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똥손) | 구독자 29명 | 스라푸스

입대하고 선임한테 능욕당했던 썰...

당시 저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그림을 잘 그리고 싶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방법은 좀 아쉽긴 했지만 입대 전부터 그림연습을 조금씩 하고는 했었져...


물론 지금도 똥손인만큼 그때도 똥손이었습니다


자대 배치받고 얼마 후 택배로 쓰던 노트와 연필, 책 등을 받아서 종종 연습하고는 했는데


어느날 동기랑 수다떠는데(동기생활관이었습니다) 어떤 선임이 찾아오더라구요...


저한테 하는 얘기가... 네가 그림그리는거 좋아한다는 걔냐고...


그러면서 자기도 그림그리는데 네가 그린 그림 노트 좀 한번 보여달라더군요ㅋㅋㅋ


지금의 저나 다른 분들이라면 흔쾌히 보여주셨을지도 모르겠는데 당시 제 성격은 정말 살면서 가장 소심했을 시기라


너무 보여주기 싫고 쪽팔리고 했지만... 동기는 옆에서 함 보여드리라고 바람넣고...


또 선임이라서 한두번의 저항(?)끝에 결국 보여줘버렸져...


지금 다시봐도 너무 못그린 털선 범벅에 얼굴이랑 손은 그리지도 않은 크로키들을...


그 선임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으음...음... 하면서 한두장씩 넘겨가며 노트를 봤는데


다 보고 하는 말이


"음... 잘 그렸네~ 내가 그린거 보여줄까??"


하면서 뒤에서 본인 노트를 꺼내서 보여주는데... 진짜 너무 잘 그렸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인터넷같은데서 누가 그림관련 커뮤니티에 올리면 베스트글 정도는 쉽게 갈법한...


감탄스러움과 무안함, 쪽팔림 등등 여러가지 감정이 막 몰려오더라구요ㅋㅋㅋㅋ...


보면서 아무말도 안 하기는 또 좀 그래서 몇년그리셨나 라던가 몇가지 질문을 했는데 질답시간(?)이 끝나자 그림 열심히 그리라면서 가버리더라구요...


사실 그림보면서 혹시 자기가 그림 가르쳐주겠다거나 하는 얘기를 해주진 않을까 기대했는데 그런건 없었던 것 같은...

아마 본인은 그런 의도가 없었던 것 같지만... 군대에서 가장 쪽팔렸던 기억들 중 하나로 남아있네요...ㅋㅋㅋㅋ ㅠ


그림으로 먹고 살고 있을지... 궁금하네여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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