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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엠] 펜으로 막아낸다 [좀비사이드:무기를 들어라] 이야기


 

요즘 보드게임계에서 두루두루 인기 있는 장르로 '롤 앤 라이트 (Roll & Write)'를 꼽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영리한 여우], [세 자매]를 비롯해 많은 게임들이 이 장르에 속해있죠. 

 

하지만 게임 구성품에 직접 '작성'을 한다고 해서 모두 '롤 앤 라이트'는 아닙니다. 롤 앤 라이트는 명칭처럼 주사위를 사용해서 굴리고 그 결과에 따라서 작성을 하는 방식으로 주사위가 필수 구성품이 되어야 합니다.

 

 

 

국내에서 '롤 앤 라이트'로 알려진 인기 게임 중 상당수를 구분하는 또 다른 명칭이 있으니 바로 '플립 앤 라이트 (Flip & Write)' 혹은 '드로우 앤 라이트 (Draw & Write)'입니다. 같은 장르지만 '뒤집는다'는 뜻의 'Flip'과 '(카드를) 뽑는다'는 뜻의 'Draw'를 사용해서 두 가지 표현으로 나뉜 것이긴 한데, 아무래도 'Draw'가 '그린다'는 의미도 있다보니 최근에는 '플립 앤 라이트'로 통일된 분위기긴 합니다.

 

대부분의 플립 앤 라이트 게임에는 주사위가 없고 그 역할을 카드가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사위보다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6장의 카드에 1부터 6까지 쓰여있다면, 6장의 카드를 소진하기 전까지 각 숫자는 한 번 씩만 등장하니까요. 주사위는 경우에 따라 얼마든지 같은 수가 여러번 나올 수도 있고 이를 예측할 수는 없죠. 따라서 플립 앤 라이트는 롤 앤 라이트에 비해 좀 더 전략적으로 생각할 여지가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플립 앤 라이트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웰컴 투], [하드리아누스 방벽], [애비뉴]같은 게임들이 잘 알려졌습니다.

 

 

인기 롤/플립 앤 라이트 게임들

 

대부분의 경우 롤 앤 라이트나 플립 앤 라이트 게임들은 게임의 규모가 작은 편이기 때문에, 유명했던 기존 게임의 스핀오프 게임으로도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야옹섬], [패치워크],[공룡섬]등의 게임이 롤/플립 앤 라이트 버전의 스핀오프 게임들을 내놓았고, 나름 오리지널 게임의 느낌을 잘 살린 덕에 본판과 더불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조디 아단과 [지도 제작자]

 

플립 앤 라이트 게임즈의 성공작이라 불리우는 작품 중 하나가 바로 [지도제작자]입니다. 이 게임 역시 [롤 플레이어]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스핀 오프 게임으로, 작가는 브라질 출신의 조르디 아단입니다. 

 

아직까지 작품 활동이 많았던 작가는 아니지만 그의 게임 대부분이 롤/플립 앤 라이트 게임이라는 것은 흥미로운 점입니다. 그 중 성공적이었던 [지도제작자]는 이후 다양한 확장들이 나오면서 그의 작품 리스트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는 역시 브라질 상파울로에 있는 CMON의 게임 개발팀원들과도 좋은 친분을 유지하고 있고, 그 인연으로 TRPG 베이스의 게임이었던 [트루드방 레전드]를 공동 디자인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지난 해 역시 CMON의 제작팀으로 루터즈 매시브 다크니스 2를 만들었던 마르코 포르투칼과 함께 '좀비사이드 프랜차이즈'의 플립 앤 라이트 게임을 만들었고, 그 작품이 바로 좀비사이드: 무기를 들어라입니다.

 

좀비사이드:무기를 들어라가 다른 롤/플립 앤 라이트 게임과 차별화되는 특징을 든다면, 바로 이 게임이 흔치 않은 '플립 앤 라이트 방식의 협력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있는 그대로 좀비들을 무쌍으로 처치했던 '좀비사이드' 프랜차이즈의 느낌을 기억하신다면, '무기를 들어라'도 비슷한 흐름을 담고 있습니다. 아울러 차례마다 무식하게 몰려오는 좀비들도요.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의 목표는 보스를 처치하는 것입니다. 게임마다 배정되는 보스가 있고, 이들은 언제나 2라운드부터 등장합니다. 1라운드는 실질적인 빌드업으로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앞에 있는 좀비들을 척살하면서 가지고 있는 무기 중 3종류를 업그레이드해야 합니다. 

