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차
우르다네타 애비뉴(Avenida Urdaneta)
카라카스, 베네수엘라
플라자 라파엘 우르다네타(Plaza Rafael Urdaneta) 우측 골목에 숨어서
파비아노(Fabiano)는
왼손에 든 MAC-11 기관단총을 살펴보고 있었다.
카라카스 서부 바리오 중 하나인
바리오 엘 암파로(Barrio el Amparo) 출신인 파비아노는
뛰는 심장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그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기관총의 총열을 검지로 문지르며
며칠 전 밤을 떠올렸다.
15년 그의 인생에서 처음 찾아온
행운이 찾아온 그날 밤을.
며칠 전 밤.
카르텔의 지역 간부가
그의 허름한 방,
방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지만,
파비아노가 몸을 누이고 잠을 자는 공간에
파비아노를 찾아왔다.
“축하한다.
너도 이제 정식 조직원이 되었다.”
정식 조직원.
평생을 바리오에서 살아온
빈민가 15살 소년이 꿀 수 있는 유일한 꿈.
가장 현실적인 꿈.
정식 조직원이 되면
따로 직업을 가지지 않아도
조직에서 생활지원금이 나왔다.
지원금이라고 해도
파비아노의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기에는
아주 적은 돈이었지만
빈민가의 15살 소년은
몸 파는 것 이외에는
그만큼의 돈을 만질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아니,
경제위기가 찾아온
지금 시기에
몸을 팔아도
그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정식 조직원이 되면
지원금보다 더 중요한 것이 따라왔다.
조직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그의 큰 형도, 둘째 형도
그보다 어렸던 시절
어이없는 일로 죽음을 맞이했다.
바로 위의 형은
정식 조직원이 되기 바로 직전에서
별 것 아닌 시비로 촉발된 싸움에서 칼을 맞고 죽었다.
그런데
그가 정식조직원이 된다면,
카라카스 서부를 지배하는 카바예로 카르텔(Caballero Cartel)의
정식 조직원이 된다면,
이제 카르텔 조직원이 아닌 이상
아무도
그를 건드릴 수 없게 된다.
아니,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조직에 충성하고,
그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는다면,
직위가 계속 올라갈 것이고,
그에 따른
부와 명예를 얻게 될 것이다.
지금 자신에게 축하한다고
손을 내미는
지역 간부 시리오(Sirio)도
파비아노처럼 형은 죽고,
여동생은
몸을 파는 편모가정의 생계를 걱정하던 소년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그는
총을 가지고 있고,
독채로 된 집을 가지고 있고,
차를 가지고 있고,
그의 수발을 들어주는 수많은 똘마니와
그의 침대를 덥혀줄 여자들이 있다.
“파비.
아직도 네 형이 꿈에 나온다.”
파비아노의
지저분한 침대에 걸터앉은
시리오가
파비아노의 어깨에 팔을 걸치고 말했다.
시리오는
파비아노의 첫 번째 형과 친구사이였다고 했다.
7살이던
그의 첫 번째 형이
바리오에서 일어난 총격전을 피해
몸을 숙이고 있던 도중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에
복부를 맞고서,
병원은커녕
응급조치조차 받아보지 못하고
엄마의 품에 안겨 죽은 그날은
아주 오래 전 이야기였고,
그들이 친구로 있던 시간보다 3배나 되는 시간이 지나버렸다.
“나는 항상 너를 보면
네 형이 생각났다.
파비.
그 녀석의 동생은
나의 동생이라고 항상 생각했었다.”
파비아노는
시리오의 말에
울컥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한 번도 보지 못한
그의 큰 형이 살아 돌아온 것 같았다.
“파비. 어머니를 모셔야지.
그렇지?”
파비아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의 눈에 고인 눈물이
그 움직임에 따라 방울져 떨어졌다.
“파비.
네가 나의 과거이다.
그리고
내가 너의 미래이다.
나를 봐라. 파비.”
시리오가
양손으로 파비아노의 얼굴을 감싸고
고개를 들어 올려
자신의 눈을 바라보게 했다.
파비아노는
고개를 들어
자신의 미래를 바라봤다.
눈물 때문에
그가 흐리게 보였다.
팔을 들어 눈물을 닦아 내자
그의 미래가
웃음을 지으며
그를 자상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좋아. 파비.
내 사랑하는 동생.
정식 조직원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지?”
정식조직원이 되기 위해서는
돈, 인맥, 공적
이 셋 중
적어도 하나는 필요했다.
파비아노,
각각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7남매의 4남은
이 셋 중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다.
“내 사랑하는 동생을 위해
내가 힘을 썼다.
하지만
조직이 인정할만한 공적은 필요해.
그래서
너에게 쉬운,
아주 쉬운 임무를 주지.”
본문
[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8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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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 23.02.27 19:5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