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차
JW 매리어트 카라카스
카라카스 베네수엘라
준비를 마친 잇토키는
아침식사를 마치고
8시 30분이 되기 조금 전
먼저 호텔 로비로 내려와 있었다.
그는 로비 소파에 앉아서
로비를 오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었다.
여느 5성급 호텔 로비와 다름없이
이곳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잇토키는 이질적인 모습이라고 느꼈다.
로비를 오가는 투숙객들의 얼굴에서 드러나는 우려,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의
친절함 속에 숨겨진 경계심,
그리고
호텔 측 무장경비원과
카라카스 방위군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이
은은한 클래식 음악과 뒤섞여
이질적인 공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잇토키는 생각을 전환했다.
샤워를 하고 나서도 남아있던 찝찝했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미국은 왜 그를 이곳에 보낸 것일까?
일주일의 시간 동안
그들이 자신에게 원한 것은 단순한 경호만일까?
일주일의 기간이
3일로 줄어든 것을 그들도 예상했을까?
그들이 계획한 것은 아니었을까?
차라리
이라크나, 시리아로 보냈다면,
그랬다면
이해하기 쉬웠을 것이다.
미국이
본인의 비범한 신체능력을 눈치 채고,
그 능력에 대한
확신을 얻기 위해서
그를 전장의 한가운데로 보냈다면
잇토키로서는
그들의 의도를
훨씬 빠르고 쉽게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이곳에?
정말 그레이스 박사의 경호만을 위해서?
그걸 단순히 믿을 정도로
잇토키는 바보가 아니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미스터 스즈키.”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데,
젊은 여자의 목소리가 그의 상념을 깨웠다.
잇토키는 고개를 들어
목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단정한 바지 정장을 갖춰 입은
앤 챔버가 서 있었다.
“좋은 아침이군요. 미스 챔버.”
잇토키가 그녀에게 인사했다.
실질적으로
이번 작전에
국무부의 옵서버 역할을 맡고 있는
앤 챔버는
그에게 살짝 고개를 숙인 후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았다.
약간의 어색함이
두 사람 사이에 흘렀다.
잇토키는
앤 챔버가 눈치채지 못하게
그녀를 살폈다.
잇토키는
그녀가 국무부의 옵서버임을 알고 있었다.
처음 작전을 맡을 때,
CIA로부터 설명을 들을 때,
대학생 같은 그녀가
국무부의 옵서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이미 언질을 받았다.
그런데
그녀의 모습은
전혀 정부 측 사람 같아 보이지 않았다.
청바지에 가벼운 티셔츠 차림이었던
첫 만남 때의 모습 때문인지,
아니면,
아직은 대학생처럼 보이는
그녀의 동안 때문인지,
그녀는 그렇게 중요한 인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사실
지금 일본의 중학교 교복
그것도
목까지 올라오는
구식 검은 색 교복차림의
자신도
그녀와 마찬가지겠지만
장관을 만나기 위해
정장을 갖춰 입은 지금의 모습도
그렇게 중요한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레이스 박사,
아고스토 이사, 잇토키
그리고
그녀의 이 4명의 일행 중
지금 이곳에 가장 어울리지 않는 사람은
앤 챔버,
그녀인 것 같았다.
“아침은 드셨어요?”
어색함을 깨고
앤 챔버가
사쿠라바 잇토키에게 말을 건넸다.
“먹었습니다.
챔버 양도 아침 식사 하셨나요?”
잇토키가 물었다.
“아니요... 저는....”
앤 챔버가 말끝을 흐렸다.
“어제 박사님과 말씀을 나누셨습니까?”
잇토키의 말에
앤 챔버의 몸이 움찔했다.
“......네.”
잇토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앤 챔버는
어제 차관이 보여준 사진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레이스 박사가 설명을 했을 것이다.
(그녀도.... 알아야겠죠.)
잇토키는 그렇게 말하고
앤 챔버의 방을 노크하는
그레이스 박사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녀가
사진에 대해서 자세하게 말했을까?
“아고스토.... 이사님께서....”
앤 챔버가 말했다.
아고스토가?
