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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브컬처 위키 이야기 3편 나무위키 버리는 청동이 있으면 줍는 나무도 있다.



제목이 45자 제한이라서 좀 잘를 수밖에 없다...


1. 리그베다 위키가 남긴 교훈
리그베다 위키는 결국 기만적인 운영 끝에 망하고 말았지만, 그래도 국내 규모 3위의 위키이자 국내 최대 규모 서브컬처 위키로서 긍정적으로나 부정적으로나 많은 교훈을 남겼습니다.

(1) 위키의 체계적/민주적 운영
리그베다 위키는 다른 관리자 없이 소유자인 '함장'과 '청동'만이 운영했습니다. 이는 위키 사유화 약정이 크롤링을 통해 드러나기 전까지 아무도 모를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했으며, 전형적인 인터넷 독재를 형성하는 데 일조하였습니다. 리그베다 위키가 군소 위키 수준이었을 때나 1인 운영이 가능하지 국내 규모 3위에 올라서도 바뀌지 않았기에 예정된 혼란이었습니다. 실제로 군소 위키를 제외한 대부분의 위키들은 기본 관리자 외에도 다양한 역할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완전히 회사의 지배를 받는 나무위키마저도 아직까지 관리자와 중재자를 따로 두고 있습니다.

(2) 국내 법과의 접촉
리그베다 위키는 국내에 서버를 위치하고 대한민국을 대상으로 서비스했기에 당연하게도 국내 법을 준수하여 노골적인 성적 내용(예: AV 배우 정보), 개인정보 및 사생활 침해 사항 등을 작성할 수 없게 했습니다. 이는 서브컬처 위키를 지향하는 위키 입장에서 결국 일부를 잘라내야 하는 일이었기에 많은 시선이 교차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습니다.

(3) 작성 금지
리그베다 위키는 단순 분란과 법적 접촉을 피하기 위함도 있었지만, 관리자가 1명이었던 이유로 관리를 편하게 하기 위해 많은 문서들을 작성 금지했습니다. 이 점도 결국 위키의 일부를 잘라내는 일이었기에 상당히 갑론을박이 있었습니다.

(4) 토론
리그베다 위키 특유의 소극적 운영의 원인 중 하나는 앞서 써 놓았듯 분란을 피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하지만 단순 분란이 아닌 당연히 작성되고 수정되어야 할 타당성을 따져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도 있었기에 토론 기능이 필요했습니다.

(5) 서버비 충당과 재정의 투명성
모든 위키는 서버비를 어딘가에서 충당해야 했기에 부속 위키로 있거나 광고를 부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정확히 밝히지 않았기에 리그베다 위키가 망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를 차지했습니다. 재정 투명성을 위해서는 처음부터 CCL에 NC(비영리)라고 표기하지 않고 영리로 운영하는 것이 가장 좋고, CCL을 바꿀 수 없는 경우에는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이익을 얻고 있지 않음을 입증하는 것이 그나마 최선입니다.


2. 나무위키란?

'나무위키'는 리그베다 위키가 쇠락하는 혼란기에 리그베다 위키를 포크로 내용을 가져와 2015년 4월에 세워진 위키입니다. 개설자는 'namu'로 나무위키의 엔진 'the seed'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2016년 5월에는 소유권이 파라과이의 회사 'umanle S.R.L.'로 넘어가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나무위키의 로고


서버는 파나마(소유권 이전 이후로는 파라과이)에 위치하여 국내 법의 영향이 미미했습니다.

설립된 직후 2015년 5-6월에 있던 여성시대 대란으로 유입이 더욱 증가함과 동시에 기록의 장으로 크게 각광받았습니다. 여성시대 대란으로 인한 유입과 구글 검색 결과의 최상위로 뜬다는 이점으로 빠르게 리그베다 위키 뛰어넘는 데 성공하고 한국어 위키백과의 자리까지 넘보는 국내 규모 2위의 위키가 되었습니다.

3. 나무위키 설립 음모론?
리그베다 위키의 약관 문제가 들어난 것은 크롤링을 통해서였습니다. 그런데 크롤링을 했던 몇몇 사람들 중 한명이 나무위키의 개설자 'namu'였습니다. 그래서 혹자들은 리그베다 위키의 수요를 완벽하게 뺏기 위해 'namu'가 리그베다 위키의 내용만 포크로 쏙 빼오고 리그베다 위키의 문제점을 고발해 망하게까지 했다는 음모론도 있습니다. 물론 리그베다 위키가 결국 망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막장이기도 했고 향후 'namu'가 나무위키를 'umanle'에게 넘긴 것을 볼 때 어차피 큰 의미 없고 설득력도 낮은 음모론입니다. 오히려 이 음모론보다는 'namu'='umanle' 동일인물설이 더 유명한 음모론이었습니다.


4. 나무위키의 특징
그동안 이용자들이 리그베다 위키에서 써왔던 내용이 유지되면서도 내용의 저작권이 작성자에게 간다는 점과 비영리화는 점에서 기존 수요층에게 크게 각광받았습니다.

일단은 리그베다 위키의 기조를 그대로 이어받았기에 설립 당시의 내용은 서브컬처 위주에 전문성이 낮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유입이 늘고 서브컬처 위주였던 내용들이 그나마 어느 정도 포괄적으로 편집된 편입니다. (예를 들자면, 이전의 피망 문서에는 피망에 대한 정보보다는 매체에 나오는 피망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았습니다.) 다만 여전히 출처를 요구하지 않기에 전문성은 위키백과 등과 비교해서 높은 편이 아니며 서브컬처 시절의 상태 그대도 방치된 문서들도 많습니다.

