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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아카) 촌극을 다퉜던 오케스트라 후기

오후 4시 8분, 울산 KTX에서 53,500원 주고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처음부터 더 일찍 올라가면 좋았겠지만

오후 3시까지는 울산에서 해야할 일이 있었기 때문에

오후 4시에 올라가는 게 최선이었습니다

…정말로 최선이었어요

서울역 도착 시각은 오후 6시 22분 예정이지만

어김없이 4-5분 지연되었고, 이대로 광화문역까지 30분 안에 들어가야만 했습니다


선택지는 3개가 있었어요

지하철, 버스, 택시

기본적으로는 지하철을 선호하긴 합니다만

세종문화회관은 5호선밖에 없어서 시청에서 도보 15분 거리를 뛰어가야만 했습니다

…차라리 그렇게라도 가는 게 더 빨랐을지도 모르겠네요


네비는 버스가 더 빠르다고 하는데, 혹시나 저같은 사람이 있을지 몰라 버스는 패스했습니다

아무래도 불확정성이란게 있는지라, 여유가 있었으면 몰라도 오늘은 3순위였지요


그래서 택한게 택시였는데

줄 서서 택시 타는 건 또 난생 처음입니다…

아니다, 오사카역에서 심야에 택시를 타봤긴 했군요

물론 그때는 택시가 줄줄이 있었지만 여기는 신호 한번 바뀔 때마다 2-3대씩이니…

택시 승강장에서 세종문화회관까지는 얼추 10분

리미트는 6시 45분 안에는 타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6시 45분에 택시를 탔더랬죠 ㄷㄷ

세종문화회관에 도착한 시각은?

6시 55분,

자, 여기서 저는 내일 일 때문에 24인치 캐리어까지 들고 온 마당이라 바닥에 굴리면서 갑니까?

아니죠, 24인치 캐리어를 들고 달렸습니다

왜냐면 공연 시작하면 티케팅도 못하고 인터미션까지 들어가지도 못하거든요

쌩돈 날리지 않기 위해 5분 이내에 착석해야만 했습니다


당연히 스탭도 다급해지죠

“티케팅 확인하시려면 1층 가셔야 하는데요!“

”캐리어도 티케팅 하시면서 같이 맡기셔야 해요!“

”시간이 3분밖에 안 남았어요!“

”같이 내려가요, 접수 도와드릴게요“

”성함이요, 신분증이요, 폰번호 뒷자리 네자리요“

”캐리어 접수란에 이름과 폰번호만 적으세요 맡기는 번호는 대신 적어드릴게요“

”1분 남았습니다!“

”자리 어디시죠? 따라오세요. 여기 앉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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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감상하고 내일 일때문에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정말 내일 연차 안 썼으면 큰일 낼뻔한 하루였네요


오케스트라는, 일단은 좋았습니다

평점은 8.5/10

0.5점은 세종문화회관 시설의 문제가 패시브라서,

1점은 베이스기타와 콘트라베이스의 역할이 겹쳐서입니다

그래도 보통 구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에서나 들을법한 클래식한 오케스트라보다는

일렉기타 및 퍼미션이 하이브리드로 어우러진 오케스트라여서

신선하면서도 잘 녹여냈다, 라고 생각합니다


수녀님이 방송하시느라 오케스트라 구경은 커녕 들어보시지도 못하셨을 거 같아

상록수 센세 버전의 오케스트라를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저는 이분을 11년 전부터 알았는데, 10대 때부터 16분짜리 국악곡을 만들더니

20대 초반에는 66분짜리 오케스트라 곡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요즘은 일러까지 하는…

제가 인정하는 몇 안 되는 ‘마왕’입니다 ㅎ




내일은 용산으로 갑니다

30년 가까이 마리오만 파고든 마리오 덕후는

닌텐도 팝업스토어에서 지를 예정입니다 ㅎ

(사실 그러려고 가져온 캐리어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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