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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2라운드 안산 VS 양평 감상 소감 (+ 아스나위 감상소감)


※ 글쓴이 본인은 축구에 대해 그리 깊게 아는 것은 없고, 그저 보고 느낀 대로 쓸 뿐인지라 정확하지 않거나 깊이 없는 글을 쓸

가능성이 있는바, 서툴거나 부족하더라도 너그럽게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Ⅰ. 들어가며


  인도네시아 출신 아스나위 (뭔가 이름이 더 길었던 것 같지만, 편의상 "아스나위"라고 부릅니다) 가 신태용 감독의 추천으로

안산 그리너스에 합류하였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언젠가 한 번은 안산의 경기를 보아야 겠다고는 생각했습니다. 특히 낯설고

말 한 마디 제대로 통하지 않을 외국 땅에서 축구로 성공하기 위해 연봉 삭감까지 감수했다는 "스토리" (정확한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으나) 는 확실히 삭막한 현대인의 가슴에도 한 움큼 불꽃을 지피는 바입니다.


  그리하여 본인은 언젠가 날 잡아서 아스나위의 한국 무대 데뷔전 경기를 꼭 봐야겠다는 마음을 품었습니다만, 불의의 사건으로

격리 기간이 연장되어 데뷔전이 연기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애석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비록 안산엔 가 본 적도 없고,

안산 그리너스를 특별히 응원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도전하는 젊은이의 열정은 언제나 아름다운 법. 때마침 아스나위를 FA컵 2라운드

양평 FC와의 경기에서 데뷔시키겠다는 안산 구단의 공지를 접하고, 네이버 라이브 중계로 안산 그리너스와 양평 FC의 경기를 전후반

모두 감상하였습니다.


  사실 토요일 있었던 FA컵 2라운드 결과는 연장 접전 끝에 간신히 진출한 부산(...)을 제외하면 대체로 K2리그 프로팀의 압승으로 끝났으므로

4부리그 세미프로팀이라는 양평 FC를 안산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경기가 되지 않을까도 싶었습니다만, 의외로 탄탄한 전력으로 양평FC가

맞서면서 나름 재미있는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부터 경기의 전반적인 감상소감, 아스나위의 양평전 플레이에 대한 감상 및 향후 적응

가능성을 어설프게나마 읊어 보고자 합니다.



Ⅱ. 전반적인 경기 감상평


  1. 양평 FC의 수비와 높이


  누가 예상이나 했겠습니까? 세미프로팀이, 비록 2부리그라지만 나름 프로팀을 상대로 이렇게까지 선전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지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1실점만을 허용했을 뿐 끝까지 대등하게 경기를 이끌어나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안산의 정교한

패스플레이를 통해 위태로운 순간도 종종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그 정도면 확실히 선전했다고 생각합니다.


  장신 스트라이커를 활용해 제공권을 가져가면서 곧바로 전방으로 찔러주는 전략도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무턱대고 전방에 공을 때려박기만

한 것도 아니었고, 측면 크로스를 통해 스트라이커의 머리를 노리는 의도적인 장면을 여러차례 볼 수 있었고, 공 잡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가운데서도 양평 FC의 공격진들이 나름대로 압박을 버텨내면서 공을 지켜내고, 또 득점 찬스로 연결시키는 장면도 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불운하게도

득점엔 실패했으나, 보는 내내 눈이 즐거웠습니다.


  물론 세미프로의 한계를 넘지 못한 모습 역시 조금씩 보였습니다만, 상대방과의 객관적 전력 차이 등을 감안하면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두 번 정도 슈팅 기회에서 양평 선수 두 명이 공 하나를 동시에 차려다가 (...) 서로 꼬여서 넘어지는 주말 예능을 보여주었습니다만...... 사실 말이 예능이지

하마터면 크게 다칠 뻔한 장면이라 큰 부상이 없었길 바랍니다.


  피지컬도 안산 그리너스를 압도했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잘 비벼댄 수준은 된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엉성하게 공을 흘리거나, 후반에 개인돌파를

너무 맥없이 쉽게 허용한 점은 좀 아쉽긴 합니다. 결국 심재민 선수에게 헤딩 결승골을 허용한 것도 전혀 못 막을 실점은 아니었다고는 생각하지만, 거기까지

비판하는 건 너무 가혹하게 점수를 깎는 느낌이 드네요.


