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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삐-삐-삐-삐-
분명어제 컨테이너 속 인원들의 손목시계를 다 수거해서 알람을 꺼두었을 텐데,오늘도 어김없이 6시에 알람이 울렸다.조금 흩어지기 시작했던좀비들은 그소리에 다시금 컨테이너를 공격하기 시작했다.컨테이너의 시원한 철제벽에기대어 잠이든 불침번은 창문 틈새로 얼굴을 밀어넣은 좀비로 인해 물리고 말았다. 비명을지르자 모든 인원들이 깨어났고, 곧이어 상황을 파악하였다. 중대장은 도끼를 집어 몇번이고 내리 찍었고, 이후 주위를 둘러보자 온통 피로 물들어 있었다.
몇시간이지나자 다시금 더위가 찾아왔다. 더위는 시체의 부패를 진행시켜 컨테이너 안이 파리로들끓게 만들었다. 3명의 시체를 밖으로 빼내고 싶었지만, 안전하게 빼낼 장소는 컨테이너 상단의 문 뿐이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문이 사람한명 겨우 빼낼 정도로 작았고, 사람을 빼내기에는 체력소모가 너무 컸고, 절단해서 빼낸다 쳐도 피가 너무 많이 튀기는 것과 소리가 문제였다. 그렇기에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파리를 쫓아보는 것이었지만, 아무리 손으로 쫓아내거나 죽여본들 구더기는 이미 시체 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애앵~~~~~~~~~~. 휘익. 애애앵~~~휙휙. ㅐ애애애애애앵애앵앵.애앵애앵ㅇ 애앵~ 휙.애애애앵 휙~휙~휙~. 애애애애애애앵 휙~.애앵~… 휙,휙, 휙,휙, 휙,휙, 휙,휙, 휙,휙. 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앵. 애앵. 애애애앵.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앵. 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앵애애애앵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ㅐ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ㅐ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ㅐ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
“이 씨이이이잉발. 으아앙아아아앙앙아아아아아아아아앙아아악 개새끼들아!!!!!”
몇마리인지알 수 없는 파리와 모기는 C부팀장의 귓가에서 쉴새없이 날개짓을 하였고,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C부팀장은 단검을 이리저리휘두리며 괴성을 질러댔다. 말릴려고 시도하다가 여러명의 인원이 부상을 당했고, 좀비들의 시선을 더욱 끌게되었다. 중대장이 C부팀장 머리를 도끼 등으로 내리치고서야 조용해졌다.
‘텅~’ 진정이 채 되기도 전에 도착한 식량 소리에 모두가 흥분하며 고기를 분배했다. 모두가 게눈 감추듯 고기를 소진했다. 고기가 덜 익은것이 많은 것 같았지만 그들에게는 이미 알 바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들의 시선은 아침에 좀비로 변하기 전에 죽어 신선한 인원과 현재 기절한 C팀장에게로 향했다.
‘….먹을 수 있지 않을까? 너무 배고픈데 괜찮지 않을까? 앞으로도식량이 올까?’ 그들의 대부분은 너무 배고픈 나머지 식량을 다 먹고도다른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침 넘기는 소리만이 컨테이너를 채웠지만 차마 실행에옮기지는 않았다.
“…..생으로도 먹어도 되나 보네~”
식량을주고 1시간 동안 창의 좁은 틈을 통해 관찰한 이태린은모두들 별다른 변이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후에3층짜리 구조물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묶어둔 매듭을 풀고 할아버지와 C팀장의 목줄을 허리띠에 연결하고 쇼핑몰로 향했다. 아까 광장으로 향할때 실험해본 바로는 태린 주변의 할아버지와 C팀장으로 인해 태린의 냄새를 잘 맡지 못했다. 좀비들은 움직임으로도 사람을 확인하는 것 같았지만 가까이 다가왔을때만 좀비의 행동을따라하면 그리 위험한 상황에 처하지는 않았다.때문에 쇼핑몰까지도 상당히편하게 올 수 있었다.
쇼핑몰에들어서서 이하연이 있는 쪽으로 가보니 네모난 지퍼팩이 떨어져 있었다.
“뭐야?”
이태린은그것을 집고, 이하연 옆에 앉았다.
