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리뷰는 개인적인 생각이며 쿄애니와 원작자의 공식 설정이 아닙니다.
※ 대사에 약간의 왜곡이 담겨져 있습니다.
의욕을 잃어버린 나츠키가 아스카 선배와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자신의 1년 후배 오마에 쿠미코입니다.
쿠미코가 입부하고 눈에 띄게 밝아진 아스카 선배. 대대로 내려오는 집안 비기를 전수할 후계자를 찾은 것 마냥 기뻐합니다.
나츠키 입장에서는 아스카 선배가 졸업하면 후배들을 가르쳐야 하는데 지금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쿠미코의 등장으로 아스카, 나츠키 모두 한숨 돌리게 됩니다.
오마에~~ 넌 어디서 떨어진 애니?
쿠미코를 바라보는 나츠키의 눈빛이 의미심장합니다. 말이 없어진 부부 사이를 이어줄 새 생명의 탄생입니다.
'나도 잘 하고 싶어.'
타키 선생님의 진지한 연습과 잘하는 후배의 등장은 차갑게 식었던 나츠키의 피를 다시 끓어오르게 만듭니다.
나츠키는 열심히 연습합니다. 연습은 힘들었지만 싫지 않았습니다. "I am alive." 그녀는 모처럼 자신이 살아있다고 느낍니다. 이 기분을 느끼게 해준 사람은 그렇게 원망했던 아스카 선배였습니다. 선배가 자신을 잡지 않았다면 취주악부를 퇴부했을것이고 그렇다면 이런 기분은 절대 맛볼 수 없었을겁니다. 아리가또 센빠이.
인내는 쓰다. 그러나 이 생수는 맛있다. 그녀는 오디션에 합격해서 콩쿨 멤버가 되었을까요?
낙선입니다. 연습이 부족했습니다. 그녀는 무기력하게 지냈던 1년여의 공백이 너무나 아까웠습니다.
아스카 선배는 후배 쿠미코에게 푹 빠졌습니다. 선배와 쿠미코라면 유포니엄파트는 걱정없을겁니다.
나츠키는 내년을 기약하고 둘을 전력으로 서포트하기로 결정합니다.
'여차하면 쿠미코를 방패로 삼으면 되겠어. 아스카 선배는 왠지 쿠미코한테는 약하니까.' 나츠키도 다 생각이 있습니다.
'이렇게 아스카 선배와는 작별인가? 좀 아쉽네..'
갈등이 사라지고 평화가 왔습니다. 이제 아스카 선배에 대한 원망은 없습니다. 아스카와 쿠미코, 그 둘의 등을 떠밀어 주는게 지금의 나츠키 역할입니다.
그렇게 교토부와 간사이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그런데 대망의 전국대회를 앞두고 위기는 갑자기 다가왔습니다.
아스카 선배가 집안사정으로 부활동에 불참하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주위에는 선배가 퇴부한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습니다.
나츠키는 크게 동요합니다. 선배가 퇴부하면 유포니엄 연주자는 쿠미코 단 한명입니다. 안그래도 부족한 울림의 저음파트에서 유포늄 하나가 빠지는 것은 전국대회를 포기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아스카는 자신이 콩쿨에 나가지 못한다고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쿠미코와 함께라면 최소한 유포늄 파트는 전국 금상 수준입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부활동을 그만두고 학업에 전념하기를 원합니다. 그녀가 어머니의 뜻을 거역하는것은 불가능합니다.
안심하는 후배들. 아스카는 퇴부하기로 마음을 굳힙니다. 그러나 퇴부하기 전에 할 일이 있습니다.
"나츠키? 마치고 잠깐 보자."
아스카는 나츠키에게 다음 콩쿨에 참가하길 부탁할 심산입니다. 콩쿨 멤버로는 실력이 부족한 나츠키, 하지만 유포니엄 주자 한명으론 연주곡의 무게감이 현격히 낮아집니다. 다급한 아스카에게 믿을 것은 나츠키뿐입니다. '나츠키? 할 수 있겠니?'
제발 나츠키가 해줘야 합니다. 안 그러면 자신은 취주악부의 민폐 덩어리가 됩니다. 아스카는 비밀스럽게 나츠키에게만 자신이 더 이상 나오지 못할 거라 얘기해 줍니다.
"네. 할 수 있어요."
선배의 무표정한 얼굴을 본 나츠키는 부탁을 도저히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선배.. 저도 콩쿨에 나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이렇게 나가고 싶진 않았어요..'
부원들 몰래 선배의 파트를 노조미와 연습하는 나츠키. 아직 쿠미코에겐 이야기 할 수 없었습니다. 부부의 문제는 부부의 일, 아이까지 끼어들게 할 순 없습니다.
"쿠미코. 역시 나론 불안해?"
