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부산에서 양산으로 그러다 무주까지 오게 되고 지금은 대전에서 근무를 하는 늙은이입니다..
평생을 부산에서 살다가 결혼하고 양산으로 그리고 직장을 어찌어찌하다보니 무주까지 가게 되서 전 식구를 무주로 이주하게 만든 능력 없는 가장입니다... 처음에는 직장 문제로 인해서 무주를 올때만하더라도 다양한 지원과 도시에서 누리지 못하는 자연과 교육조건 등이 마음에 끌려 시골로 내려왔지만, 온 후로는 내 인생에 가장 험난한 세렝게티로온 걸 깨닳았습니다.
전교생이 40명이 안되는 초미니 초등학교에서 한 반에 특수반 아이까지 포함해서 3명인 학교를 큰딸이 다니면서 뭔가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여자아이가 하나 밖에 없는 교실에 휴양 은 것 같은 담임의 태도, 늘 외로운 아이,매일같이 울고 오는 딸을 보며, 다니던 직장에서 트러블이 생기고 바로,
그나마 나은 읍내(?)로 이사를 왔습니다.
아이가 매일 친구들이 있는 학교를 가고 싶다며 울었는데, 드디어 읍내에 그래도 한 반에 20명 이상의 학교로 전학을 온거죠...
처음에는 전학 온 딸아이가 신기한 듯 반 아이들의 태도도 좋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어느 정도 아이들이 파악이 끝났는지 변화가 생겼습니다.
앞 전에 더 깡촌에서 살 때는 이웃들이 무서웠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전부 다 아는 사람인데 외지에서 직장 때문에 젊은(? 여기서는 50살도 청년입니다)
가족이 이사를 오니 조금 과장하자면 동네 사람들이 동물원 원숭이 보듯 하더라구요, 그리고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주거침입(그냥 문을 열고 막 들어옵니다.), 거리에서 노골적인 시선(아내가 무서워 못나갔습니다.)등에 시달려 아이들보다는 우리가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 읍내로 오니 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문제가 생긴 이후로 한참을 지나 이해한 문화인데, 일단 읍내라고 해도 초등학교 2개가 있고, 그중에 하나는 주변 지역의 아이들이 오는 학교고, 읍내에만 있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지금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입니다. 이 아이들은 같은 동네, 같은 어린이집, 같은 유치원을 지나, 같은 초등학교, 같은 학원들을 다니는 그런 아이들 속에 외지에서 전학 온 딸아이는 이질적인 존재인 겁니다.
이제 초4인 딸아이지만 도시에서는 다 사는데도 다르고 학원들도 다 다르고 하다보니 학교에서는 그저 친한 애들끼리 놀거나 무리를 만들고 하는데, 여기 시골에서는 앞서 말한 루트로 아이들이 크다보니 몇몇 아이들이 반 전체를 주도하더군요, 특히나 지역이 지역인지라 외지에서 전학이 매우 드물고, 와도 근방 다른 면에서 읍내로 이사 오는 등의 수준이라 같은 연고지 안에 전학이다보니 딱 까놓고 말하자면 한다리 걸치면 다 알더군요..(참고로 무주군 인구 전체가 18,000명정도입니다..놀랍지 않나요?)
초4정도 되니 재법 어른들이나 큰 애들하는 짓은 다 따라하더군요, 제가 아는 모든 나쁜 따돌림은 다합니다. 그나마 아이에게 절대 카톡을 안깔게 해서망정이지 만약에 깔고 단톡방에라도 들어가게한다면 조리돌림 당할게 뻔합니다. 오늘 이 글을 쓰는 것도 진심 빡침이 있는 이유기도 하구요.
소위 인터넷 박제를 했더군요...아이들까리 동영상을 찍고 딸을 '찐따'로 '좁밥'으로 부르며 틱톡에다가 공개로 영상을 올린 걸 알게 되었습니다.
여태까지 아이들의 괴롭힘을 당해서 울고 오는 딸아이에게 왠만하면 아이들이 힘들게해도 지나가는 과정이고, 딸아이에게 무시하거나 넘어가라고 그렇게 가르쳤고, 행여 우리 아이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해서 상담도 주기적으로 받고 있었지만, 이건 좀 선을 넘은 것 같습니다.
그걸 아는 담임이 할 수 있는 일이 솔직히 전혀 없고, 괴롭히는 아이들의 머리 되는 애는 동네 유지에 타 학교 교사로 들었습니다. 여기에 오기전까지만해도 그래도 다양한 경험과 많은 교육적 혜택이 있는 아이들에게 좋은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와서 살아보니 이건 뭐, 완전 그들만의 세상입니다. 어른의 사회에서도 그렇고, 아이들, 학교.. 작은 왕국 같습니다. 일반적인 상식이 통하지 않는... 아내를 통해 학교 폭력 신고를 해뒀고, 특히 틱톡 등의 공용 플랫폼에 그런 인신 비방 등의 영상을 올린 부분에 있어서는 형사 건이 될 수도 있다고 이야기 들었습니다.
제가 예민한 건가요? 아이가 학교에서 일부 아이들의 주도로 따돌림당하고, 같이 놀아준 친구에게 협박하고, 그렇게 아이는 상처받고 있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에서, 아 우리가 타지인이라서 이렇게 당하는 게 당연하다..라고 해야 하나요?
주변에 저희랑 비슷한 경험을 가진 분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학교에서 교사의 대답이 더 가관 이였습니다. "더 많이 당하는 애들도 있는데 그 정도로 그렇게 힘들어하면 안된다고..."
오늘 진심 빡쳐서 주저리주저리 글을 씁니다. 뭐 글이 길어서 보실 분이 있을런지도 모르지만...
암튼 혹시라도 시골에서 아이들을 좋은 환경에 교육시키시고 싶으셔서 생각중이신 분들은 꼭 한번은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물론 여기가 그러니 모든 곳이 다 그렇다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싶지는 않지만, 분명히 이런 곳이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졸라 긴글이지만 혹시라도 다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진심 감사합니다.
세줄요약
1.직장 때문에 이사 온 시골
2.여기는 작은 왕국(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전부)
3.학교 안 따돌림에 선을 넘어 분기탱천(고발 준비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