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미연시 워크샵 게임 리뷰입니다😎
최근 따뜻하고 잔잔한 분위기의 비주얼 노블 '소원은 뭐든 이루어지나요?'를 플레이해보았다.
극적인 전개보다는 서정적인 스토리와 감성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플레이하는 내내 한 편의 짧은 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신비한 정원과 소녀의 방문
이야기의 무대는 주인공이 운영하는 화원 '쥬리안'이다.
이곳은 주변 대학에서 '소원을 이루어주는 정원'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런 능력을 지니고 있지 않다.
대신, 이곳의 꽃들은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감정을 극대화하는 신비로운 효과를 가지고 있다.
어느 날, 누구나 들어올 수 없는 이 화원에 백소은이라는 대학생이 찾아온다.
그녀는 "소원은 뭐든 이루어지나요?"라는 질문을 던지지만, 주인공은 이에 대해 "불법 침입입니다"라며 무심하게 대답한다.
그 소원을 이뤄줄 수는 없지만, 손님에게 위로가 되는 꽃을 권하며 화원에서 가장 비싼 꽃인 '쥬리안'을 추천한다.
한 송이에 75만 원이지만, 특별히 50만 원에 준다는 주인공.
물론 비싼 가격이긴 하지만, 어떤 '뱀파이어 상담사'는 상담료로 1억을 부르는 경우도 있었던 걸 생각하면 오히려 현실적인(?) 가격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돈이 없다고 하자, 주인공은 돈 대신 아르바이트를 제안한다.
소은은 일하겠다고 한 적 없다며 도망치듯 떠나지만, 다음 날 다시 화원을 찾아온다.
잔잔한 에피소드 속 두 사람의 관계
소은은 화원에서 받은 꽃 덕분에 십 년 지기 친구와 화해했다며,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한다.
그렇게 두 사람의 일상이 이어지며, 다양한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 눈 내린 화원에서 소은과 주인공을 본떠 만든 눈사람
- 실수로 물을 쏟아 몸을 적시게 되는 장면
-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미다가 떨어지려는 소은을 주인공이 몸으로 받아내는 순간
그리고 어느 날, 소은은 길에서 주인공과 우연히 마주친 후 화원의 손님으로 다시 찾아온다.
그녀는 여러 꽃 중에서 보라색 장미를 선택해 주인공에게 건넨다.
이때 주인공은 보라색 장미의 꽃말을 알고 있지만, 소은은 모르고 있다.
'영원한 사랑'과 '불완전한 사랑'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닌 이 꽃의 의미는 작품의 결말과도 연결된다.
의미심장한 결말과 남겨진 의문
게임이 끝나면서 화면에는 "The End...or Not?"이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이는 단순한 엔딩이 아니라, 이후의 전개를 암시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보라색 장미의 의미를 고려해볼 때, 이야기의 끝이지만 아직 완전한 결말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장치일지도 모른다.
감성적인 분위기, 그러나 풀리지 않은 의문들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잔잔한 전개가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특히 초반에 언급된 '소원을 이루어주는 정원', '신비한 힘을 가진 꽃',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화원' 같은 설정은 이야기의 신비감을 더해준다.
하지만 정작 소은이 어떻게 화원에 들어올 수 있었는지, 그녀의 정체가 단순한 대학생인지, 아니면 극 중 언급되는 고양이와 같은 존재인지에 대한 의문은 끝까지 풀리지 않은 채 급하게 마무리된다.
최근 '미사이드', '버튜버 파라노이아' 같은 극적인 전개가 있는 비주얼 노블을 접하다가 이처럼 차분한 분위기의 작품을 플레이하니 색다른 감성이 느껴졌다.
하지만 열린 결말과 남겨진 의문들로 인해, "이게 끝이야?"라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었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인디 팀
이번 작품을 만든 팀은 '소원은 뭐든 이루어지나요?' 를 포함해 총 네 개의 비주얼 노블을 제작한 인디 팀이다.
작품을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띄며, 앞으로의 작품이 더욱 기대된다.
그리고 혹시 모를 '소원은 뭐든 이루어지나요?'의 완전판이 등장한다면, 이번에 남겨진 의문들을 속 시원히 풀어주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