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굉장히 친한 친구 4명 파티가 있습니다
그런데 다들 이상하게 바빠서 4명이 다같이 모이는 일은 굉장히 드뭅니다
같이 밥 한끼 먹기도 그렇게 힘든데 함께 놀러 가는 건 더더욱 힘들었죠
그래서 다같이 여행을 가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이번 어린이날이 금-토-일 3일 연휴여서 거의 한 달 전부터 일정을 잡아서 이때 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파티는 먹고 마시는 걸 진짜 좋아하는 사람들 입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친구들에게 맛있는 걸 맥이고 싶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에게는 음식 해준 적이 몇번 있지만 얘네한테는 해준 적이 거의 없거든요
친구들 중 한 명이 소믈리에 준비 중이라 와인을 엄청 잘 압니다
그래서 와인과 잘 어울리는 건 뭘까... 거의 한 달 동안 생각하다 내린 결론은
라구 파스타-고기 베이스의 토마토 소스 파스타입니다.
맛있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
레시피 참고는 육X맨님 유튜브 참고했습니다
자 그럼 그럼 라구 만드는거 구경하러 가봅시다
라구 볼로네제-바질, 홀 토마토 캔, 향신료 많은 소시지(살시치아 대체), 소고기 다짐육, 이탈리 와인 반병, 월계수잎, 후추와 소금 약간
베샤멜라-밀가루, 버터, 파마산
일단 소시지 케이싱을 벗겨줘야 합니다. 안벗기면 으깨기도 힘들고 식감도 거슬리거든요
참고로 저거 벗기는게 은근 귀찮습니다... 10분동안 벗겼음 ㅋㅋㅋ
크게 썰은 후에 칼 옆면으로 으깨주면 이런 느낌으로 소시지가 다짐육 상태로 돌아갑니다
이제 우리에겐 두 종류의 다짐육이 남아있습니다. 소시지와 소고기 다짐육
이제 이걸 싹다 마이야르 반응이 올라올 때 까지 볶아줘야 합니다
시간과의 싸움 시작.....
우리 친구들이 참 잘먹기도 해서 다 맥이려면 저정도는 해야합니다 ㅋㅋㅋㅋ
그러면 소고기 튀겨지는 소리와 고소한 냄새가 올라옵니다
(나쁜말)! 이제부터 저 수분을 싹 날려주는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수상할 정도로 물이 많이 나오는 고기들
저 수분을 싹 다 날리고 기름만 남게 되면
요런 지글지글 툭툭 터지는 소리가 나면서 마이야르 반응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 대략 25분)
사실 저것도 수분이 좀 덜 날아간 거긴 한데
아무튼, 마이야르 반응이 잘 일어나게 되면
고기 색 변한거 보이시죠?
이때 잡내 제거용월계수 잎 넣고 같이 볶아줍니다.
골고루 잘 되어가는 중인 마이야르
개쩌는 고기 튀겨지는 소리 함 듣고 가시죠
마이야르 완료 (이때까지 걸린 시간 30분)
보이십니까? 때깔의 차이가
마이야르가 끝났으면 다시 수분을 넣을 차례죠
다진 양파 넣고 숨 죽을 정도만 볶아주고
이제 수분 재료들 싹 다 넣어줘야죠
와인, 홀토마토, 토마토 페이스트
홀 토마토와
와인에 토마토 페이스트를 푼 모습
이제 이걸 볶은 고기에 다 때려넣으면
요런 비주얼이 완성됩니다.
시뻘건게 마치 용암같네요
살짝 졸여준 후에 이탈리아의 향을 폭발적으로 내줄 바질 한뭉텅이를
손으로 막 뜯어서 집어넣으면
미친듯한 향이 올라옵니다. 진짜 그 자리에서 퍼먹고싶더라고요
요정도로 수분이 졸아들고 꾸덕한 느낌이 들면 완성입니다.
펐을 때 약간 후두둑 떨어지는 느낌?
