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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3일 방송후기...를 빙자한 1톤화염차의 미루 방송 이야기

한밤중에 아무 생각 없이 자동차 시동 켰다가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시동 끄고 돌아온 1톤화염차입니다.

다른 조카들과 같이 저도 넋두리를 조금 풀어볼까 합니다.




* 0.

제가 버튜버라는 컨텐츠를 처음 알게 된 것은 1세대 버튜버인 키즈나 아이부터입니다. 그리고 뒤이어 현 세대 버튜버 시스템을 확립했다고 봐도 좋은 홀로라이브를 알게 되었죠.


사실 이 때만 해도 버튜버라는 컨텐츠를 즐겨 보지는 않았습니다. 유튜브의 알고리즘 상 한 번 발을 걸치면 끊임없이 먹이를 물어다 주기에 버튜버 클립 채널은 항상 가시권에 있었고 이 때문에 버튜버를 클립으로는 자주 봤지만 한본어 정도만 알아먹는 언어의 장벽 탓에 정착하지는 못했죠. 그나마 한국어 학습 컨텐츠를 하는 외국인 버튜버들의 방송을 생방송으로 몇 번 본 정도군요.




* 1.

그러던 중 루리웹에서 버튜버 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게 되면서 우리가 아는 마망, 남궁루리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뒤이어 미루가 등장합니다.


사실 저는 루리웹에 서식하면서도 비디오 게임에 대한 조예는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자동차 갤러리가 주 서식지죠. 이 때문에 몇몇 게임을 제외하면 미루와 비슷한 수준으로 게임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바닥입니다. 이런 조건이다 보니 게이머를 위한 공영방송 성격의 남궁루리 방송보다는 스트리머와 함께 머리 굴리는 미루 방송에 좀 더 가까워지게 되었죠.



많은 분들이 미루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는 부분은 아무래도 '순수함'입니다.

온갖 컨셉의 수많은 버튜버가 방송을 열고 있지만 미루는 거의 독보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순수했습니다. 물론 지식적인 의미에서의 순수함도 있지만 미루는 그와 다른 궤로 착한 심성을 베이스로 해맑게 자란 사람이라는 것을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 짐작하셨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미루의 방송을 처음 접한 작년 연말은 인생의 위기까지는 아니지만 여러 모로 심란한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회사 일은 야근과 주말 출근이 일상이 되어 체력적으로도, 심적으로도 지친 시기였죠.


거 이런 거 있잖습니까. 별 생각 없이 멍때리고 있다가도 옆 사람이 웃고 있으면 괜히 피식 하고 따라 웃게 되는 거.

나뭇잎만 굴러가도 웃는다는 사춘기 소녀처럼 언제나 꺄르륵 하며 웃고 행동 하나하나에 귀여움이 묻어나는 미루의 방송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뭔가가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무미건조하고 지친 일상에 웃음과 함께 에너지를 주는 사람. 저에게 미루 이모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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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의 방송 시간은 일반적인 회사원이 본방을 사수하기에는 쉽지 않은 시간대입니다. 이 때문에 출장으로 이동 중일 때는 오후 4시 땡 하자마자 주차장에 차 세우고 라디오 모드 연결해서 다시 운전하고 사무실에 혼자 남아 야근할 때는 대놓고 회사 컴퓨터 한 구석에 방송창을 띄워두고 일했습니다. 이렇게 미루 이모는 제 일상 패턴에도 조금씩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 2.

살면서 가족, 친구, 회사 동료 외의 사람을 위한 선물은 챙겨본 기억이 없습니다.


하지만 미루의 방송을 계속 보고 있으면서 이 사람에게는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제가 미루에게 에너지를 얻은 만큼 저도 조금이나마 돌려주고 싶었던 것이죠. 제가 경험했던,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공유하고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그렇게 첫 번째 기회가 찾아왔고, 그 결과물은 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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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100일 기념 방송에 등장한 민트초코 빌런이 바로 접니다.


따로 후기를 적긴 했지만 이 선물을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저에게는 굉장히 즐거운 여정이었습니다. 본가의 창고에 봉인해 둔 미개봉 한정판 피규어들 중 미루가 좋아할 만한 것은 어떤 것인지, 예능 요소를 더하기 위해 포장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다행히도 미루가 제 선물을 마음에 들어했고 뒤이어 찐미루글로 인증을 올려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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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정말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저는 이 사진을 보고 살짝 울컥 했는데 '조카들에게 받은 선물'에 제가 앞발로 쓴 편지가 들어있었기 때문이죠. '이런 것'도 '선물'로 생각해줬구나...




200일 기념으로는 미루에게 필요한 것, 그리고 미루가 방송 중에 마음에 들어했던 것을 준비하려고 했습니다.

품목 선정에 꽤 오랜 시간 고민했고 선물의 일부는 몇 주 전에 국제우편을 타고 본가에 도착, 선물을 포장할 방법은 불과 이틀 전에야 윤곽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 선물은 한동안 전달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7월 9일에 아래의 상자에 담긴 무언가를 볼 수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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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원하는 선물을 담을 수 있는 크기의 흑임자 식품 상자를 찾는 데에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 와중에도 흑임자와 민트초코를 놓고 잠시 고민했는데 이제는 아무래도 좋을 일이 되었습니다.





*3.

휴방 기간이 1주 연장되었을 때부터 마음의 준비를 한 조카들도 꽤 있었을 겁니다. 저도 휴방 연장 공지를 보면서 이제는 지금과 같은 페이스의 방송은 어렵겠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현실은 잔혹한 법, 미루가 중대발표에서 뜸을 들일 때가 되어서야 뒤늦게 퍼즐을 맞추게 되었습니다. 어제의 방송에서 미루가 했던 모든 행동이 어떤 배경으로 나오게 되었는지...



4월 말, 미루가 RP 투병을 처음 언급했을 때 지켜보던 조카들 모두가 놀랐습니다. 그리고 미루는 마냥 어린 아이가 아니라 매우 강한 사람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그 강인함을 어제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저라면 그렇게 담담하게 이야기할 수 없었을 겁니다. 가장 울고 싶은 사람은 미루 본인이겠지만 조카들을 위해 어떻게든 무너지지 않고 참고 있는 걸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미루에게는 휴식과 치료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 장기 휴방을 선언했죠.

사실 방종 인사를 하면서 꼭 돌아와 달라고 말했지만 반드시 버튜버로서 돌아와 달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저 건강하게 잘 살고 있다고, 그리고 언젠가는 RP가 완치되었다는 희소식을 들고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죠.


사진을 취미로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정작 밤하늘을 비롯한 야경은 딱히 찍은 게 없더군요. 밤하늘의 별빛을 간절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겠죠.


미루의 장기 휴방을 계기로 제 주변의 사소한 일상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되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미루의 빈 자리가 많이 시릴 것이지만 이 또한 어떻게든 견뎌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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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아닐 겁니다. 그래도 인사는 남기고 갈게요.


그동안 함께 해줘서 고마웠어요, 미루 이모. 이모가 당부했던 대로 빨간 친구와 함께 무사고 안전운전으로 달리겠습니다.

다시 보는 날까지 루빠! 입니다. 2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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