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 잠입한 이후
로건은
혼자 움직였다.
쿠바라면
많이 와봤다.
굳이 길잡이를 대동할 필요는 없었다.
중개업자라고 해도
어차피
다들 경쟁자니까.
신이치라면 모를까
로건의 명성만으론
정보유출을 완전히 차단할 순 없다.
그렇다면
혼자 움직이는 쪽이 효율적이다.
‘ 쿠바도 핵무기를 가졌다.’
미국과 강대국들은
쉬쉬하지만
핵무기를 가진 나라는 꽤 많았다.
여기서 말하는 건
자체핵무장이 아니라
그냥
핵무기를 가졌다는 것이다.
냉전붕괴 이후 분열되는 소비에트연방의 새로운 권력자는
핵무기통제권을 쥔 자였다.
마찬가지로
러시아에서 실권이란
핵미사일발사코드를 뜻했다.
오늘날
무자비한 권력먹이사슬은
핵무기통제권에 달렸다.
공공연한 사실인데
다들 핵무장에 관심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만 콕 찍어
비난받는 건
그들이
핵개발을 협상카드로 이용한다는 점 때문이다.
냉전 때야
소련을 이유로 건드릴 수 없었지만
21세기 들어서도
미국이 쿠바를 놔둔 건
여전히
빨갱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리적으로만 봐도 눈엣가시인 쿠바를 점령해
성조기를 꽂는 건
미군에겐 솔직히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
왜 기습하지 않았을까?
당연하다.
핵무장국가니까.
미국이 정말 카스트로를 죽이지 못했으리라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떤 거래가 오갔는지는
당사자만 알겠지만
확실한 건
쿠바는
소련과 미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아주 잘했다는 사실이다.
“ 로건.”
이름 모를 빈민가 입구에서
후드를 눌러쓴 몇몇 이들이
로건을 반갑게 맞이했다.
“ 놈들이 깡패들을 불러들였습니다.”
“ 깡패?”
“ 네.
돈만 쥐어주면
뭐든 할 쓰레기들이죠.
실력은 형편없지만
쪽수는 됩니다.”
누가 누굴 욕하는 건지,
속으로
헛웃음이 나왔다.
어쨌든
협력자를 비웃을 순 없으니
무표정으로 넘겼다.
“ 저기,
저 건물입니다.
1층부터 4층까지는
떠돌이들이고
5층부터 7층까진
양아치들입니다.”
“ 목표는?”
“ 8층입니다.
모두 아홉이고
여섯 시간 전에
보급품을 수령했습니다.
권총과 자동소총 위주의
경무장입니다.”
자동소총이 있는데
그걸
경무장이라고 볼 수 있나?
‘ 쿠바에선 그런가보지.’
로건은
한손으로 잡기에도 두툼한 돈뭉치를 건넸다.
두께를 보건대
족히 5만 US달러는 넘었다.
후드 사내들은
돈뭉치를 받아들곤
누가 볼까
부리나케 사라졌다.
로건은
픽업트럭에서 내려
마지막 짐을 내렸다.
기계소리를 내며
짐칸에서 내린 건
아직
미군에서 연구 중이라는
일종의 짐봇이었다.
개를 닮은
이 분대전투지원로봇은
약 500kg의 무기를 싣고
이동할 수 있었다.
로건의 검은 전투복에
하나하나 결합되는
두툼한 외장갑은
최신기술이 적용된
전신방탄복이다.
마치
게임 속에나 나올 법한
미래전투복을 보는 것 같다.
느닷없이 등장한 픽업트럭에
눈을 떼지 못하던
주민들은
로건이
무식한 미니건을 들어 올리자
화들짝 놀라 도망쳤다.
로건 (모리 코고로) 은
숨어들 생각이 없었다.
‘ 전쟁을 원해?’
그럼 전쟁을 하자고.
이이이잉-
모터 회전음에
미니건의 총구에서 탄자의 비를 쏟아냈다.
마약 살 돈을 얻으려고
2차 세계대전에서 쓰던 옛날 권총을 손에 들었던
떠돌이들은
몰아치는 폭풍을 피하지 못했다.
로비와 벽면을
아예 벌집을 만들어버렸다.
콘크리트고 철근이고 뭐고
다 먼지로 화해 흩어졌다.
탄자의 비에 휩쓸린 시체가
어떻게 될 것 같나?
사람이 실시간으로 분해되는 모습은
무섭도록 아름다웠다.
로건은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다.
‘ 이것도 보스
아니
그 소년을 닮아가는 걸까?’
이상하면 일단 쏘고 봐라.
신이치는
무엇을
친절하게 가르쳐주거나
설명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위이잉-
모터 회전음이 멈췄다.
2천 발에 달하는 미니건의 총알이
바닥을 드러낸 것이다.
짐봇에 올려둔
급탄가방을 등에 매고
경기관총을 손에 쥐어
장전손잡이를 당겼다.
철컥-
노리쇠가 걸리는 소리는
언제나
나를 흥분시킨다.
로건 (모리 코고로) 의 똘마니들이
연애고자인 이유는
어쩌면
총을 애인보다 더 사랑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놈은
쏘지 않았다.
승강기 없이
8층까지 계단을 오르는 것도
힘든 일이다.
공포에 질린 놈이
둔기를 휘두르며 달려오자
로건은
지체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타타탕- 탕-
급탄가방에 든
700발의 총알을 쏟아내는데 걸린 시간은
로건이
6층 계단을
다 오른 시간과 같다.
경기관총과 급탄가방을
벗어던졌다.
아마
픽업트럭은
진즉에 훔쳐갔을 테고
짐봇과 미니건도 분해돼 사라지는데
10분도 길다.
경기관총과 급탄가방은?
역시 없어지는데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다.
로건은
어지간한 람보르기니 한 대 가격에 맞먹는
전신방탄복도 벗어버렸다.
대부분
부품으로 만들어져
입고 벗는 게 어렵지 않은 명품이다.
쿠도 신이치의 직속용병부대가 강력한 건
실력도 실력이지만
온몸을
돈으로 도배한 덕분이다.
오래된 무기가 좋을까?
새 무기가 좋을까?
둘 다 틀렸다.
비싼 무기가
제일 좋다.
물론
훈련이
그냥 사격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총도 다 같은 총이 아니니
숙련도라는 게 필요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화장품도
다 같은 화장품이 아닌 것과
비슷했다.
총도
자기한테 맞는 총이 있는 것이다.
로건은
작은누나 로잘린처럼
산탄총을 좋아했다.
전장에서 쓰기는 그렇지만
산탄총은
다른 총에는 없는 손맛이 있었다.
펑-
바로 지금처럼.
가죽이 터지는 굉음과 함께
사람이 날아갔다.
12게이지의 파괴력은
성인 한 사람쯤
간단히 날려버릴 수 있다.
그렇다고
뭐 현실성 없이
수 미터를 날아가는 건 아니었다.
(IP보기클릭)222.237.***.***
(IP보기클릭)203.210.***.***
원작의 경찰들이 이 모습을 보면 아마도..... 땅이라도 파고 당장 숨을 지도...... 터미네이터를 상대로 자존심을 내세웠으니..... 사실 영화 터미네이터 1 에서도 터미네이터 혼자서 한 지역의 경찰서를 혼자서 쓸어버리고 그 곳에 있는 경찰들 전원을 다 도륙하는 그 상황을 참고한다면...... | 22.09.06 23:2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