글쓰기 표현 또한 취소선, (…), (?), 각종 인터넷 유행어와 농담 등을 여전히 사용할 수 있는 자유로운 글쓰기로 남았지만, 이후 토론을 통해 점차 사라졌습니다. 이런 위키의 변화에 대해 비판하는 쪽은 '위백화(위키백과화)'된다고 노골적인 비판을 합니다.

리그베다 위키에는 없던 토론 기능이 생겼습니다. 이는 필요한 기능이기도 했으나, 시간 많은 프로 불편러가 이길 수밖에 없다는 웃픈 단점을 만들어냈습니다.

또한 중재자, 호민관 같은 리그베다 위키 시절에는 없던 다양하고 선출되는 운영직이 생기며 체계적이고 민주적인 관리를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었기에 꽤나 많은 잡음이 있었고, 현재는 'umanle'와 사측 관리자가 메인으로 그 밑에 일반 관리자과 중재자만 선출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버가 파라과이에 위치하여 국내 법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기에 보다 포괄적인 위키를 표방할 수 있었고, 리그베다 위키에서 여러 이유로 금지되었던 정치/사회 문제, 유명인의 개인/사생활 정보, 온갖 비난과 사건사고 내용 등이 작성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를 최대로 이용한 것이 바로 설립 직후에 있던 여성시대 대란입니다. 이를 통해 나무위키는 설립부터 크게 유입을 늘릴 수 있었습니다.


리그베다 위키와 달리 공개성을 지향했기에 의학 등의 일부 전문 분야를 제외하면 대부분 구글 검색의 최상위나 차상위로 나옵니다.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비영리화였습니다.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CC BY-NC-SA)'이라는 CCL을 보면 아시겠지만 말 그대로 상업적 용도가 불가능해 나무위키를 이용해 이익을 추구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나무위키는 초창기 서버비를 '비트코인'으로 기부받았으며, 이마저도 어려워지자 광고를 부착하였고 리그베다 위키가 그러했듯 이로 인해 논란으로 이어집니다.

(만약 그 비트코인이 2017년이나 2021년까지 남아있었다면 아마 'namu'는 돈 좀 꽤 만져보지 않았을까...)


여성시대 대란으로 인한 유입과 구글 검색 결과의 최상위로 뜬다는 이점으로 빠르게 리그베다 위키 뛰어넘는 데 성공하고 한국어 위키백과의 자리까지 넘보는 국내 규모 2위의 위키가 될 수 있었지만, 점차 불어나는 서버 트래픽과 자체 이미지 업로드로 인해 서버비 문제가 점점 커지며 결국 2016년 5월에 이르자 리그베다 위키 사태의 원인이 재림할 수도 있는 상황까지 옵니다. 'namu'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광고를 잠시 부착하였으나 반발로 인해 잠시로 그쳤고 '청동'이 그러했듯 재정 공개를 요구받습니다. 결국 'namu'의 선택은 침묵과 소유권 이전이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나무위키의 문제를 리그베다 위키의 문제보다 한층 더 키우는 일로 이어집니다.


5. 리브레 위키
'리브레 위키'는 나무위키보다 하루 빠른 2015년 4월 16일에 만들어진 미디어 위키 기반 위키입니다.



리브레 위키의 로고


주요 특징은 나무위키가 리그베다 위키를 포크한 것과 달리 리그베다 위키의 여러 문제점을 정정하기 위해 처음부터 시작했으며, 운영과 법적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리브레 협동조합'을 설립하여 민주적으로 운영했습니다. CCL도 저작자 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CC BY-SA)로 눈가리기 아웅식의 비영리가 아닌 영리임을 밝히고 나름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했습니다.

나름 철저히 준비한 덕분에 나름 국내 규모 8위의 위키로 발전했지만 점차 위키 이용층이 나무위키나 디시위키 등으로 몰리며 2016년부터는 이용층이 상당히 줄어들었고, 결국 2017년부터 협동조합의 자금난으로 해산이 논의된 끝에 2018년 1월 15일자로 협동조합은 해산되었습니다.

비록 크게 성장하지는 못했지만, 나름 위키의 방향성과 큰 교훈들을 남긴 군소 위키들 중 가장 큰 위키라고 볼 수 있습니다.

6. 저번 글의 정정 사항
저번 글에서 리그베다 위키의 저작권이 인정받지 못했다고 했는데, 그 이후 2017년에 판결이 있던 것을 놓쳐서 다시 정정하겠습니다.

2015-2016년 당시에는 가처분 신청으로 리그베다 위키의 저작권과 데이터베이스권, 그리고 약관은 인정받지 못하다가, 2017년 4월에는 데이터베이스권을 인정받으며 엔하위키 미러의 패소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다만 인정받은 것은 리그베다 위키의 최신 데이터베이스를 대한민국 내 서버에서 포크하거나 미러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것뿐이었기에 이미 타국(파나마, 파라과이) 서버에서 최신이 아닌 2015년도의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한 나무위키에겐 대응할 수가 없어 상처뿐인 승리가 되었습니다.

당시 판결(https://patent.scourt.go.kr/dcboard/new/DcNewsViewAction.work?seqnum=24&gubun=565)



3줄 요약

1. 리그베다 위키의 문서를 그대로 포크한 나무위키.

2. 리그베다 위키의 문제점을 나름 회피하고 여성시대 대란으로 크게 성장.

3. 하지만 리그베다 위키처럼 광고 문제로 발목이 잡히자 소유권을 이전.


4편으로 이어집니다...


1편 위키, 한국에 서다.
2편 리그베다 위키, 쉽게 흥한 자 쉽게 망한다.
3편 나무위키(1), 버리는 청동이 있으면 줍는 나무도 있다. / 리브레 위키
4편 나무위키(2), 인터넷 독재의 표본이자 최악의 위키가 되다.
5편 한국 서브컬처 위키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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