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한테 제안을 할 때 [뭐 이딴 X소리가 다 있어]라고 생각할 만한 말도 안되는 조건을 툭 던져놓고,
"그건 아니지 않느냐" 라는 반응을 유도한 다음에 자신이 원래 생각해 뒀던 조건을 내겁니다.
그러면 상대방은 [아까보다는 훨씬 나은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본인도 모르게 낚이게 되는 거죠...
제가 저번에 로봇대전 30을 언급한 건 그런 이유였습니다...
만약 수녀님이 진짜 로봇대전을 해 주시길 바랐다면 찬양글을 적었지 이건 좀 아니니 블루아카는 어떠심? 이라는 식으로 글을 적진 않았겠죠...
제가 로봇대전을 너무 자주 언급했나요... 제 예상과는 너무 다르게 이야기가 나가서 오히려 제가 당황했네요.
아무튼 정말 생각 없이 던졌던 말을 진심으로 생각해 주셔서 감사하고, 제가 너무 생각이 없었던 것 같아서 죄송해요.
로봇대전 방송 하려면 정말 찐팬들 상대로 옛날 애니 노가리 까면서 해야 분위기를 잡을 수 있을 텐데,
아무래도 수녀님은 그렇게 까지 하시기에는 관련 애니 지식도 부족하시고 세대 차이가 많이 있으실 거라...
로봇 애니 한두 편도 아니고 못 해도 열 편 이상은 대충이라도 알아야 할 거고, 게임 시스템도 잘 알아야 뭐가 방송이 돌아갈 테니...
그리고 30에는 그렌라간이 안 나와서 그렌라간 좋아하시는 수녀님이 몰입하실 계기도 없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또, 로봇대전 30은 메인 시나리오 진행도와 상관 없는, 단순히 보상을 얻기 위한 서브미션이 지나치게 많아
사람이 빨리 지친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제 이전 1주차 클리어 데이터에서 미션 완료한 수가 276개인데, 아마 클리어 안한 것들이 더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다 하다 지쳐서 그냥 최종보스 시나리오로 바로 돌격해서 엔딩 봐버렸거든요.
1주차 클리어는 작년 말에 끝냈는데 2주차는 1년이 얼마 남지 않은 아직까지 클리어 못 했습니다. 생각나면 간간히 미션 한두 개 클리어 하거든요.
귀찮으면 안 하고 바로 엔딩으로 가도 되긴 한데, 그 놈의 보상이 좋다 보니까 지겨워도 받겠다고 이 악물고 계속 트라이 하다 보니 질리게 되는 악순환이 되어버리는, 게임을 집중하면 할수록 지치게 만드는, 처음부터 뭔가 좀 잘못 된 기획인 것 같네요.
이러니까 다주차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는 사람이 많은 결과가...
오늘 확인해 보니까 제 플레이 시간이 900시간 넘었다고 나와 저도 당황했네요. 이걸 이렇게나 길게 붙잡고 있었나...
정을 붙이면 재미 없는 건 절대 아닙니다만, 시스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고, 방송으로 쓰려면 이런저런 조건이 많아야 하는, 방송 소재로는 그다지 좋지 않은 물건이에요.
으른양들과의 소통을 위해 개인적으로 하시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방송하시는 건 저 또한 추천하지 않습니다.
저번 반값 세일 기간에 사신 것도 아니신 것 같으시니 환불하시고, 정 생각이 있으시면 나중에 또 세일 하는 그 때 고민해 보심이 어떠실까요.
로봇대전 망령들이 성불 못 하고 아직까지 구천을 떠도는 이유 중 하나는 잼프로젝트에서 로봇대전 나올 때마다 전용 신곡을 내줘서 그런 것도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30의 주제가도 게임하고는 별개로 노래는 끝내주거든요.
그렇게 기다리던 게임에 개쩌는 주제가까지 덤으로 나오니 발매만 하면 일단 축제가 되는 거죠.
그리고 또 치트키 하나 더. 잼프로젝트 멤버이시고 가오가이가 주제가 부르신 엔도 마사아키님이 남자 주인공 테마 불러주셨고, 은혼의 스기타 역을 맡은 긴토키님이 남주의 성우를 맡았습니다. 주인공 기체 연출이 성의 없고 어쩌고 말 많아도, 닥치고 붙잡고 있는 저 같은 인간이 있는 이유가 이거에요.
(어라? 중간에 내가 뭐 잘못 적었은 것 같은데? 아닌가? 아 헷깔려 몰라.)
쓰다 보니 너무 30 욕만 적은 것 같은데, 그 안 좋은 게임 제가 왜 그렇게 붙잡고 하고 있냐면요...
오늘 -틀- 애니 월드컵에서 어떤 계통 애니 주제가가 강세였나요? 어떤 애니 주제가가 1등 먹었죠?
그런 겁니다... 로봇 애니에 열광하던 그 당시 어린애들이 그때부터 전혀 변하지 않았고, 오늘까지 육체 나이만 먹은 거에요.
애니로 보던 로봇들을 한데 모아서 내가 명령 내리고 조작해서 적을 쳐부수는 게임이라는데,
로봇애니 보던 그 아이들중 하나였던 제가 이걸 외면할 수 있겠냐는 말이죠.
아무튼, 실없는 소리 진지하게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사족인데, 꼬모가 예전 스타크래프트 잠깐 하신 적이 있으셔서 스타 쪽으로 기본은 조언 해 주실 수 있으실 것 같아요.
유닛 생산이랑 기지 건설 같은 기초적인 건 하실 줄 아실 테니 감 잡는 정도는 도와 주실 수 있지 않으실까 싶네요.
꼬모 본인은 당시 훈수하던 인간들한테 받으신 스트레스로 인해 트라우마가 좀 있으시겠지만 수녀님께서 좀 도와 달라고 적당히 설득하시면 헤헤헤 거리면서 기쁘게 도와주실 듯.
그리고 이터널 리턴 관련도 꼬모를 통한다면 지인 타스분들 중 겜잘스 분들을 통해 도움을 받으실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
그 바람둥이 꼬모를 가운데 놓고 치정싸움만 안 일어난다면 말이죠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