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고1 시절
일주일 전부터 한사람당 1000원씩을 모아 스승의 날 선물을 준비했다.
본인은 선물을 주기 싫었지만 남들이 다 하니까 그냥 따라서 했다.
그 담임은 교육 방식이 특이했다. 아니 애초에 특이한 사람이었다.
조례, 종례시간만 되면 모두를 빡치게 하는 그런 담임이었다.
그런데 이정도로 특이한 사람일줄은 꿈에도 몰랐다.
당시 우리 학교는 아침 조례 때 방송으로 스승의날 노래를 틀며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었다.
스승의 날 노래가 울려퍼지는데도 담임은 오지 않았다.
다른 반들은 당연하게도 선생님이 반에 오셔서 덕담을 주고받고 선물도 받으셨다.
반장이 교무실에 가서 담임을 불러오자 스승의 날 노래는 끝나있었고 담임은 오지 않은 이유를 말했다.
"학생 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보다 커서 고맙다고 찾아오는게 더 낫다." , "그러니까 내려오지 않았다."
이 말을 듣고 우리들은 말문이 막혀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다.
선물로 산 넥타이와 케이크가 있었는데 넥타이만 억지로 쥐여주듯이 보내고 케이크는 사물함 위에 그대로 놔뒀다.
상해서 곰팡이가 필 때까지...
(그리고 그 담임은 개별 상담 때 본인에게 패드립을 날렸고 화나면 참는 성격이었던 본인은 나중에서야 부모님께 말하고 고혈압으로 쌍코피가 터졌다. 어머니께서는 그 말을 듣자 마자 담임에게 "우리 애한테 관심갖지 말아주세요." 라고 전화를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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