빤다
빤다는 구강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성인을 위한 낱말
다. 하지만 모두가 빤다. 때때로 그것은 짜다와 이음동의어
이다. 저를 탓하지 마십시오. 저는 그 행위에 열중했을 뿐
입니다.* 사실, 빨지 않고 우리가 어떻게 존재한단 말인가.
입가에 붉은 피를 묻히고 귀가 하더라도, 아침이면 순백색
의 셔츠를 입고 가족에게 손을 흔들어 줄 것이다. 깨끗하
고 단정한 사람일수록 노련하게 더 빤다. 친구와 가족과 국
가가 응원한다. 그런 위인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모두 빤다.
등골은 부모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하나쯤 있고, 텅 비지 않도록 유지해야 하는 것. 꿀벌의 발
을 빨고 있는 꽃들을 보라. 빨아들이고 퉤, 뱉는 사건은 우
리 존재의 미학. 낮은 곳으로 떨어지는 위치 에너지를 가늠
하고 현재를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열심히 아주 잘 빤
다면, 꽃다운 청춘과 바닥난 비자금도 돌이킬 수 있다. 방
망이를 들든 빨대를 꽂든, 때로는 은밀하게. 어찌되었건 성
숙한 성인이 되기 위한 낱말, 빤다
고로 존재한다.
* 김언의「판다」에서
써칭 포 캔디맨
송기영, 민음의 시 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