“……..메스…. 제발 죽기전에 한번만 하게 해줘. 제발요.”
하연은최대한 공손해보이려는 듯이 올라가지 않는 입꼬리를 억지로 올려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아마남은 팔을 어떻게든 사용하여 마약을 꺼냈으나 결국 목을 움직일 수 없어서 바닥에 떨어뜨린체 뭘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안돼. 압수야~~.자연스럽게 엔돌핀 나올텐데뭐하러 써?”
그러면서이태린은 이하연을 수색하여 많은 양의 봉투를 찾을 수 있었다.종류도 다양했다. 이하연에게 각각 어떤 것인지 물었다. 대마,메스, LSD 등등이 있었다.
“재벌들은 다 약하냐? 무슨 종류별로 다 있네”
태린은할아버지의 딸도 거꾸로 메단 후에 피를 뽑기 시작했다.점성이 대단해서 1리터 페트병을 채우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리고 페트병과 단도를 들고 A팀장과이하연 앞으로 다시 돌아간 후 각각 큰 테이블에 대자로 포박하였다.
“근데 하연아, 너 왜 그렇게 날 싫어했었냐? 군대에서부터?“
하연의계속된 적의가 항상 궁금했던 이태린은 이하연에게 처음으로 그것에 대해 질문을 하였다.
“….그냥. 얘기에 잘 끼지도 않고, 무리에도잘 안껴서 성가셨어… 혼자 도덕적인척 행동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들었고“
“아아~. 어째 내가 생각한 그대로냐? 김새네”
흥미가죽었는지 이태린 단도로 하연의 정수리를 조금 째고,할아버지 딸의 피를 한두방을흘려넣었다. 이하연이 소리지르면 몸부림을 치자 재빨리 재갈을물렸다.
“A팀장한테도 물어볼거 있어요. 왜 저 죽이려고 했어요? 그래도저희 둘은 꽤나 친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그냥..주변에서 다 하자고 하니까… 그게 맞는줄 알고…”
A팀장은 어떻게든 울음을 참으며 말을 하려했지만 쉽지않았다.
“하아……. 그래요 뭐.그럴 수 있죠. 다음에는 잘 해요?”
태린은 A팀장에게는 재갈을 먼저 물린 후에 단도로 정수리에 상처를 낸 뒤 좀비 피를 흘려보냈다. 20분정도 지나자 둘 모두 좀비로 변하였다.
이후에장기를 제거하고, 뱃가죽에 지퍼를 달았다. 그리고 모든 배낭에서 필요한 물품을 꺼내고, 쇼핑몰에서 물과 식량을 모았다. 좀비로변한 5마리 모두에게 앞뒤로 백팩을 매게 하니까 모은 물품과식량을 꽤나 많이 담을 수 있었다. 좀비들은 셔터 앞에 모아서 묶어 둔 뒤에 김여진과할아버지 딸을 토막내기 시작했다. 김여진은 다리와 팔을 대략 10cm 간격으로 자른뒤에 손목시계를 묶어두었고, 할아버지의 딸은 저번과 똑같이 후라이팬에 구워내었다. 둘다 각각 비닐 봉투에 담아 냄새가 빠져나가지 않게 꽉 묶어 배낭에 넣었다.
그리고이태린은 잘려진 할아버지 딸의 머리를 들고 광장으로 향했다.
‘~텅’ 이제는 거의 반사적으로 반응하여서 상당히 빨리컨테이너 속으로 고기를 내려놓았다. 모두 숨 쉴틈도 없이 고기를 흡입하였고, 아까 기절해서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한 C부팀장은 더욱 게걸스럽게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모두가 식사를 마치자 그제서야 편지가 보였다.
“광장 주변 좀비들도 많이 줄어서 많아도 200여마리 입니다.때문에 오늘 1시경에 탈출을 시도하면 될 것 같습니다. 12시40분 부터 서쪽으로 유인을시작하면 대략 1시쯤에는 광장에 좀비가 많이 사라질 것이니 그때부터쇼핑몰 쪽으로 뛰어가면 됩니다. ”
편지내용을 중대장이 조용한 목소리로 읽어주자 그들의 입가에는 비로소 미소가 찾아왔다. 서로부등켜안으며 기뻐하는 이들도 있었다.
