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MV 위주로 노래를 듣는 사람이라 유튜브 알고리즘이 종종 전혀 모르는 사람의 노래 영상을 추천하는 일이 있죠.
그럴 때 보통 저는 그 뜬 영상의 구독자수나 조회수를 보고 걸러서 들읍니다.
뭐, 구독자수와 조회수가 실력을 입증하는건 아니지만, 어중간한 실력인 분의 노래를 들을바에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부른 잘 나온 MV를 듣는게 더 이익이니까요.
(중소기업의 하코오시로 시작한 취미라서 '그래도 기업에서 검증한 사람이면 타율이 높다'란 인식을 아직까지도 깔고 있는 것도 있네요)
뭐, 비쥬얼이 괜찮다 싶어도 시험 삼아 들어보곤 합니다.
요컨대 기본적으론 변덕적으로 들어보기도 합니다.
뭐, 그래도 새로 들어보는걸 소극적으로 하고 있어서 오시도 별로 안 늘어나는 편입니다.
그래서 실은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것도 몇번 넘기면 그냥 저절로 리스트에서 사라지는 일도 잦고요.
그런데 최근에 한 MV가 알고리즘에 뜨더라고요.
몇번 넘어갔는데도 묘하게 알고리즘에 자주 보이고, 조회수도 나빠 보이진 않아서 관심이 가더라고요.
채널에 들어가보니 동영상은 그 MV 1개 뿐이고, 쇼츠 몇개만 더 있을 뿐인 완전 신입인 우타이테였네요.
(방송은 안 한듯 보였고, 일러스트는 있는데 라투디 모델링은 없어보여서 버튜버라고 분류할 수 없는 우타이테 같더라고요)
비쥬얼도 제 취향인 백발/은발 계열이기도 했고, 선곡도 '이시카와 치아키'의 노래라서 스즈나가 떠오르기도 했고요.
(스즈나가 이시카와 치아키의 커버로 데뷔했기도 하고, 이시카와 치아키를 커버하는 버츄얼 싱어나 우타이테도 드물어서 '이시카와 치아키 -> 나기하라 스즈나'라는 이미지가 있네요)
그래서 들어보니 목소리도 스즈나랑 비슷하더라고요?
100% 상태의 실력은 모르겠어도 발성이나 기교도 괜찮았고요.
스즈나의 목소리를 '아주 미려하지만 아름다운 목소리의 전형이라 개성이 쎈 목소리는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서 '오! 스즈나랑 비슷한 목소리를 가진 신입이구나! 기대된다!'라고 생각했죠.
구독까지는 안 했지만 좋아요는 눌렀고요.
그리고 그 다음날에도 그 MV가 알고리즘에 떠서 다시 들었죠.
근데 다시 들어볼수록 '목소리 못지않게 표현도 스즈나랑 닮았다'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더 들어봐야겠다 하고 쇼츠까지 들어보니... 더더욱 스즈나랑 닮았어요.
목소리는 완전히 같지는 않고 90%가량 닮았어요.
뭐, 저는 화면을 보지 않으면 카후랑 리메도 목소리를 구별하기 어려워 하니 제 귀가 정확하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아요.(웃음)
...그런데, 닮은 목소리면 '어느 구역만 닮았던가, 어떤 구역만 다르던가' 같은 차이점 포인트가 있잖아요?
근데 그 아이는 모든 구간이 스즈나랑 90% 이상 닮았어요.
스즈나가 일부러 목소리를 미세하게 다르게 냈다거나, 녹음 기제가 다르면 이러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더군다나 습관? 표현? 양식?같은 것 마저 너무 스즈나랑 닮았어요.
거기다가 쇼츠 중에 '각 대역을 하나씩 부르면서 코러스로 겹쳐서 부르는 쇼츠'도 있네요.
... 이거 메테오폴리스 때 한참 쇼츠 올리면서 스즈나가 좋아하던 쇼츠 양식이죠.
스즈나만 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스즈나 자체가 코러스를 좋아해서 특히나 좋아하던 양식이죠.
스즈나랑 비슷한 비쥬얼, 비슷한 목소리, 비슷한 창법, 비슷한 선곡을 하는데 행동마저 비슷하네...?
머리가 싸-해지면서 '환생'이란 단어가 떠오르네요.
혹시나 싶어서 그 아이의 이름을 검색했는데, 살짝 카미츠바키스러운 일상에서 잘 안쓰는 단어조합인 이름이기도 하고, 신입이기도 해서 그런지 검색해서 나오는건 거의 없더라고요.
...근데 그 몇 없는 검색 결과 중 라이엇 뮤직의 팬아트를 종종 그리던 하코오시분이 그린 팬아트가 있더라고요..?
트위터에도 그 아이의 이름을 검색하니 왠지 라이엇 뮤직의 하코오시로서 눈에 익은 동지 팬들이 이 아이를 언급하는 트윗을 하고 있더라고요.
... 다들 그냥 목소리가 스즈나랑 닮아서 이 아이도 밀고 있는거 맞지? 그렇지...?
...설마 스즈나가 뭐가 아쉬워서 초은하 레코드를 나가겠어... 라고 하기에는 걸리는 부분이 너무 크네요.
최근에 미사키가 홀대받는다고 느껴서 초은하 레코드에 정나미가 많이 떨어졌고, 그래서 다른 멤버들이 받았을 부조리나 섭섭할 일에는 생각이 안 미쳤는데, 스즈나도 충분히 섭섭할만 했죠...
아니, 뭐, 그 아이가 스즈나라고 확정난 것도 아니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초은하 레코드에 스즈나의 MV가 올라올 수도 있긴 한데... 너무 찝찝하네요.
근데 난 이미 스즈나 말고 미사키만으로도 분노 스택이 엄청 쌓여서 그냥 속편하게 마음속으로 초은하 레코드한테 욕 박으려고요.
니넨 그냥 멤버들 차별대우하는 것만으로도 욕먹을만 해.