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게시판에 올렸던 글을 여기에도 올립니다.
최근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을 보고 떠올라 쓴 역사글입니다.
글이 좀 길고, 데이터가 많이 소모될수 있으니 주의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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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회와 팔관회는 국가차원에서 열렸던 큰 불교행사이다.
불교가 인도-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서 왔기 때문에
현지에서 행해졌던 행사도 따라서 들어온것이다.
팔관회는 신라시대부터, 연등회는 통일신라시대부터 행해졌다.
1. 팔관회(八關會)
특정일에 계율을 지키며 공덕을 쌓는다는 팔관재계(八關齋戒)의식에서 유래하였다.
572년 진흥왕때, 죽은 군사들을 기리기 위해 절에서 팔관회를 7일간 연것이 처음이며, 이후 통일신라에도 행해졌고,
고려시대에는 태조가 유훈으로 남긴 <훈요십조(訓要十條)> 에 연등회와 팔관회를 주요 행사로 다루라고 못박아둠으로써
고려시대에는 매우 자주 행해지게 되었다.
고려시대의 팔관회는 '소회일'과 '대회일'로 나뉘어, 소회일에는 왕이 절로 행차하였고,
대회일에는 궁중에서 크게 연회를 열고 만조백관과 외국사신의 하례를 받았다.
불교행사로 출발했지만 점차 산천의 신에 제사를 올리는 토속신앙적 성격이 결합되었고,
온 백성과 외국사신까지 참여하는 국제적 성격까지 띄고 있었다.
팔관회는 고려말까지 계속 행해졌으나
조선이 건국되고 바로 태조 1년에 사대부들의 간언에 의해 폐지되었다.
<중종실록>에 보면 경연자리에서 고려 태조가 불교에 찌들었다며 팔관회를 깠다.
2. 연등회(燃燈會=관등회觀燈會)
조선 건국후 태조 1년, 공식적으로 팔관회와 함께 폐지되었으나
민간 차원에서 초파일에 여는 연등회는 계속 열렸다.
각종 기록에서는 형형색색의 등을 많이 매달아 그 장관을 구경한다는 내용이 일관되게 나오며
유교국가인 조선이 국가차원에서는 두 행사를 열지 않았으나
민간에서는 연등회가 여전히 큰 규모로 열렸음을 알 수 있다.
'백만 명이 사는 장안에 비단 문을 여니, 등불을 건 곳곳마다 누대가 아름답네.
오직 밝은 달이 사람을 따라가는 줄만 알고, 향기 티끌이 말을 쫓아오는 것은 보지 못했네.
새해의 유광은 십오일 밤이고, 소년의 행락은 십천의 술잔이네.
번화가 눈에 가득하여 보아도 싫어함이 없으니, 옥루의 물시계는 재촉하지 말게나.'
- 『월헌집月軒集』<상원관등(上元觀燈)> 편, 정수강(丁壽崗, 1454~1527) -
'사월초파일은 곧 석가모니의 탄생일이다.
우리나라 풍속에 이 날 등불을 켜므로 등석(燈夕)이라 한다.
며칠 전부터 인가에서는 각기 등간(燈竿)을 세우고
위쪽에 꿩의 꼬리를 장식하고 채색 비단으로 깃발을 만들어 단다.
작은 집에서는 깃대 꼭대기에 대개 노송(老松)을 붙들어 맨다.
그리고 각 집에서는 집안 자녀들의 수대로 등을 매달고 그 밝은 것을 길하게 여긴다.
이러다가 9일에 가서야 그친다.
……
등의 이름에는 수박등, 마늘등, 연꽃등, 칠성등, 오행등, 일월등, 공등(毬燈), 배등(船燈),
종등(鍾燈), 북등, 누각등, 난간등, 화분등, 가마등, 머루등, 병등, 항아리등, 방울등, 알등, 봉등, 학등, 잉어등,
거북등, 자라등, 수복등(壽福燈), 태평등(太平燈), 만세등(萬歲燈), 남산등(南山燈) 등이 있는데
모두 그 모양을 상징하고 있다.
……
연등회 날 저녁에는 전례에 따라 야간 통행금지가 해제된다.
온 장안의 남녀들은 초저녁부터 남북의 산기슭에 올라가 등 달아놓은 광경을 구경한다.
혹 어떤 이는 악기를 들고 거리를 쏘다니며 논다.
그리하여 서울 장안은 사람의 바다를 이루고 불의 성을 만든다.(不夜城)
그렇게 떠들썩하기를 밤을 새워서 한다.
장안 밖의 시골 노파들은 서로 붙들고 다투어 와서
반드시 남산(南山)의 잠두봉(蠶頭峯)에 올라가 이 장관을 구경한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1849)』, 홍석모(洪錫謨, 1781~1857) -
1939년 묘향산 보현사의 초파일 연등
-『일제 조선총독부 유리원판목록집』 4권, 국립중앙박물관 소장본. 이지범 소장 제공. -
진성여왕 때, 송악성주 왕륭이 송악(개성)에서 연 팔관회
- <태조왕건, 2000> 17회 中 -
후고구려국 왕 궁예가 즉위 후, 송악(개성)에서 연 팔관회
- <태조왕건, 2000> 31회 中 -
고려말 개경에서 열린 팔관회
- <태종 이방원, 2021> 2화 中 -
고려말 개경에서 열린 팔관회
- <쌍화점, 2008> -
부산의 해동용궁사 모델 맵의 야간 연등 모습
2018년 서울 종로에서 열린 연등회
조선이 건국하자마자 국가차원에서 팔관회, 연등회가 폐지됐다
그러나 초파일, 민간에서 열리는 연등회는 오늘날까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