그레이스 박사가 아니라?
“아침에
아고스토 이사님께서....
사진에 대해서..... 말씀해.....”
“아침에요?”
한규호가 물었다.
“이사님께서.... 아침에.... 제 방에 노크를....”
잇토키는
어떤 상황인지 알 것 같았다.
그레이스 박사는
최대한 말을 조심해서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른 아침에
그녀의 방을 노크한 아고스토는
최대한 적나라하게,
아니,
어쩌면 과장을 섞어서
사진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을 것이다.
잇토키에게는
그들의 속내가 뻔하게 보였다.
어떻게든
이번 방문에서 성과를 내고 싶은
그레이스 박사는
최대한 순화해서.
20대 아가씨가
고통스러워 하는 얼굴을 보고 싶은
아고스토는
최대한 과장해서
같은 상황을 설명했을 것이다.
둘 다 앤 챔버
그녀를 위한
선의의 발로로 그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저 그들 자신의
입장, 이익, 욕망이 투영됐을 뿐.
잇토키는 생각했다.
각자 속셈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그룹을 이루고 있다고.
사쿠라바 잇토키, 그 자신을 포함해서.
본문
[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73) [2]
추천 0 조회 165 댓글수 2
ID | 구분 | 제목 | 글쓴이 | 추천 | 조회 | 날짜 |
---|---|---|---|---|---|---|
118 | 전체공지 | 업데이트 내역 / 버튜버 방송 일정 | 8[RULIWEB] | 2023.08.08 | ||
30565860 | 잡담 | 에단 헌트 | 44 | 00:01 | ||
30565859 | 연재 | lee950626 | 20 | 00:00 | ||
30565858 | 연재 | 페르샤D | 33 | 2024.05.22 | ||
30565857 | 잡담 | 에단 헌트 | 40 | 2024.05.22 | ||
30565856 | 연재 | lee950626 | 119 | 2024.05.22 | ||
30565855 | 잡담 | 에단 헌트 | 49 | 2024.05.21 | ||
30565854 | 연재 | lee950626 | 33 | 2024.05.21 | ||
30565853 | 잡담 | 에단 헌트 | 62 | 2024.05.20 | ||
30565852 | 연재 | lee950626 | 30 | 2024.05.20 | ||
30565851 | 잡담 | 에단 헌트 | 62 | 2024.05.19 | ||
30565850 | 연재 | lee950626 | 42 | 2024.05.19 | ||
30565849 | 잡담 | 에단 헌트 | 58 | 2024.05.18 | ||
30565848 | 연재 | lee950626 | 45 | 2024.05.18 | ||
30565847 | 잡담 | 에단 헌트 | 94 | 2024.05.17 | ||
30565846 | 연재 | lee950626 | 40 | 2024.05.17 | ||
30565845 | 잡담 | 에단 헌트 | 75 | 2024.05.16 | ||
30565844 | 연재 | lee950626 | 51 | 2024.05.16 | ||
30565843 | 연재 | 페르샤D | 68 | 2024.05.15 | ||
30565842 | 연재 | lee950626 | 60 | 2024.05.15 | ||
30565841 | 연재 | lee950626 | 62 | 2024.05.13 | ||
30565840 | 연재 | lee950626 | 57 | 2024.05.13 | ||
30565839 | 연재 | Xatra | 82 | 2024.05.12 | ||
30565838 | 연재 | lee950626 | 70 | 2024.05.12 | ||
30565837 | 연재 | 우주여행가 | 79 | 2024.05.11 | ||
30565836 | 연재 | lee950626 | 46 | 2024.05.11 | ||
30565835 | 연재 | lee950626 | 66 | 2024.05.10 | ||
30565834 | 연재 | lee950626 | 68 | 2024.05.09 | ||
30565833 | 연재 | 페르샤D | 58 | 2024.05.08 |
(IP보기클릭)211.209.***.***
(IP보기클릭)203.210.***.***
이제부터 진짜 테크노 스릴러 식의 첩보전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사실 명탐정 코난 극장판이 한국에 개봉되기 전까지 이 소설이 이어질수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 23.02.18 21:1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