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차
베네수엘라 주교좌성당(Panteon Nacional de Venezuela)
카라카스, 베네수엘라
수사복을 입은 한 남자가
연방 정부청사에서 1.23km 떨어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주교좌성당 종루에 엎드려 있었다.
그는
M2010 ESR(Enhanced Sniper Rifle)에 장착된
Nightforce ATACR 7-35X56 F1 조준경을 통해
연방 정부 청사 앞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4000달러 정도의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는
이 조준경은
1km가 넘어가는 거리도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괜찮은 성능을 보였다.
코드명 엘 프로페서.
이제는 본명으로 불리지 않는
전직 해병대 상사 출신 독립요원은
자신의 옛 모국이자,
이제는 의뢰인인 미국의 의뢰를 받아
레밍턴社에서 만든 저격 소총을 들고
나이트포스社의 스코프를 통해
연방 정부 청사 앞에 서 있는 그들을 보고 있었다.
당초 그들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예상했던 시간은
11시 전후였다.
그런데
생각보다 더 빠른 시간에 모습을 나타냈다.
몸을 지탱하고 있던 왼쪽 손목을 슬쩍 들어
시계를 살펴봤다.
11시까지는 약 14분이 남았다.
엘 프로페서는
지금 연방정부청사 앞에 서서
차량을 일렬로 늘어놓고서도 움직이지 않는 그들이 누구인지도 몰랐다.
그저 의뢰를 받은 대로
그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총알 한 발을
그들에게 날려서 인식시키면
그의 임무는 끝나는 것이었다.
미국,
한때 그의 조국이자,
이제는 의뢰인이 된 그 나라는
가끔 알 수 없는 일들을 시키고는 했다.
이번이 바로 그랬다.
저격을 하되
사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할 것.
위협을 하겠다는 건가?
경고를 하겠다는 이야길까?
처음 의뢰를 받고 나서
그는 잠시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
금방 머리를 저었다.
그런 것은 중요한게 아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그 의뢰가 가능한 것인가,
그리고
보수가 얼마인가 하는 부분이었다.
유효 사정거리 1200미터의 저격소총으로
1200m 밖의 목표를 저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엘 프로페서는 걱정하지 않았다.
그가 받은 의뢰는
누군가를 저격하는 것이 아니라, 저격하는 척 하는 것이었으니까.
M2010 ESR.
미 육군이 1988년부터 사용한 M24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한
미 육군 제식 저격소총이
그의 손에 들린 채로,
그의 발사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이 움직이면
.300 Winchester 탄을 개량한 MK.248 MOD.1이 1200m를 날아가
목표에 도달할 것이다.
그는 조준경의 십자선을
차량과 일직선으로 위치하도록 고정했다.
그리고
거리를 감안해
총구를 살짝 올려
하측 십자선 세 번째 칸에 정차되어 있는
군용 차량의 조수석 창문을 맞췄다.
총알이 발사되면
총알은 1초 조금 더 되는 시간 동안 자유 비행을 한 다음
중력에 의해서
약간 아래로 내려가 창문에 명중될 것이다.
그는 조준점을
조금 더 아래로 낮췄다.
창문이 가장 좋다.
방탄 처리된 군용 차량의 창문에 총알이 박힌다면
시각적으로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다.
그게 안 되면
문에다 탄두를 박아 넣는 것도 괜찮다.
두꺼운 철판에 박히는
.300 윈체스터 탄두의 충돌음은
경고를 하기에는 넘칠 정도로 충분하니까.
그저
총알이 차량 너머로 넘어가지만 않으면 된다.
혹여 사상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는 수만 발의 총알을 쏘았다.
패리스 아일랜드의 부트캠프에서부터,
마지막 전역 전
사세보 기지에서까지
그가 쏘아온 총알은 수만 발이 넘었다.
그 안에는
M24로 쏘아올린
수천 발의 저격용 총알이 있었고,
숨을 곳 하나 없는 황량인
이라크 중부에서
1.5km가 넘는 거리의 적 저격수 머리를 터트린
한 발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정도는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몇몇 사람들이
차량으로 몸을 움직이려 하고 있었다.
조금만 더 늦으면
그들이 출발할 것이다.
그 전에 경고를 해야 한다.
그는 천천히 숨을 멈추었다.
그리고
손가락에 살짝 힘을 주었다.
