묘사하고,

흑인들은 무식한 야만인으로 나오고,

좀비를 무덤에서 나오는 시체라고 왜곡하겠지만 괜찮지?"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이 아이티 보두와 좀비 스테레오타입은 오래 지속될 거임."

(씨1발……)

Q. 좀비가 시체가 아니면 대체 뭔가요?

A. 좀비는 보코르(Bokor: 보두의 사제 계급 중 하나)가 주문으로 죽인 후 되살려 낸 사람.

보코르가 티본앙주(Ti bon ange:영혼/정신)를 빼냈으니까

자유의지나 사고력은 없지만

그래도 살아는 있으니, 정기적으로 마법을 걸지 않거나 주술사가 죽으면

다시 티본앙주가 몸으로 되돌아가 자유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 빼낸 티본앙주도, 살아있는 육신도 모두 좀비라 부른다.

둘 다 보코르의 노예.

(그림에서 줄에 묶인 게 육체의 좀비, 손에 든 병이 티본앙주의 좀비)

(캐나다 문명 박물관에 전시된 웅간과 맘보의 제단과 의식 도구들)

보코르란 보두의 사제 계급 중 하나로, 선과 악 양쪽을 행할 수 있다는 점이 운강(Houngang: 남자 사제)이나 맘보(Mambo: 여사제)와 다르다.

보코르는 흔히 '양손으로 모시는 사제'라고 불리는데, 왼손과 오른손, 즉, 선과 악 양쪽을 행한단 의미다.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는 웅간과 맘보와 달리

보코르는 이름 그대로 보두와 아이티 사회에서도 아웃사이더에 속한다.

따라서 보코르의 저주와 퍼포먼스는 결코 보두의 핵심이 아니며,

보두 문화도 결국 우리나라 민속과 다를 바 없는, 조상숭배와 애니미즘 신앙이다.

또한 보코르의 주술에 걸리는 사람들은 주변에게 배척 당하거나 원한을 받는 사람,

즉, 악인이다.

그러니까 악인은 천벌을 받게 된다는 인류 공통 신앙의 보두 버전인 셈.

그리고 보두에 인형에 바늘 꽂는 그런 거 없다.

이것도 영화가 만들어낸 '가짜 부두교 문화'.

부두에서 누군가 보호하거나, 해를 끼칠 때 쓰는 주문들은

주로 분말이나 아니면 언어의 형태를 하고 있다.

분말로 된 건 가루 주문(Coup Padre), 언어로 된 건 공기 주문(Coup l'aire)이라고 한다.

이러한 인형 주술은 오히려 유럽에서 유래했고(주로 밀랍으로 만든다),

비슷한 것으론 일본의 축시 참배 등이 있다.

[네코카오스]

프랑스 놈들이 또

[공포의_인문학 빌런]

프랑스 만행은 축소해서, 부두교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노예업에 대한 부분만 적은 거임.
경제적 압박, 분리 정책, 사회 갈등 조장, 제노사이드, 직접적인 전쟁 등등……. 각 잡고 적으면 끝도 없음.

그리고 이중 일부는 21세기까지 이어짐.

[아알호메프]

21세기....?

[루리웹-2921863088]

프랑스 아직도 과거 식민 국가들 상대로 정치 개입 엄청나게함 ㅋㅋㅋㅋ

[아알호메프]

아니 그. 음. 난 아무리 그래도 그게 한 20세기쯤일거라 생각했는데 안좋은 의미로 놀랍네....

[기기기기기]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건 역시 무력이구나.

[아알호메프]

전체 대서양 노예 무역의 3분의 1
씨.발;; 도시 하나가 노예 무역의 3분의 1을???
거기다 아래 군복 셔츠에 뭔 와씨;

[현의음악]

프랑스 진짜 역겹네...

[루리웹-4105720348]

영국보다 식민지가 적으면서 악명은 영국을 능가하는 새끼... 그놈의 똘레랑스로 이미지 세탁 오지게 돌리는 새끼...

[떡밥인생]

위치닥터를 부두술사로 번역한건
워크의 트롤 위치닥터가 부두술(아님)을 쓰는 설정이라서
위치닥터 영웅 궁극기 이름도 빅 배드 부두임

[ideality]

저 시대는 혐성이 기본 옵션이었음. 영길리가 가장 잘 나가 영길리 전설이 생긴 거지 불란서나 보로서도 그랬고, 심지어 가장 심했던 건 벨기에의 콩고 지배였음.

[공포의_인문학 빌런]

제각각 독보적이지.
노예 매매가 가장 많았던 건 영국, 가장 큰 경제적 피해를 입힌 건 프랑스, 가장 많은 혐성과 고문이 있던 군 벨기에……

[pyy2872]

21세기 와서도 수탈하는거 실화냐 ㅁㅊ

[말타는오랑우탄]

불란서를 포함해서 화란이나 손목국도 그렇고 구일찐친구들의 빨대꼽기 놀이는 참으로 방대하고도 대단하여 엎드려 생각해도 앉아 생각해도 감탄을 금할 수 없징

[루리웹-3079628932]

어크에서 언급되었던 마캉달이 이런 인물이었구나

[불타는저승귓바퀴]

뚜르보작 하려 했는데 시발 프랑스 십새들아

[FMDM]

또랑스

[티라미슈]

좀비 부두교 진짜 만들어서 스페인이고 프랑스고 물어뜯어도 인정이네

그리고 엘리트좀비는 성 도미니코라고 이름붙이고

[테셴공작]

독립한지 20년만에 다시 프랑스에 굴복한 점이 이해가 안됨. 아이티 역사에서 가장 이상한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임.

[염라 시키에이키]

그저 혐성....

[ASHLET]

피해국가 입장에선 프랑스는 나치급인데
피해국가 국력과 국제사회발언권이 약해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