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Close Combat 시리즈라는 것이 있었어.
제2차 세계대전 배경으로 중대 vs. 중대 규모의 실시간 교전을 다루는 게임인데
특이하게도 등장하는 군인 하나하나 이름이 있고 계급이 있고 개인 차이가 있음(이거 때문에 육성하는 재미가 있다)
게다가 전공을 세우고 살아남고 하면서 훈장을 받고 진급도 하고 그러니 진짜 동고동락하는 것 같았지.
(독일군이나 미군은 전공을 못 세워도 부상을 입거나 전사하면 전상장 등을 수여 받기도 한다)
그리고 분대 단위로 명령 내릴 수 있고 실시간으로 변하는 전장 상황에 따라 병사들 정신 상태를 반영한 것이 큰 특징이었음.(분대 단위로 정신상태를 공유하는 것이 아니고 분대원 개개인별로 정신 상태가 따로 적용됨, 물론 공포 등은 전염되기 쉬움)
예를 들어 적의 집중 사격에 노출 된 병사는 제압되어 적을 보고 사격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투력이 급감한다든지, 포격의 충격으로 기절한다든지, 근처에서 소대장이 전사하는 걸 봐버린다든지 중대의 마지막 남은 전차가 격파되면 사기가 막 떨어지고
대전차무기가 없는데 적 중전차 상대로 수류탄 몇 번 까보다가 결국 소총 분대 몇 개가 동시에 항복한다든지
가끔씩 탈주자가 나온다든지 눈 돌아가서 소리 지르면서 건물 안에 뛰어 들어가서 적 몇 명을 혼자 때려 잡는다든지 별 일이 다 일어나는 게임이었음.
심지어 미해병대에서는 그 시리즈의 군인들 정신 상태 반영을 높게 쳐서 마지막에 나온 5편 기반 Close Combat Marines라는 미해병대가 나오는 현대전 물을 만들어서 자기네들 모의 전투용으로 써먹음
가끔씩 그런 거 새로 안 나오나 싶음
Close Combat을 배우고서 군인들 정신 상태 반영 안 해주는 전투 게임은 뭔가 반쪽짜리 느낌임
옛날에는 Close Combat 5편을 끝으로 개발진이 이적했는데 그 뒤로도 후속작 비슷한 것이 나오는 거 보면 개발진이 같은 건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또 즐길 수는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