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필자 입장에서 보기에는 너무 흔한 일을 얘기하려는 것 같은 제목이지만 ;
제가 얘기하려는 건 조금 다른 이야기여요.
제가 소대장 때 근무하던 모 공군 비행장은요. 컸어요.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원래 비호
https://namu.wiki/w/K-30%20%EB%B9%84%ED%98%B8
이런 자주대공포가 들어오기로 계획되어 있었어요.
사실 자주대공포는 공군 입장에서는 필수적인 장비는 아니에요.
보통 공군은 기지를 아예 못 쓰게 되어 다른 기지로 이동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임무 자체가 비행장 밖에서 벌어지는 조종사들 이외의 인원은 비행장으로 대표되는 다양한 공군 기지를 지키면서만 싸우거든요. 기지 밖으로 나갈 이유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공군 입장에서는 기지의 구조에 따라 대공포 등을 배치할 계획을 하고 대공포를 운용하고(전원 공급, 탄약 보관 등등) 보호하는데 필요한 포상을 미리 지어놓고 그 자리에 대공포를 넣어두곤 해요.
그런데 이 기지는 비호가 들어오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포상의 엄폐벽을 저 차량의 차체를 가리고 적에게 사격할 포탑만 노출되도록 충분히 높게 지었어요.
그런데 정작 이 기지에 대공포로 '20mm 대공포' KM167A3 흔히 말하는 '발칸포'가 들어와버린 겁니다.
그러자 이 낮은 높이의 견인포를 비호 포상에 집어넣어버리면 사격각이 매우 제한되는 문제가 발생했어요.
그래서 1차적으로 이런 삽질이 일어났습니다.
1. 1차 삽질
1) 드럼통 여러 개에 공구리를 친다.
2) 그렇게 만든 드럼통들을 똑바로 세우고 좌우로 연결해 정육면체처럼 만들어 비호 포상 가운데에 배치하고 그 위에 20mm 대공포를 기중기로 올려놨어요.
그런데 계획해서 지어놓은 비호 포상보다 20mm 대공포가 많아서 포상이 더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자 폐타이어를 이용해서 수많은 간이 포상을 지었어요. 폐타이어를 놓고 그 안에 흙을 채워넣고 덮어버리는 식으로 수많은 포상을 지어버렸지요.
이렇게 지은 포상은 탄약 보관 기능이 없었어요. 20mm 대공포 높이에 맞춰 지었기 때문에 이왕 짓는 것 이미 지어진 비호 포상 옆에도 추가로 지어서 비호 포상에 기중기까지 써가며 올리던 20mm 대공포를 전개하는 것이 더 편해졌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환경오염 문제로 폐타이어를 쓰지 말라고 해서 곡괭이질 삽질해서 전부 다시 헐었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기지 안에 있던 폐자재 집합소에서
https://3docean.net/item/concrete-road-blocks-game-ready/20897105
콘크리트 로드블럭이 대량으로 있는 것을 알고 사용 승인을 받아낸 후, 기중기와 트럭을 이용해 각 포상 위치에 옮겨 골격을 만들고 그 위에 흙을 덮어서 사각형으로 예쁘게 각진 포상을 만들었답니다.
그런데 사령부에서 방문하더니만 근처에서 폭탄이 터졌을 때 방호가 될까? 등등의 이유를 들어 고치라고 하네요.
최종적으로는 제가 타부대로 전출간 이후에 결국 로드블럭 포상도 다 해체하고 표준 포상을 지었답니다.(탄약 보관 가능)
물론 폐타이어 포상, 로드블럭 포상 짓거나 해체할 때 저도 같이 삽질했습니다. 그 때 생각하면 지금도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