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망 방송을 보다 잠들어서 끝에 어떻게 마무리가 됐는지는 모르겠는데...
아틀리에... 할말이 많습니다.
일단 지금까지 구매한 아틀리에 시리즈를 읊어보겠습니다.
- 신 로로나의 아틀리에 (PSVITA)
- 신 로로나의 아틀리에 (STEAM)
- 토토리의 아틀리에 (STEAM)
- 메루루의 아틀리에 (STEAM)
- 소피의 아틀리에 (PS4)
- 피리스의 아틀리에 (PS4)
- 라이자의 아틀리에 (STEAM)
- 라이자의 아틀리에 3 (STEAM)
사실 아틀리에 시리즈 자체는 게임라인에서 너무 맛깔나게 소개된 시리즈라서, 아기자기한 감성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정말 잘 맞았습니다.
한자도 잘 모르는데 화면 번역도 안되던 시절 꾸역꾸역 로로나 풀엔딩을 봤으니....
근데... 사실 아틀리에 시리즈가 본격적으로 변한건 "소피의 아틀리에" 부터입니다.
원래 아틀리에 시리즈의 연금술은 이렇게 채집 -> 제작 이라는 단순한 과정을 거치는 작업이였습니다.
이걸 여러 아이템으로 묶어 채집 -> 제작 -> 제작 -> 제작 으로 쌓아가는 "빌드트리 시스템"이 바로 "아틀리에"라는 정체성을 만들게 해 주는거죠
큰 솥에 뭔가를 넣고 휘젓는다.
물론 로로나 시절에도 "어떻게 젓는지에 따라" 뭔가 달라진다는 스토리상의 언급은 있지만
실제로 게임성에 반영되지는 않았던 내용입니다.
하지만 소피부터 갑자기 미친듯한 난이도의 퍼즐게임이 시작됩니다.
여러분 지금 보시는건 "초기 연금술"입니다. 이게 4x4이다가 갑자기 5x5, 6x6까지 늘어납니다.
그리고 재료들이 그냥 한군데 쏙 들어가는게 아니라 테트리스 블럭처럼 각자의 모양을 "랜덤하게" 가집니다.
"특대"사이즈가 나오면.... 4x4를 거의 꽉 채우는 재료도 등장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로로나때 가지고 있던 "빌드트리"는 또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종결템 만들려면 난이도가 흉악해지는 수준이죠
솔직히.... 신비의 연금술사(소피 아틀리에 이후 3개 시리즈) 이후로 게임성이 갈피를 못 잡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피리스에서는 오픈월드에 편승하고 싶어서 필드를 미친듯이 넓게 만들어 두고는 뭘 하는지 감도 못잡게 하고
리디 & 수르에서는 갑자기 하우징이 등장하는데 뭔 농업창고만한 집에 가구 9개밖에 못 놓는 시스템을....
그리고 사실 라이자가 나왔을때 저는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다들 허벅지를 좋아하시던데... 네 상술한 대로 별로 그런 부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틀리에 시리즈는 사실 기본적으로는 인형놀이 + 제작놀이에요. 특히 소피에서 플라흐타 코스츔 메이킹이라던가,
그 외의 시리즈에도 계속 옷 시스템은 있었고,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맛이 있는데
라이자의 아틀리에부터는 그런 매력을 모두 라이잘린 슈타우트라는 캐릭터로 퉁치는 느낌이 컸습니다.
뭔가.... 고향집에 갔는데 소꿉친구가 너무 몬가 몬가인 느낌....
하지만 라이자3 소식이 나오고 라이자1 반액 할인할때 사서 해본 결과,
이전의 시리즈에서 지적되었던 많은 단점들을 보완하려고 애썼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실 워낙 오래된 게임이다 보니 게임 안에 지금 시대에는 납득이 어려운 적폐가 많은게 라이자 시리즈인데
(아이템을 주우면 하나하나 줍는 스탑액션이 있다던가, 하나의 필드가 너무 좁아 넘어가는 액션이 너무 긴 시간이라던가,
3D엔진이라는게 반쪽자리라던가....)
그걸 그래도 많이 해결하려고 노력한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어찌되었건 뭔가 3D게임처럼 움직이기 시작한게 라이자라는것... 그 전에는 3DS게임 수준의 자유도가 한계였다는걸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걸 풀프라이스로 팔아먹을 생각을 하지? 라는 생각이 드는게 자연스럽곘지만.
네 저희같은 흑우들이 지금까지 지갑을 열어줘서 사실 가능했던 것이죠.
이쁜 일러스트 보면서 스토리에서 깔깔거리는 미소녀들을 보면서 자신 안의 비어있는 소녀의 순정을 구매하는게 아틀리에 시리즈였습니다.
연금술은... 네 사실 중반까지는 공략 봐야 됩니다. 뭐 품질 999 중화제만 쟁여놓으면 사실 적당히 봐도 되지만요
하지만... 라이자는 몬가... 몬가에요
아틀리에 시리즈의 전통은 "주체적인 여성" 이기도 합니다. 아틀리에는 주인공 여성이 자립하는 것이 스토리의 큰 줄기입니다.
그 과정에서 만나는 동료, 주변인, 적들과의 "관계"의 변화도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임이였습니다.
하지만 이게 사실 좀 전면으로 드러나있지는 않은 요소라서,
처음 엔딩을 본 많은 사람들은 두번째 엔딩인 "인연 엔딩" 에서 적당히 모두가 친구! 엔딩으로 끝날때가 많습니다.
의외로 미연시같은 호감작(남/여를 가리지 않습니다)이 필요한 게임이기도 했지요
근데.... 소피부터 그런 "인연"이 전반적으로 좁아진 느낌이에요.
소피부터 "인연 엔딩"이 사라졌고, 주인공 파티와의 인연 스토리도 솔직히... 그냥 땜빵 느낌이 났습니다.
아마도 개발자의 의도는 "소피"라는 주인공과, 그 "절대적인 동반자" 플라흐타의 이야기에 집중해 달라는 의도같은데
이 구도는 신비의 연금술사에서 계속 주인공 파티가 페어로 나오면서 깨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말을 붙혀도 세계가 좁아졌다는 부분은 추가점을 주기 어려웠습니다.
리디&수르부터 아틀리에를 구매하지 않았던 큰 이유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라이자"는 지금까지 아틀리에 시리즈의 소비자가 아니였던 사람들을 많이 끌어와서
27년이라는 아틀리에 역사를 계속 이어가게 한 것 만은 큰 성과입니다.
사실 원래의 아틀리에 소비자들이 지금까지 많이 늙어서 이제 게임할 시간도 없어요
그렇다면 아틀리에도 변화해서 다음 친구들을 만들고
늙은 우리들은 이제 스팀 결재할 기운도 없으니 사라져도 좋다고 해야 한달까.....
쓰고보니 눈물이.....
분명 저는 아틀리에의 이런 변화가 아쉽고, 27년이나 함께 해온 게임이(저는 정작 10년 남짓이지만) 먼 세계로 나가버린다는 느낌이 들지만
또 게임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동료를 만나기 위해 환골탈태 하는 것이니, 그 성장에 적응해 가느냐, 아니면 다시 머물러 다른 게임을 찾느냐는
전적으로 저와 남아있는 구작 아틀리에 소비자들의 선택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