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은 피오렌티나와의 경기에서 2번의 PK를 얻었으나, 2번 모두 전담 키커가 아닌 선수들이 PK를 차겠다고 나서서 실축했다.
파울로 폰세카 감독은 이미 전담 키커를 풀리식으로 명확히 지정해놓았다. 몇 주 전 베네치아와의 경기에서 풀리식이 첫 번째 PK를 처리한 것만 봐도 전담 키커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두 번째 PK가 주어졌을 때, 3:0이라는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풀리식은 득점이 없던 에이브러햄에게 PK를 양보했다. 상황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결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피오렌티나와의 경기에서는 지고 있는 상황인데도 주장 완장을 찬 테오가 PK를 차겠다고 나섰다. 폰세카가 테오를 말릴 수 있었을까? 현실적으로 반응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처럼 보였다. 어쩌면 풀리식이 직접 나서주길 바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풀리식은 밀란에서 짬이 높은 테오를 존중했고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다.
테오의 실축 이후, 하프타임 때 폰세카는 라커룸에서 잘못을 명확히 지적하며 풀리식이 PK를 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후반에 두 번째 PK가 나왔을 때 더욱 큰 충격을 받았다.
PK가 선언되자마자, 토모리가 공을 잡은 후 에이브러햄에게 공을 넘겨줬다. 이번에는 풀리식도 다가가서 본인이 차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으나, 에이브러햄은 양보하지 않았고 오히려 풀리식을 밀어내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폰세카는 벤치에서 소리를 질렀으나 아무도 잉글랜드인들의 반란을 저지하지 않았다. 주장인 테오조차 사태를 방관했다.
침묵한 테오에게도 책임이 없지는 않으나, 폰세카가 가장 분노한 대상은 토모리와 에이브러햄이다. 하프타임 때 다시 한 번 강조했음에도 지시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음 우디네세와의 경기에서 두 선수가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어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