  그래서 양평 FC의 오늘 경기 평가를 요약하자면, "졌지만 잘 싸웠다" 입니다.


  2. 안산 그리너스의 아슬아슬한 승리 ; 골키퍼가 살렸다.


  비록 결승골은 심재민 선수가 넣었고, 충분히 잘 뛰었습니다만, 이번 경기 MVP는 당연히 골키퍼 김선우 선수에게 돌아가야 마땅할 것입니다.


  사실 나름 오밀조밀하게 패스로 주고받으면서 득점 기회를 만들어가는 모습은 괜찮았습니다. 안산 경기를 많이 안 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그게 안산

그리너스의 주된 공격 패턴인 것 같은데요. 근데 문제는 정작 골대 앞에서 해결을 못하면 도로아미타불이라는 것입니다. 안산에서 확실히 득점으로 가져갈

수 있던 기회가 적어도 전후반 통틀어 2번은 더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물론 양평FC 골키퍼도 잘 막긴 했습니다만, 골 결정력은 솔직히 좀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인간적으로 오늘 안산 그리너스 선수들은 언젠가 날 잡아서 김선우 골키퍼에게 한 턱 쏘기 바랍니다. 슈퍼세이브를 연달아 두 차례나 했는데,

그 중 하나라도 먹혔으면 바로 기약없는 연장전 행이었을게 분명합니다. 골키퍼 하나가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사례가 바로 오늘 경기

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다른 안산 선수들도 나름 최선을 다 했습니다만, 그래도 좀 많이 과장해서 오늘 경기 평가를 요약하자면, "골키퍼가 살렸다"



Ⅲ. 아스나위의 플레이 감상 소감


  1. 스피드 및 드리블


    사실 상대가 상대인만큼, 오늘 경기가 절대적인 기준이 되어서는 곤란할 것입니다. 물론 양평 FC가 상당히 선전한 경기이긴 하지만,

  어찌되었든 상대방은 세미프로입니다. 그리고 2부리그라도 프로는 프로인 이상, 아스나위에게 요구되는 기준 역시

  "프로로서 생존할 가능성이 있는가"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일단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만을 토대로 대충 느낀 점을 적어보면...... 이 선수, 확실히 빠릅니다.

  벤치의 전술 지시 때문인지는 몰라도 주로 후방에 쳐져 있었던터라 예상했던 것보다 공격에 많이 가담하진 않았습니다만,

  수비수가 방심하다 잠깐 놓쳐버리면 쉽게 따라잡기 어려운 스피드인 것은 분명합니다. 크로스의 정확성은 의문이 남지만,

  적어도 역습 상황에서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한다면 무시무시한 결과를 만들어 낼 만큼의 강점인 건 분명합니다.


  2. 패스 정확도 등


    전반 초반에는 빠르고 정확한 패스를 몇 차례 성공시켰습니다. 나중에 두세번 패스 실수가 있었던 건 좀 아쉽습니다.

  다만 데뷔전이고, FA컵 2라운드라 손발이 잘 맞지 않았을 것임을 감안하면 그래도 장기적으로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반 초반에 보여줬던 정도의 정확도와 집중력만 유지한다면 패스미스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상대가 상대였던만큼,

  K2리그의 웬만한 경쟁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패스 정확도를 보여줄지는 좀 더 지켜봐야 겠습니다.


    크로스는 딱 한 번 전반에 시도했었는데, 어째 크로스에 힘이 없고 정확도도 부족하더군요. 물론 K2리그나 K1리그나 제대로 된

  풀백이 멸종하다시피 한 이 암담한 시국에 이런 배부른 소리 하기도 민망합니다만, 적어도 오늘 경기에서의 그 크로스에서 무언가

  기대할 만한 부분은 찾지 못했습니다. 물론 데뷔전인데다 그 크로스 하나만 가지고 아스나위의 크로스 올리는 능력을 벌써부터 평가

  하는 건 너무 성급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시즌 중에 두고두고 보면서 관찰하는 게 더 현명할 것입니다.


