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간론파 3부작을 다 좋아한다.
단간론파 1은 특히 단순하기에 힘 있는 그 주제의식을 좋아했다.
단순히 희망이니 절망이니 하는 걸 넘어서
단간론파에 대해 생각해왔던 걸 간단하게 적어보고자 함
스포 있음
사람들이 서바이벌 배틀로얄 이야기에 그토록 몰입하는 이야기는
우리가 실제로 경험하고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움직이면 죽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해야 한다거나
달고나를 완성하지 못하면 죽는다거나 한다는 뜻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는 죽냐 사냐를 경쟁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물리적으로 죽는다가 아닐 뿐이지
학교에서, 사회에서 낙오되는 건 사실상 점점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경쟁 사회에서는 남을 밟고 올라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토가미는 학교에서 나가고 싶다면 죽여야 한다고 말하고
세레스는 적응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고 말한다.
작품의 배경인 희망봉 학원,
더 나아가 세상의 모든 학교는 이미 적자생존의 장소로서 기능하고 있다.
이야기 끝물에 가서 주인공은 세계의 진실을 확인한다.
이미 세계는 절망에 빠져 ㅈ되어있었다.
나는 굳이 작품 안에서 자세하게 설명해주지 않는 것들은 깊게 생각하지 않는 주의인데
창작자가 왜 세계가 망했는지 알려주지 않는다면
이 이야기에서 그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생각해보자 단간론파의 세계는 대체 왜 망했을까
왜 절망에 빠진 세계인 걸까
왜냐하면, 실제로 세계는 절망스럽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고
지금도 또다른 전쟁 뉴스가 들려온다.
이미 걷잡을 수 없어진 환경오염
점점 낮아지는 출생률
핵 위협
부동산 가격
청년 실업률
묻지마 칼부림
지랄같은 한국법 그래서 사랑해
그리고 당장, 약한 사람부터 하나 둘 쓰러지는
적자생존이라는 현실 그 자체가 절망적이다.
모노쿠마 탈을 쓴 어른들이 날뛰지 않을 뿐이지
현실은 이미 충분히 절망적이고, 여러 군데 망가져 있고
앞으로 얼마나 더 실망스러운 일들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이런 배경 속에서 단간론파는 일본 서브컬처의 가장 원초적인 이야기를 한다
자라나는 아이들과 거기서 비롯되는 희망.
전쟁을 일으키고 원폭을 터뜨리는 어른들이 아니라
미래에서 온 자들, 현실을 바꿀 힘을 가진 자들인 어린아이들에게 희망을 거는 이야기
가장 고루하지만 가장 소중한 이야기를 단간론파는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얼빵하고 착해빠진 주인공이 결국 희망으로 불리는 이유는
학교 밖의 절망적인 현실을 깨닫고 나가기를 포기하던 친구들에게
밖으로 나갈 용기를 주었기 때문이니까
무너지지 않을 것들이 무너지고
내가 믿고 사랑했던 모든 것이 이미 이 세상에 없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밖으로 나가 맞서 싸울 용기
사실상 오와콘이 되어버린 단간론파 시리즈지만
이런 부분을 생각해보면 미워할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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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이상으로 뭔가를 상징한다고 생각하진 않음. | 22.06.17 05:5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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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세상에 이런 심각한 실수를;;;;; | 22.06.17 05:5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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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슬픈 결말이야ㅠ | 22.06.17 05:5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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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 일부러 보여주지 않고 더 이야기를 확장해갔다면 참 좋았겠지만. | 22.06.17 05:59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