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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루국에 관한 하찮은 넋두리

마인크래프트는 원래 좋아하는 게임이었습니다

원시고대 오픈월드 게임으로도, 막대한 자유도를 제공하는 것으로도, 멀티가 가능한 것으로도


하지만 현생에 시달리면서 발전의 과도기 때에는 기여를 하지 못했고

결국 사실상 모든 게 완성된 상태에서 무언가 업적을 더 세울 기회는 없었습니다

현생의 압박이 느슨해졌지만 그래도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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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소스


제가 했던 일은 딱히 없었습니다

검은 화살표의 시작지점에서 나아가는 쪽으로 가다 보면 엔드 가는 유적이 나옵니다

그쪽으로 수동으로 길을 뚫었습니다. 지하로.

시간은 엄청 잡아먹었지만 지옥문루트도 뚫려있고 직각으로 꺾여있는 지상루트도 있는 시점에서 진짜 쓰잘데없는 뻘짓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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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는 정말 많이도 모았습니다 대충 천 개 넘게요

딱히 쓸데없는게 저랑 비슷한 거 같았었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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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드러낼 만한 업적은 이 탑 하나뿐이었습니다

솔직히 옥상행은 막판 급조라고밖엔 못하겠더라구요

나름 디자인 자체는 괜찮다고 자부했습니다 백색 바탕에 파란 물이 나선형으로 감아돌며 올라가는 형상

하지만 루팡을 완전히 털어가면서 만들고 싶지는 않아서 따로 채굴을 했습니다

근데 계획대로 하지도 못했더니 많이도 남았더군요




사실 서비스 종료한 뒤 잠깐 스샷을 찍으려고 다시 슬쩍 들렀었습니다

교환소의 주민들이 전부 사라져 있는 걸 보면서 섭종이 그제야 실감이 되었습니다

웃기는 소리지만서도 아마 저만큼 착잡한 사람이 없을 듯 싶습니다

그래도 다들 뭔가 보여줄 만한 걸 갖고 있었지만

저는 보여줄 것이 없었습니다

나름 시간을 들였었는데도...




그냥 한산함을 약간 덜어주는 역할이었다는 것에 작은 만족감만 남기고 기억 너머로 미루국을 보내겠습니다

그 많은 정성을 담은 미루국의 마무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웠기를

당당히 헛되지 않았다고 자부할 수 있는 역사가 되기를

그리고 행복했다고 기억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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