  3. 수비 능력


    유감스럽게도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수비 능력으로 아스나위 선수가 안산 그리너스의 라이트백 주전 경쟁에서 당장 승리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그 수준의 수비로는 역시 좀 버겁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피지컬은 압도적으로 밀리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확실한 건 상대팀 공격수를 압도할 만한 피지컬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특유의 스피드

  로 어떻게든 따라붙는 건 할 수 있지만, 그 이전에 근본적으로 수비하기 쉬운 위치선정하는 부분에서 미숙함을 드러내었다고 봅니다.

  물론 아직 어린 선수이니 오늘 경기만으로 수비 부분에 있어서는 가망이 없다고 단언하는 건 너무 경솔한 말입니다. 하지만 위험지역에서 프리킥

  기회를 내주는 장면을 보면서, 수비가 이 어린 선수의 강점이 되려면 상당한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스피드가 빠르고, 수비수의 수비능력이야 경험을 쌓으면서 점차 원숙해짐에 따라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기에

  그거야 뭐 그렇다치고....... 정작 중요한 문제점은 공중볼 처리가 좀 많이 미숙하다...... 는 것에 있습니다. 아예 헤더가 안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의외로 그 작은 체구로 공중볼 경합도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이 참 기특하긴 합니다. 기특하긴 한데...... 차라리 안 하는게 더

  낫겠다 싶을 만큼 클리어링 실수가 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양평 FC 쪽에서 이걸 노리고 아스나위 선수 쪽으로 롱패스를 자주 찔러

  주었던데 (해설위원도 이런 부분을 지적했었던 것 같습니다만), 이런 부분에서의 약점은 단기적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아직 선수가 어리고 발전 가능성이 있으니 역시 일단은 보류하고자 합니다.


  4. 총평


    데뷔전이었던 것, 동료 선수들과 호흡 맞출 기회는 커녕 난데없이 늘어난 자가격리기간(...)으로 경기감각이 상당히 떨어져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훌륭한 스피드는 확실히 풀백의 덕목이고, 공격 시 보다 적극적으로 가담할 수 있도록 전술 지시가 내려진다면

  수비하는 상대팀에겐 상당히 위협적인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수비력은 좀 아쉽습니다. 하지만 99년생 어린 선수인만큼, 보다 발전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키가

  월등하게 큰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의외로 174cm는 되던데, 그 정도면 공중볼 경합이 아예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공중볼 처리가 좀 많이 이상하던데

  그거야 뭐 훈련하면서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주전 자리 꿰찰 정도의 수비력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무슨 티셔츠 판매용 취급받을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이만큼 발 빠른 측면수비수를 어디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요. 그리고 오늘 수비력을 좀 많이 혹평

  했습니다만, 후반전에 상대의 역습기회를 끊는 지능적인 파울은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수비력이 썩 미더운 편은 아니지만, 중앙 미드필더 중에 하나 적당히 골라잡아 수비공간을 커버쳐주고, 아스나위를 보다 전방으로 전진시켜서

  공격에 더욱 적극적으로 가담하게 하는 방향도 검토해 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선수들에게 수비 과부화가 좀 걸릴테고, 어쨌든

  포지션 변경을 하지 않는 이상 어쨌든 아스나위도 "수비수"이니까 수비 능력을 갖추긴 해야 하겠지만...... 적어도 오늘 안산은 아스나위 쪽으로 양평

  FC가 주로 공략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고 실제로도 그랬습니다만, 좀 더 공격적으로 사용하면 확실히 매력적인 카드긴 합니다.


    물론 오늘 상대가 세미프로였음을 (그렇다고 양평 FC를 무시하려는 건 아닙니다. 오늘 정말 선전했습니다.) 감안할 필요는 있습니다. 아스나위

  스피드가 K2리그에도 먹힐지는 아직까진 미지수입니다. 리그 일정에 이 젊은 선수가 선발로 나올지, 교체로 나올지, 아니면 벤치만 달굴지는

  저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편한 길을 마다하고 과감하게 도전을 선택한 선수의 첫 단추치고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상, 오늘 FA컵 안산 그리너스 VS 양평 FC의 경기 소감문을 마칩니다. 즐겁고 보람찬 한 주 되시길 빕니다.




  ★ 추신 1 : 근데 양평 FC 진짜 잘 하더군요.

  ★ 추신 2 : "구분" 란에 "월월월" 이라는 항목이 있는데, 이건 어떤 글을 쓸 때 표시하는 건지 모르겠군요. 뭔가 개 짖는 소리 같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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