이탈리아식 라구는 미국식 라구보다 수분감을 좀 촉촉하게 가져가더라고요
라구 졸이는데도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졸이는 동안 베샤멜라를 만들어 줍시다
버터 녹여서 밀가루 넣고 볶아서 루부터 만들고
우유와 파마산 치즈를 왕창 갈아넣으면 저런 질감이 나옵니다
사실 우유를 좀 더 넣어서 부드럽게 만들었어야 하는데
베샤멜라는 처음 만들어봐서 너무 되직하게 나왔습니다 ㅋㅋㅋ 실패지만 맛맛 좋으면 됐지
자 이렇게 만든걸 포장해서 가져갔는데 그거 사진을 안 찍었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
멍청이 클라스 어디 안간다....
그리고 이건 다음날 아침에 해장으로 먹었습니다.
사용한 파스타 면은 콘낄리에,
조개껍질처럼 생겨서 안에 양념이 잘 담겨서
라구소스와 곁들이는 면으로는 부동의 1티어라고 생각합니다.
이때도 숙취로 정신없어서 사진은 많이 찍지 못했네요 ㅠㅠ
다음에 이런 일이 있으면 꼭 사진을 잔뜩.....
완성된 모습, 베샤멜라와 파마산 치즈를 잔뜩 갈아 올려서 먹었습니다
우리 미식가들의 평가는 대호평
진짜 이탈리아 시골에 온 맛이라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레시피 제공 감사합니다 육X맨 님....
이때 라구 만들때 넣은 와인 반병을 남겨 들고가서 같이 먹었는데 진짜 환상적이었습니다.
여러분도 캠핑이나 여행갈 때 이런 거 만들어 가면
면 삶고 데우기만 하면 되니까 난이도에 비해 점수 따기 진짜 편합니다.
여러분도 해드세요 라구파스타
맛있습니다
잔뜩 만들어놓고 냉동실에 한팩씩 얼려드셔도 됩니다
추가)
이날 먹은 건 아니지만 전날 도착해서는 고기를 잔뜩 구워 먹고 와인도 많이 마셨습니다
제가 밥을 준비해간 것 처럼 와인 좋아하는 친구는 진짜 이를 갈고 와인 리스트업 해왔더라고요 ㅋㅋㅋ
이거 말고도 한 두어병을 더 준비해왔는데
그것들도 진짜 환상적인 맛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게 우리가 이번 여행에서 먹은 술들 리스트
참고로 이거 4명이서 마신겁니다.
왼쪽에서 3번째 병이 라구 만들 때 사용한 와인입니다. 참고하실 분들은 참고하세요
사진에는 없지만 저거에 맥주 4병이랑 막거리 1병, 위스키 이것저것 조금씩 마셨네요 ㅋㅋㅋㅋ
저 멀리 뒤에서 고기 굽고 있는게 접니다 ㅋㅋㅋㅋ
참고로 저기 있는 쌈장은 제 비법 쌈장인데 저게 돼지고기랑 먹을 때 극찬을 받았습니다.
친구들 말로는 먹는 고기 양 2배 만들어주는 맛이라고
계속 생고기만 먹기엔 질려서 항정살 구울 때는 직접 만들어간 간장 양념을 발라가며 구워 먹었습니다.
저 붓은 이제 한동안 사용할 수 없습니다. 연기 냄새가 다 배었거든요 ㅋㅋㅋㅋ
그리고 이건 다음날 저녁 막걸리랑 먹은 부대찌개
구워먹으려고 했던 소시지가 엄청 많이 남아서 스팸이랑 소시지 잔뜩 썰어 넣고 해 먹었는데 한번 푸면 거의 소시지 반 국물 반이었네요 ㅋㅋ
그리고 이날 비가 잔뜩 와서 마신 막걸리 맛은 환상적이었습니다.
아무튼 24시간 내내 먹고 마시고 술김에 깊은 얘기도 하고
오랜만에 참 순수하게 즐긴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도 친한 친구들과 펜션 같은 곳을 잡아서 이것저것 요리도 해 드셔 보세요
상상 이상으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