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마작에 관해 생각해 보라고 하면 대부분 마작을 "중국의 유서 깊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마작은 그렇게까지 유서 깊은 게임은 아닙니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고작 "200~300년" 밖에 안 된 게임이기 때문이죠.
(마작의 창시자로 여겨지는 진어문(陈鱼门, 1817~1878), 사진 가운데)
마작의 기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나, 이 사람이 지금 우리가 아는 마작을 만든 사람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청나라 동치제 시대에 지금의 저장성 닝보시에서 살았던 진어문(혹은 진정약)이라는 사람이 그 지역에서 유행하던 투전과 골패, 그리고 엽자희의 규칙을 모아 소뼈와 대나무로 패를 만들어 주변의 사람을 모아 했던 러미 게임을 근·현대 마작의 시초로 보기 때문입니다.
(당시 청나라에서 유행했던 엽자희의 종이패)
특히 미국과 일본의 역사학계는 마작이 엽자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마작패의 디자인과 유사한 점(만수패에 영향을 준 만자패, 삭수패와 유사한 삭자패, 통수패로 계승된 문전패)이 많기 때문입니다.
(1875년에 만들어진 최초의 마작패, 닝보 마작 박물관 소장)
최초의 마작패는 144개(수패 108, 자패 24, 계절패 4, 조커패 8)개였으며 후에 각 지역은 저마다의 규칙에 맞게 이 144개의 구성을 변형했습니다.
(중국 푸젠성의 마작패, 현재 중국 마작패 시장의 표준이 된 디자인)
특히 닝보시가 있던 저장성의 옆동네였던 푸젠성의 패가 가장 인기가 많았습니다. 최초의 마작이었던 닝보시의 마작과 차이가 거의 없는 패의 종류와, 굵은 글씨로 만들어진 직관적인 외형과, 8개의 조커패를 각각 유교에서 중시하던 사군자를 새긴 계절패와 부를 상징하는 한자인 발(發)을 새긴 새로운 자패로 나누어 새로운 족보를 창안할 수 있게 한 구성은 닝보의 마작패보다 많은 사랑을 받으며 현대 마작패 디자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때문에 현대 마작의 시조는 닝보이지만 현대 마작패의 시조는 푸젠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한편, 1890년대가 되면서 중국의 북방과 남방, 그리고 내륙의 마작에는 많은 차이가 생깁니다. 특히 중국 북방에서는 베이징을 중심으로 "패 떼고 안 쓰기"와 "패 엎고 대기패 기다리기"가, 남방에서는 광동을 중심으로 "16장 마작"이, 내륙에서는 쓰촨을 중심으로 "자패 없이 마작하기"가 주류로 자리를 잡습니다. 여기서 눈치 채셨겠지만 베이징에서 유행하던 "패 떼고 안 쓰기"와 "패 엎고 대기패 기다리기" 마작이 청일전쟁 이후 일본으로 넘어가며 일본 마작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일본에 마작이 들어간 때는 1900년대이지만 본격적으로 일본에서 마작이 유행한 때는 태평양 전쟁으로, 중국의 룰에서 본격적으로 벗어나 일본만의 독자적인 룰인 "부수"가 이때 도입됩니다. "지나마작(支那麻雀)"으로 불리던 이 마작은 화료 조건이 "최저 22부"였기에 "이십이마작(二十二麻雀)"이라고도 불렸으며 일본 마작계의 거장 삼총사인 "현인(玄人)" 아사다 테츠야, "짱꾼" 코지마 타케오, "승부사" 후루카와 카이쇼의 활약과 함께 일본 전역에 마작이 보급됩니다.
(오늘날의 아카도라)
1964년 도쿄 올림픽은 일본 마작의 트렌드도 바꿉니다. 도쿄 올림픽을 맞이하면서 일본의 마작패 업체인 "미즈노마루이치"는 오륜기의 5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빨강을 칠한 5통을 2개 더 넣어주는 홍보를 하는데, 위에서 언급한 마작 삼총사가 이를 "추가 1점 드래곤"이라고 부르며 점수로 사용하게 되는데 이것이 오늘날의 "5 아카도라", 그리고 "도라"의 개념을 도입하는 시작이 됩니다.
(2014년 개정된 중국 국표마작 규칙서)
한편 중국에서는 정부의 주도로 마작의 지나친 도박화를 막고, 마작의 두뇌 스포츠화를 추구하고자 위광위엔(于光远)이라는 경제학자를 선임해서 1994년에 "국가 마작 연구소"를 창립했고, 1998년의 창안과 2006년의 개정을 거치며 "국가표준경기용마작", "국표마작"을 발표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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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쓰고 싶었지만 제가 성당에 가야 할 시간이다 보니까 한국마작에 관해서는 빼먹었는데 다음에 따로 글을 쓰도록 하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