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대장으로 근무했던 대대는 무기고에 M16A1 소총이 수백 정 있었음.
그런데 공군 전대급 특기학교여서 매달 수백 명의 병사들이 교육생으로 들어왔다 나가고 해서, 대대 특성상 평소에 소총 지급은 소수의 기간장병에게만 함.
그런데 어느 날 부임한 신임 군수과장(대위)이 우리 대대에 업무를 주더라?
글쎄 총번 부르면 그 총 어디 있는지 바로 빼올 수 있어야 한대 ;
그 전임 군수과장 때라든지 중대장 될 때 인수인계 단계에서 전산에 잡혀 있는 총번을 제대로 보유하고 있는지 총번 확인은 했었는데
그 신임 군수과장이 요구하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였음 ;
무기고에 들어있는 수백 정의 소총에서 총번 부르면 그거 바로바로 찾아올 수 있게 하라니 ; 이 무슨 미친 소리!?
같지만, 담당 참모가 하라는데 해야지 ;ㅅ;
그래서 나는 어떻게 작업을 할 것인가 머리를 굴렸음.
결국, 전산에 잡혀 있는 모든 총번을 엑셀에 넣고, HWP로는 사각형 부착물을 두 종류 만들었음. 총번과 총가틀 번호가 기록 된 부착물을 총기 개머리판 부착용, 총가틀 부착용 이렇게 만들어서 다 가위질하고 코팅했고 ;
개머리판을 보면 이 총은 어느 위치에 넣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다 부착했음 ;
예시) 개머리판에 A10 + 총번 ******이라고 쓰여 있으면 이 총은 A 총가틀 10번 위치에 보관함. 총가틀 A10에는 총번 ******라고 쓰여 있음.
한 편, 우리 대대는 교육생들에게 총기를 지급하지는 않았지만, 매주 동원예비군 훈련 때마다 예비군의 사격훈련용 총기를 제공해야 했음
그래서 매주 총기 수십~수백 정이 나갔다 들어오고 하는데 ; 이전에는 회수할 때, 그냥 총 받는대로 빈 칸에 차례대로 채워넣었지만, 항상 각 총기 개머리판을 확인하고 정해진 위치로 보관하는 과정이 추가되어 회수가 오래 걸리게 되었음. ;
그렇지만 어떻게든 인원 동원해서 시간 들여서 작업을 마치기는 했음.
진짜로 특정 총기를 확인해야 할 때, 엑셀에서 총번 검색하면 총가틀 번호 나오게하고 무기고에서 그 위치로 가면 그 총기가 있는 식으로 시스템을 만들었음.
그런데 내가 전역을 12월 31일에 해서 해가 바뀐 몇 달 뒤에 동원훈련을 내가 근무하던 그 곳으로 가보니까, 대대 총기 다 M16A1에서 K2로 교체 끝나서 예비군한테 K2 지급하더라. ;
총기 교체하는 김에 정리 작업 했으면 작업 두 번 안 해도 되었을텐데 ;
* 여담: 내가 근무하던 대대에서 예비군 총기를 제공하다 보니까, 나는 내가 현역 때 쓰던 권총 총번 불러서 그거 받아서 예비군 사격하곤 했음. K5 008775 아직도 기억한다. ;
개발부터 이상한 무기 아니면 관리한 보답을 한다고 믿기에 내 총만은 정말 정성을 다해 닦곤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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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은 총쓸일 있겠어라며 예산안나옴 | 23.10.15 05:02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