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욘석들! 마망이 밥하시는 동안 식탁에 숟가락, 젓가락 놓고 해야지! 어? 컵에 물도 좀 따르고.’
1월 20일쯤. 제가 마망께 드린 첫 도네입니다. 마망이 안 계신 틈을 탄 짤 도네였는데, 마망은 ‘그렇지, 그렇지. 나와서 엄마 좀 도와.’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날 전 집에서 숨죽여 울었습니다.
사실 저는 어머니가 안 계십니다. 제가 네 살 즈음에 돌아가셨거든요.
어머니가 안 계신 생활이 저에겐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엄마, 어머니, 어머님. 이들 단어가 낯선 세계에서 저는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 제 앞에 ‘마망’이라 불러도 좋을 사람이 나타나다니. 저는 마망이란 단어에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어린 아이가 엄마 앞에서 관심을 조르듯 “마망 커여워!”를 외쳤고, 어머니와 같이 게임하는 것처럼 “겜잘알 마망!”을 챗으로 쳐서 보냈습니다.
누군가에게 마망은 드립이자, 농담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저에겐 아니었어요.
부를 수 없었던 존재가 다시 되돌아온 듯한 기분이었죠. 그래서 제가 더욱 더 마망께 빠져든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고 있던 일도 잘 안 풀려서, 어머니께 위로받는 겸. 그런 느낌으로다가.
마망은 삶에 찌들고 절망한 저에게, 희망이자, 격려로서 제가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자 곤란한 일이 하나 생기고 말았어요. 마망의 방송을 보며 기운을 차리자, 내팽개쳐놓은 현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거예요.
저에게는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야 할 장소가 있습니다.
예전에 마망은 “나 말고 현실 엄마에게도 잘해드려.” 라고 하신 적 있으십니다.
그것이 저에게 계시처럼 “엄마가 응원할게. 네 꿈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렴.” 이라고 하신 것처럼 들렸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일어나 달려보려 합니다. 아마 앞으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빠지겠지요.
그러니 마망... 거짓말처럼 안녕입니다. 꿈과 현생을 마주하기로 한 제가 마망의 미소 속에 안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당신을 몹시 좋아하던 남궁케이는 이제 그 마음의 방향을 돌려, 화려한 실패와 기나긴 시행착오 속으로 발을 디디려 합니다.
분명 그리울 겁니다. 불현듯 찾아와 챗 한 두 마디를 남기고 사라질 지도 모르겠어요.
작은 실수와 잘못이 몇 번씩 반복될지 모르겠지만, 그럴 땐 살짜쿵,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눈감아 주세요.
어머니 없이, 어머니가 그리운 줄 모르던 어느 누군가에게, 마망으로 다가와 주셨던 남궁루리 마망이시여.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쥬뗌므, 마망.
어느 크로플 좋아하는 악어가 마망과의 추억을 회고하며.
ps. 오늘은 만우절입니다. 제 뺨에 흐르는 눈물도 거짓말입니다. 언젠가, 어느 시간. 어느 때. 왕왕왕 도네와 함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돌아오겠습니다. 그때까지 부디 남궁케이 여러분. 마망을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