나츠키는 불안합니다. 열심히 연습하는 자신의 속은 아무도 몰라주고 부원들은 아스카 선배만 돌아오길 원합니다.
콩쿨에 나가고 싶은 나츠키가 아스카 선배를 복귀시키게 위해 쿠미코에게 부탁해야하는 아이러니.
선배의 본심이냐는 쿠미코의 이야기에 나츠키는 거짓말을 합니다. "응. 본심이야."
때론 선의의 거짓말도 필요합니다. 나츠키도 콩쿨에 나가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은 아직 실력부족. 아스카 선배와 자신을 저울질한다면 모두를 위해서 자신이 희생하는게 낫습니다. 쿠미코라면 자신의 거짓말을 이해해 줄 것입니다.
쿠미코는 아스카 선배에게 호통칩니다. "나츠키 선배가 자신의 감정을 숨기면서까지 눈물을 삼켜가면서까지 선배가 돌아오길 원하고 있어요. 그런대 댁은 뭐가 그리 잘났다고 멋진 척 하고 있어요?" "돌아오세요!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나츠키 선배 몫까지 열심히 불란 말이에요!"
민폐를 그렇게 혐오하던 자신이 민폐가 되었습니다. 내일 곧 죽을 듯 그렇게 비장하게 나츠키에게 이야기했는데 면목이 없습니다.
자신도 취주악부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아.. 아.. 나츠키 미안하구나. 내가 흥분해서 그만.."
아스카는 자신이 그렇게 싫어하는 엄마와 어느새 닮아있었습니다.
나츠키 머리끄덩이를 붙잡고 선배에게 도게자를 시켰던 것처럼 이제 자신이 나츠키에게 머리를 숙여야 합니다. 방법이 없습니다. 용서를 구할 수 밖에요.
고멘... 내가 좀 늦었어. 아스카는 그동안의 뻣뻣함을 던지고 부끄럽게 복귀합니다.
"미안.. 나츠키." 아스카는 나츠키에게 사과합니다. 그녀는 선배의 사과를 받아 줄까요?
"사과하지 마세요. 저 아스카 선배를 기다리고 있었으니까요."
쿨합니다. 나츠키는 자신이 퇴부하지 않게 붙잡아준 선배의 빚을 이렇게 갚습니다.
인생만사 새옹지마. 나츠키 고마워. 나중에 꼭 한자리 챙겨줄께..
오랜 연습 불참으로 감을 잃어버린 아스카. 그때 누군가가 아스카에게 생수를 권합니다.
3학년과 2학년 유포니엄 연주자들의 1대 1 만남입니다.
둘 간의 관계가 이렇게 가까웠던 적은 없었습니다. 꼴사나운 선배의 모습을 이해해 주는 나츠키.
빚을 서로 주고 받은 둘은 이제 믿고 의지합니다.
그렇게 돌아온 아스카는 마지막 전국대회에서 최고의 연주를 보여주고
나츠키는 조용히 응원합니다.
'나츠키. 고마워. 이 은혜는 꼭 갚을께. 어렵겠지만 너라면 할 수 있을거야.'
"선배 그거 최악이라구요. 못할지도 모른다구요."
선배의 추천으로 부부장이 된 나츠키.
아스카는 연주가로 부족한 나츠키가 3학년 때 큰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츠키라면 슬기롭게 헤쳐 나갈 것이라 믿습니다. 부부장 임명은 아스카 선배가 나츠키에게 해줄수 있는 마지막 선물입니다.
"오마에쨩. 난 정말로 운이 좋은 사람인가봐."
"꼭 가자. 전국에."
운이 왔을때 잡을 수 있는것도 능력입니다. 아스카 선배를 등에 업고 부부장이 되었지만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것은 나츠키 자신입니다.
나츠키는 콩쿨에서 당당히 연주하며 자신을 믿어준 아스카 선배의 믿음에 보답합니다.
"나츠키. 열심히 했구나."
서로에게 마음을 닫고 있었던 두 명의 유포니엄 연주자. 겉으로 보기엔 너무나 어울리지 않았던 두 명의 선후배.
오늘의 이야기는 기묘한 신뢰관계를 가졌던 아스카와 나츠키의 애틋한 모노가타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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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카와 나츠키 사이에도 작품에서는 그려지지 않은 많은 사연과 이야기가 있었겠네요! 나츠키의 부부장 추천은 역시 아스카? 한편으론 나츠키가 전국대회의 무대에 못서보고 은퇴한건 좀 많이 아쉽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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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코를 부장으로 추천한 것도 아스카, 나츠키를 부부장으로 추천한 사람도 아스카 입니다. 유코 견제가 1순위지만 나츠키의 성장도 예상한 인선으로 생각합니다. 나츠키는 은근히 인기가 많아서 이렇게 뜻을 다 이루지 못하고 퇴장하는것이 많이 아쉽네요. ㅜㅜ | 23.12.11 18:5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