현재시간은 12시 20분으로 태린은 빠르게 광장을 빠져나가 서쪽 끝으로 향했다. 그리고 끝에서 부터 광장쪽으로 토막낸 김여진의 사지에 묶인 손목시계의 알람을 맞추며내려놓았다. 광장 주변에 도착했을때는 12시35분 이었고, 이미 좀비들은 김여진의 피냄새에 반응하고 있었다. 40분이 되기 전 이태린은 3층짜리구조물 위로 몸을 피신 시켰고, 40분이 되자 광장에서 서쪽으로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다. 43분이 되자 더 먼 서쪽에서 알람이 울렸고, 46분이 되자 그보다 더 먼 서쪽에서 알람이 울렸다. 좀비들은 계속해서 서쪽으로 움직였고, 12시56분정도가 되자 컨테이너주변 좀비는 약 13마리 정도만 남아있었다. 이태린은57분이 되었을때 비닐봉투에 담은 할아버지 딸의 머리를 컨테이너 위로 던졌다. 컨네이너 속 몇몇 인원들은 무의식적으로 비닐봉투를 컨네이너 속으로 들여와 열어보았고, 비명을 지르지 않기 위해 입을 막았다. 그리고 중대장은 눈물을 보이며 머리를 들어 신원을 확인하였다.
컨테이너속 인원들 모두가 이 사실을 채 알기도 전에1시가 되었고, 문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인원 두명은 발로 차며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그들이 본 것은 후드를 뒤집어 쓴채로 좀비들을 도륙내고 있는 사람이였다. 그 사람을 이하연이라고 생각한 이들은 그를 도와 좀비들을 죽였다. 모든 좀비들을 처리하고 포옹을 나누려 다가섰을 때 그들은 그가 이하연이 아니라는 것을알 수 있었다.
“오랜만이에요”
인사를마친 이태린은 그들이 미처 도망치기 전에 도끼질을 하며 죽이기 시작했다.처음 마주친 사람의 얼굴을십수번의 도끼질로 넝마로 만들며 웃었다. 그런 태린을 보며 대부분의 이들은 몸이 얼어움직일수도 없었다.
어떻게든정신을 차린 그들은 다 같이 이태린을 죽이려고 했지만,더위와 배고픔으로 지쳐 있던그들은 대항 할 수 없었다. 활을 쏘려 하던 이조차 너무 힘이 빠졌기에 이태린이화살을 잡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 화살은 활을 쏘려 했던 이의 이마에이태린이 꽂아넣었다.
이태린은너무나 즐거웠다. 자신을 배신한 이들을 죽이는 것이. 자신에게 적의를 나타낸 이들을 죽이는 것이. 자신의 선을 넘은 이들을 죽이는 것이.
자신에게죽임을 당하는 이들의 마지막 표정은 이태린에게 더할나위 없는 활력제였다.얼마 전까지 가식으로 뒤덮였던이들이 마지막에 와서 자신에게 진짜 표정을 보이는 다는 것이,너무 재미있었다.
성실하게도끼질을 해대니 그만큼의 시체가 쌓였다.
대부분처리한 후에 컨테이너를 보니 3명의 시체와 1명의 사람이 있었다.그녀는 무리에서 가장 어린인물로 할아버지의 손녀인 차태신이었다. 그녀는 활을 태린에게 조준하며 울음을 터트릴듯한표정으로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이내 활을 내려놓았다.
“그래 뭐…. 여기서 애새끼는 너 하나뿐이었고, 넌달라질 수 있겠지. 그래도 내 눈에 띠지는 마라. 네 할아버지,엄마가 너한테 했던 짓이잊혀지지 않듯이, 네가 나한테 한짓도 잊혀지지 않아.”
말을마친 이태린은 시체들을 확인하며 무기를 챙겼다.그러다가 멍하니 있던 차태신이말을 건넸다.
“중대장하고 C부팀장,아까 실컷 도끼질할 때 동쪽통로로 도망갔어.”
아차하며동쪽 통로를 바라보았지만 못내 쫓아 가기가 귀찮아져서 혀를 차며 무기 수색을 마쳤다. 그리고활과 화살, 칼 몇자루를 컨테이너 안에 던져 넣고는 광장에서가까운 서쪽 셔터를 닫고는 쇼핑몰로 쪽으로 향했다.