 

 

 

플레이어들은 (이미 업그레이드가 되어있는 노란색 무기를 포함한) 4종류의 무기를 갖고 있고, 차례마다 한 종류의 무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차례마다 공개되는 차례 카드의 색상에 의해 결정됩니다. 10장의 차례 카드 중, 라운드마다 사용하는 것은 9장. 그리고 이 9장 안에 4종류의 무기 색상이 배정되어 있기 때문에 차례마다 무기가 공개될수록 추후 공개될 가능성이 있는 무기들에 대한 확률을 고려할 수 있고, 이것이 '롤' 앤 라이트와 다른 '플립' 앤 라이트만의 결정적인 차별성이 됩니다.

 

차례에 사용 가능한 무기는 무기가 공격 가능한 형태로 자신의 앞에 있는 좀비를 직접 칠하는 형태로 사용합니다. 때문에 이 게임은 반드시 지워지는 마커펜을 사용해야 하며, 코팅 처리된 좀비 카드 위에 무기 패턴을 직접 그려 넣는 것으로 좀비에게 피해를 가합니다.

 

 

 

처치하지 못한 좀비는 차례끝에 자신에게 다가오며, 마지막 슬롯까지 왔는데도 처치하지 못한 좀비는 전진 시 플레이어에게 피해를 안깁니다. 이렇게 피해를 입다가 누구 한 명이라도 체력이 모두 소진되면 게임은 패배로 끝납니다.

 

하지만 차례마다 좀비를 처치하면 무기가 업그레이드 되고, 이는 무기를 더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아울러 각 플레이어가 선택한 캐릭터들은 고유의 능력이 있어서 이를 상호간에 잘 활용해야 합니다.

 

1라운드의 초반은 그럭저럭 돌아갑니다. 하지만 이때 업그레이드나 방어구, 총알 구축을 잘 해놓지 못하면 2라운드부터 등장하는 보스는 무자비한 공세로 피해를 입힙니다. 

 

 

 

보스는 각 플레이어들을 오가며 피해를 주거나 받습니다. 자신의 차례에 앞에 있는 보스만 공격 가능하지만, 무기의 업글 상황과 능력에 따라 다른 플레이어에게 도움을 줄 수 도 있습니다. 자신의 방어 능력이 빵빵해서 약간 얻어 맞는 것을 감수할 수 있다고 해도, 다른 동료들의 체력을 감안해서 보스의 가능 피해를 미리 깍는다던가, 원거리 공격으로 동료 앞의 좀비나 보스를 미리 때리는 것도 다 고려해야 합니다.

 

 

 

일단 보스를 죽이기만 하면, 현재 남은 좀비와는 관계없이 플레이어들은 승리합니다. 

 

게임의 난이도는 4단계로 나뉘어져 있고,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특수 좀비들이나 보스의 난이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극명하게 어려운 상황이 더해집니다. 또 6종의 보스들은 특징별로 다양한 페널티나 혜택이 있기 때문에 플레이 할 때마다 다른 재미를 줍니다. 아울러 (요즘 유행인) 솔로 모드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많은 롤/플립 앤 라이트 게임들이 여행이나 건설, 탐험 등의 테마로 이뤄진 것이 비해 좀비사이드:무기를 들어라는 확실히 좀비사이드의 DNA를 가지고 온 플립 앤 라이트 게임입니다. 조여오는 압박감, 신나게 두들기는 공격 스타일, 다양한 무기... 그 무기가 이제 주사위가 아닌 펜이 된 셈이지만요.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세 번째 난이도인 '어려움' 수준으로만 가도, "그냥 칠하다 보면 다 잡겠지"는 어림도 없습니다. 남은 카드 수와 현재 가지고 있는 무기로 칠할 수 있는 반경 등을 고려하지 않으면 보스 출몰과 함께 몰살 당하기가 일수입니다. 그러다보니 숙련자와 초보자의 차이가 제법 납니다. 확실한 가능성은 나름 트레이닝(?)을 거친 숙련자들의 파티로 도전하는 것이겠죠.

 

좀비사이드:무기를 들어라는 좀비사이드 10주년 기념으로 출시된 게임입니다. 국내에서도 곧 도착(및 추후 정식 런칭할) 좀비사이드 2판을 기다리시면서 가볍게 도전해보기에 좋은 게임입니다.

 

 

 

좀비사이드의 팬들, 플립 앤 라이트 마니아들 모두에게 추천합니다.

 

좀비사이드: 무기를 들어라는 1월 4일(수) 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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