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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픽림과 기동무투전의 조상님


로봇 족스 (1989)

연출은 <좀비오>로 유명한 스튜어트 고든. 시나리오엔 <영원한 전쟁>으로 유명한 작가 조 홀드먼이 기용되었다.

프로듀싱의 시작은 고든의 아이디어였으며 프로듀서인 찰스 밴드의 요청으로 조 홀드먼이 시나리오를 담당. 다만 둘 사이는 그다지 좋은 호흡은 아니었다고 한다. 홀드먼의 말에 의하면 '내가 열심히 써가면 고든이 일요일 아침 만화로 둔갑시켰다.'고 했으니. 홀드먼은 본인의 작풍에 따라 냉전을 SF로 우화하는 진지한 극으로 만들고 싶었던 모양이지만, 고든은 훨씬 더 엔터테인이 강력한 작풍을 원한 것이 충돌의 원인이었던듯.


핵전쟁 이후를 다룬 디스토피아 SF극으로, '전면전을 억제하기 위해 각국의 대표 로봇이 콜로세움에서 대결을 벌인다'는 설정으로 진행된다. 게다가 로봇은 파일럿의 움직임을 복제하는 모션 트레이스에 가까운 형태. 전체적으로 <기동무투전 G건담>이 떠오를 수 밖에 없고, 미국에서는 <퍼시픽림>의 조상 정도로 재조명되었다.


650만~천만 달러 정도의 제작비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지만 수입은 120만 달러에 그쳐 시장의 냉대를 받았다. 당시엔 냉전 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점차 사그러질 때여서 홀드먼의 야심찬 각본도 통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있다. 다만 당시에도 나름의 컬트적인 인기가 있었고, 2000년대 이후에는 여러면에서 재조명받아 평가가 좋아진 편이다.


로봇의 풀샷에서는 스톱 모션이, 클로즈업에서는 애니매트로닉스가 사용되었으며 양자의 편집이 생각보다 매끄러워 로봇간의 전투를 보는 재미가 있다. 이는 시각 효과 담당인 데이빗 앨런의 힘이 크다. (데이빗 앨런은 1988년작 <윌로우>의 모든 퍼펫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시각 효과 담당자였다.) 또한 플롯 자체는 단순하지만 소규모화된 전쟁 안에서도 기술과 인간성의 충돌을 그려 '인간성이란 기술로부터 한발 후퇴했을 때 획득할 수 있다'는 테마 등은 이후에도 호의적으로 해석되었다.


이후 파라마운트에서는 유사한 설정의 <로봇 워즈>를 발표하고 일부는 이게 <로봇 족스>의 후속작으로 여기곤 하지만 실제로는 별다른 연결점은 없다. 단 이쪽도 데이빗 앨런이 특수 효과에 참여하였으니 관심이 생긴다면 연달아 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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