쇼핑몰도착전에 프라모델 샵을 들러 신나를, 편의점을 들러 에프킬라와 지포 라이터 기름을 챙겼다. 쇼핑몰에 도착한 후에는 다시한번 재정비를 하고, 좀비5명(할아버지,A팀장, 이하연,C팀장, 박혜진)의 목줄을 자신의 허리춤 뒤에 묶었다. 마지막으로 엄마의 유골을 담아둔 유리병을 옷으로 감싸 메고 있던 힙색에 넣었다.
“자~ 이제 갑시다~”
아까전에내려두었던 서쪽 셔터로 향했다. 가까이 갈수록 셔터가 덜컹이는 소리와 좀비의비명소리가 들렸다. 태린의 예상대로 태린이 뿌려두었던 살코기를 모두 삼킨좀비 무리는 셔터 때문에 갇혀서 서쪽에서 꼼짝 못하고 있었다.더욱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좀비들이 흔들어 대는 탓에 셔터가 조금씩 파괴되고 있었다.
“역시 챙겨오길 잘했네”
태린은가방에서 에프킬라를 꺼내 셔터 맞은편 좀비들에게 뿌려댔다.또 몇개의 에프킬라는 칼로여러군데 구멍을 낸 후에 셔터 사이로 던져 놓았다.마지막으로 신나를 꺼내좀비들에게 들이부은 후 불을 붙였다. 불은 잘 붙었고, 모여있는 좀비들에게 천천히 퍼져나갔다.
“옛날에 엄마가 사골국 끓이다가 태워먹으면 엄청 이상한냄새 났거든? 약간 비누 태운것 같은 화학적인 냄새. 그때는 사람도 타면 그런 냄새 날 줄 알았는데 약간 다르네?”
공간을자욱하게 메운 연기속에서 태린이 말했지만 답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자알 탄다~. 이런게 불멍인가?”
멀티플랙스안에는 식량이 상당히 많았고, 좀비를 막을만한 셔터도 구획마다 있었기에 장기간살기에는 더할나위 없는 장소였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 때문에 사람들 또한 초반에 많이모여들었고, 그 사이에 좀비가 끼어있었는지 그 많은 사람들은대부분이 좀비가 되었다.
그렇기에지금 멀티플랙스 내의 좀비를 많이 처리해 둔다면 훗날 이곳을 찾아올 생존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태린은 생각했다. 무엇보다 그냥 좀비가 불에 타는 것을 보고 싶기도 했다.
그렇게불 붙은 좀비들을 한참을 쳐다보다 밖으로 나갔다.밖으로 나오니 강한 햇살이태린을 비췄다.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위에는 아지랑이가 피어올랐고, 시체들과 망가진 차량들이 즐비했다.
태린은모자를 꺼내 박혜진에게 씌어준 후, 모자 1개를 더 꺼내 자신이 썼다. 온몸에묻은 피는 햇빛으로 인해 말라가며 더욱 끈적해졌다.태린은 멀티플랙스를 나서기전에 샤워를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도로 표지판을 찾았다.
“아! 저깄네,동부간선도로”
아직태린의 엄마가 살아있었을 때, 태린은 엄마와 함께 동부간선도로를 통해 농막으로향했었다. 몇번이고 지나왔기에 눈에 익숙하고, 그렇기에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한 태린은 동부간선도로 옆 하천에 있는 산챌로를 통해이동하기로 결정했다. 좀비 사태 발발 이후 수도권 주변 대부분의 도로는수많은 차량으로 꽉 막혔기 때문에 자동차를 타고 도로를 이용하기는 힘들었다.
동부간선도로를 향하던 중 몇몇 좀비를 보긴 했지만 데리고 다니는 5명의 좀비 덕분인지 이태린에게 달려들지 않았다.
중간에 주유소를 발견한 태린은 챙겨온 김장봉투에 휘발유를 넣고, 다시 여러 겹의 김장봉투로 감쌌다. 그리고 2개 봉투에 담은 휘발유를 각각 할아버지와 C팀장의 복부에 집어넣었다.
“주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