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4월 15일
어마마마의 호출로 고향인 포항으로 내려갔습니다.
어마마마: 모판(벼의 싹을 뿌려 모내기할수있을때까지 미리 키우는 판자)작업해야하니까 내려오니라.
본인: ㅇㅇ
동생: 나도감. 태워줌
본인:개꿀~
대구에서 포항까지 50분 부릉부릉 달려서 도착했습니다.
집에 도착해보니 아버지는 아직 저녁을 안드셨다하고
어마마마는 삼촌 가게일을 도와주고 계시더군요.
음 마시쪙
감히 우리 어마마마를 노동력으로 부려먹다니
삼촌 가게를 레이드했습니다.
그리고 대충 가게 마감하는거 도와주고 동생은 어마마마차
저는 동생차 끌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는길에 안개가 쩔어서 스펙타클했던건 안비밀
그리고 막상 자기전에 들어보니 날씨가 안좋아서 모판작업은 금요일날 끝냈다 하더군요(개꿀)
다음날. 일요일
격렬한 시골댕댕이의 쩔어주는 무빙(사진은 우리집 댕댕이3형제중 막내)
전날 안개가 심했는데 아침은 더하더군요.
아버지는 국민학교 동창회로 진작에 나가셨고
동생이랑 저는 잘되었다 싶어 어마마마를 모시고 회나 먹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부릉부릉 구룡포 가는길~
우리 가족은 회먹으러 죽도시장 안가고 구룡포로 갑니다.
그리고 지금 구룡포에는 그것 말고도 갈 이유가 하나있죠.
바로 지금이 유채꽃이 필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어마마마는 꽃을 좋아하셔서
제가 취직하기 전엔 경주에 연꽃폈다고 끌려 데이트도 가고 그랬습니다.(아빠는 싫어함. 역시 갱상도 상남자)
언제나 나는 사진찍어주는 역할.
확실히 유채꽃덕분에 관광객이 많아서 북적북적하더라구요.
구룡포니까 상생의 손도 한컷
반대편 육지에도 손이 하나 있지만 아무도 신경안쓰죠~
이렇게 사진도 찍고 커피 한잔하고
슬슬 식당가에 사람이 빠질 오후 2시쯤 되어
늦은 점심을 먹으러 단골횟집으로 이동했습니다.
(사진 속 갈매기는 몇마리일까요)
단골횟집이 바다 바로옆이라 2층에 자리를 얻어 착석합니다.
근데 작년에 힌남노 때 고생을 해서 그런지
없던 테트라포드 방파제가 생겨버렸네요.
일단 반찬부터 들어옵니다.
왼쪽부터
노가리
단호박
도토리묵
가리비
멍게
골뱅이
미역
고구마
말린가자미 조림
몇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구성입니다.
근데 본요리가 느리게 나옵니다.
전에 왔을땐 직원분 두분이서 운영하셨는데 경기가 나빠서 그런지
한분이서 운영하셔서 그렇더라구요...여기말고 또 다른 단골 횟집은 폐업...
다행히 이 가게는 남아있었습니다.
사장님이 죄송하다고 공짜로 주신 물회 한그릇
구룡포는 아직까지 옛날스타일의 물회가 나옵니다.
달달하고 아삭한 배와 같은 크기로 썰린 아삭한 오이, 상추와 약간의 깻잎과
젓가락으로 건져먹기 좋게 가늘게 채썰린 회와(아마 가자미류로 추정)
매콤달달한 소스가 일품입니다. 여기서 취향에 따라 얼음과 냉수를 타서 우리가 아는 물회스타일로 먹을 수 있습니다.
우리집은 걍 비벼먹음~
그리고 메인 모듬회 小자(6만원)
가자미와 우럭이 섞인 느낌인데
가자미는 고소한 지방맛이 올라오고
우럭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군요.
3명이서 먹기에는 조금 적은 감이 있지만(??)
본메뉴가 아직 남았습니다.
직접 대게 상태랑 수율을 확인하고 금방 쪄낸 대게입니다.
가장 큰 녀석들 중에 탈피 한 지 오래된(탈피한지 얼마 안된녀석은 살이 없습니다)
다리를 직접 만져보고 주문한 대게입니다.
철이 조금 지나서 단맛을 떨어지지만
살이 꽉차서 맛있었습니다.
역시 직접 보면서 사는게 최고야
참고로 우리 가족 구성원중에 아버지가 게를 싫어(걍 노동에비해 먹을 살은적다의 논리)하시기에
아버지도 없는 지금 기회다 싶어서 3명이서 옴뇸뇸했습니다.
그리고 게딱지는 볶음밥을 해먹고
그 볶음밥에 매운탕을 곁들여 먹습니다.
우리 가족이 굳이 구룡포까지 와서 회를 먹는 이유가 매운탕 잘하는집이 많아서죠.
죽도시장에서 간이 하나도 안됀 비린 매운탕이 나와서
요리잘하는 어마마마도 GG쳐버리고 난 뒤엔 구룡포만 10년째 오고 있습니다.
잘먹었습니다.
어버이날엔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셔와야겠네요.
가격이요?
응 텅장이야~
16만원 나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뽈뽈뽈 돌아갑니다.(왕복 1시간... 역시 구룡포는 멀어)
이렇게 농지에다 유채꽃으로 쫙 깔아놨네요.
얘들도 나중에 기름뽑고나면 또다른 작물을 심겠죠
집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쏟아지더니 이내 우박으로 바뀌었습니다.
타이밍 잘맞췄네요.
그렇게 1박2일이 후다닥 지나고
자취방인 대구에 도착하니
쉴틈도 없이 주말이 끝나있더군요.
운전하고 사진찍고 싸돌아댕기고 집에도착하니 그대로 정신을 잃었습니다.
5월 어버이 날에 올때는 월요일날 월차쓰고 와야겠습니다.
여러분도 아직도 피어있을 유채꽃 보러 포항 한번 어떠신가요?
먹을거니까 사사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