그는 방아쇠에 얹은 그의 검지에 부드럽게 힘을 주었다.
그리고
익숙한 반동이 그의 어깨를 밀어냈다.
반동 때문에 몸이 흔들리며
조준경 너머로 집중되어 있던 시신경이
잠시 흩어졌다.
그는 다시
조준경 너머로 눈의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곧 그가 노렸던 차량 조수석 창문에 총알이 명중하고,
탄착점을 중심으로 금이 가는 것이 보였다.
임무 완수였다.
언제나처럼 그가 원한 곳에 총알을 박아 넣었다.
그런데
그는 움직이지 못했다.
처음 계획한 것처럼 탄착점을 확인하고,
총을 챙겨, 가방에 넣고,
준비한 차량으로 이곳을 빠져나가기 위해 몸을 일으키는 대신,
그는
그 자리에 그대로 엎드린 채
눈을 조준경에 계속 고정하고 있었다.
그가 노린 군용 차량의 앞에 서 있던 리무진,
그 리무진의 뒷문을 잡고 있던
남자의 팔이 피분수를 뿌리며
어깨에서 떨어져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
그의 총알은
그가 원한 곳에 도달했다.
그리고 그와 목표를 잇는 일직선상에 위치하지 않은
한 남자의 팔이 날아갔다.
타앙
멀리서 들려오는 또 다른 격발음이
그제야
엘 프로페서의 귀에 들려왔다.
본문
[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77) [2]
추천 0 조회 158 댓글수 2
ID | 구분 | 제목 | 글쓴이 | 추천 | 조회 | 날짜 |
---|---|---|---|---|---|---|
118 | 전체공지 | 업데이트 내역 / 버튜버 방송 일정 | 8[RULIWEB] | 2023.08.08 | ||
30565905 | 잡담 | Xatra | 36 | 00:04 | ||
30565904 | 잡담 | 에단 헌트 | 1 | 520 | 00:02 | |
30565903 | 연재 | lee950626 | 16 | 00:01 | ||
30565902 | 잡담 | 에단 헌트 | 23 | 00:00 | ||
30565901 | 잡담 | 에단 헌트 | 23 | 2024.06.08 | ||
30565900 | 연재 | lee950626 | 23 | 2024.06.08 | ||
30565899 | 연재 | lee950626 | 23 | 2024.06.07 | ||
30565898 | 잡담 | 에단 헌트 | 1 | 728 | 2024.06.06 | |
30565897 | 연재 | lee950626 | 25 | 2024.06.06 | ||
30565896 | 잡담 | 페르샤D | 42 | 2024.06.05 | ||
30565895 | 연재 | lee950626 | 28 | 2024.06.05 | ||
30565894 | 잡담 | 에단 헌트 | 1 | 698 | 2024.06.05 | |
30565893 | 잡담 | 에단 헌트 | 1 | 740 | 2024.06.04 | |
30565892 | 연재 | lee950626 | 35 | 2024.06.04 | ||
30565891 | 잡담 | 에단 헌트 | 1 | 855 | 2024.06.03 | |
30565890 | 연재 | lee950626 | 35 | 2024.06.03 | ||
30565889 | 연재 | 에단 헌트 | 62 | 2024.06.02 | ||
30565888 | 연재 | 에단 헌트 | 43 | 2024.06.02 | ||
30565887 | 연재 | 에단 헌트 | 46 | 2024.06.02 | ||
30565886 | 연재 | lee950626 | 31 | 2024.06.02 | ||
30565885 | 연재 | Xatra | 58 | 2024.06.01 | ||
30565884 | 연재 | 에단 헌트 | 1 | 896 | 2024.06.01 | |
30565883 | 연재 | lee950626 | 34 | 2024.06.01 | ||
30565882 | 연재 | lee950626 | 44 | 2024.05.31 | ||
30565881 | 연재 | 에단 헌트 | 1 | 1115 | 2024.05.31 | |
30565880 | 연재 | 에단 헌트 | 8249 | 2024.05.30 | ||
30565879 | 연재 | 에단 헌트 | 1 | 899 | 2024.05.30 | |
30565878 | 연재 | lee950626 | 32 | 2024.05.30 |
(IP보기클릭)211.209.***.***
(IP보기클릭)203.210.***.***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 23.02.21 23:4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